◊ 자신의 경험, 가치관, 생각 등이 잘 드러나는 독후감.
◊ 책을 읽고 얻게 된 깨달음이나 배움이 잘 드러나는 독후감.
◊ 더 나아가 삶의 방향에 도움을 주거나, 생각이나 행동의 변화 등이 바람직하게 이루어져서 긍정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을 표현한 독후감.
위 항목들은 학교 수행평가에서 독후감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수행평가 항목에는 교육과정이나 목표와 관련되어 항목이 결정되기에 용어상 조금 다르겠지만 위의 내용이 충실하게 잘 드러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행평가가 아니더라도 위와 항목들이 잘 드러나는 독후감은 좋은 독후감의 필수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위의 내용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기가 상당히 어렵다. 독후감을 읽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시켜서 독후감을 쓰거나 자신의 가치관이 드러나게 글을 쓰는 것 혹은 독후감을 통해 얻게 된 깨달음 등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모른다. 오랜 시간 독후감을 써 온 학생들도 어려워한다.
학생들은 독후감을 쓸 때 참고서나 책 설명에 나온 이야기를 덧붙인다.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서평을 참고해서 쓰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독후감은 말 그대로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으라고 하면 아주 단순하게 생각을 덧붙이는 식이다
- 홍길동은 좋은 일을 해서 감동적이다.
- 신데렐라 이야기를 읽고 슬펐다.
- 흥부는 착하게 살아서 복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라는 식으로 줄거리 밑에 붙이고 끝을 맺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낀 점을 쓰라고 하면 조금 더 나아가서
- 내가 홍길동이었다면 나의 이익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홍길동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 내가 신데렐라였다면 엄마가 없어서 슬펐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신데렐라를 읽고 엄마에게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내가 놀부였다면 동생에게 조금 재산을 나누어 주었을 것 같다. 그런데 놀부는 자기 욕심만 챙기고 가족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므로 벌을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라는 식으로 자신을 넣어서 쓰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이 슬프다거나 기쁘다 존경한다고 쓰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쓰다 보면 이런 단어들을 써야 할 때도 많다. 어차피 독후감을 요약하면 이런 내용이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문제인데 나는 이때 구체적으로 표현하라고 말하고 싶다.
홍길동이 좋은 일을 해서 감동적이라면 홍길동이 어떤 일을 해서, 나는 왜 홍길동의 어떤 점이 어떻게 감동스러운가라고 쓰라는 것이다. 이때 너무 많이 나열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앞에서 노트에 간략하게 적으라고 한 적이 있다. 그때 최대한 간단하게 적어두라고 했는데 그것을 참고해서 살을 조금 더 붙여서 문장을 만들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즉 홍길동은 활빈당에 들어가서 부패한 양반의 재산을 빼앗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물을 나누어 준 것은 매우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홍길동은 의로운 사람이었기에 부자들의 재물을 자신이 갖지 않고 나누어 주었다. 나는 그래서 홍길동이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신데렐라는 엄마가 없었다. 엄마가 없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프다. 우리 엄마는 내가 힘들까 봐 아플까 봐 걱정하고 나에게 힘든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런데 신데렐라는 아파도 힘들어도 걱정하고 챙겨주는 엄마가 없으니 불쌍하다. 그래서 신데렐라 이야기를 읽다가 많이 슬펐다.
흥부는 제비 다리를 고쳐 주고 선량하게 살았다. 그래서 나중에 제비가 도와주었다. 권선징악을 소재로 하는 소설에서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놀부는 동생의 재산을 빼앗았고 심술만 부렸다, 그래서 결국은 벌을 받게 된다. 내가 놀부였다면 동생에게 재산도 좀 나누어주고 제비 다리도 부러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욕심에 눈이 멀어 악행만을 한 놀부가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인과응보라고 생각한다.
위의 내용들은 다소 구체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가치가 덧붙여지면 더 나은 독후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은 학생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홍길동은 활빈당에 들어가서 부패한 양반의 재산을 빼앗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물을 나누어 준 것은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이 들어가 있고 조선시대에 할 수 있는 평등한 사회 구현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무리 의적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의 재물을 훔치는 일은 옳지 못한 것이다. 만약에 이런 행동을 옳다고 한다면 세상이 약육강식의 세상이 되는 것을 칭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질서가 무너진 사회를 올바르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선시대에는 의로움의 기준이 다소 다르다고 생각한다. 홍길동은 새로운 이상 세계를 꿈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지었던 허균은 나중에 역적죄로 능지처참을 당한 사람이다. 당시에는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기에 당시에 지배계층이나 부자들을 타도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가치를 소설에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 신데렐라는 엄마가 없었다. 엄마가 없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프다. 우리 엄마는 내가 힘들까 봐 아플까 봐 걱정하고 나에게 힘든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런데 신데렐라는 아파도 힘들어도 걱정하고 챙겨주는 엄마가 없으니 불쌍하다. 그래서 신데렐라 이야기를 읽다가 많이 슬펐다.
나는 신데렐라의 뛰어난 점은 긍정적인 생각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신데렐라였고 이런 구박을 받았으면 슬프고 괴로워서 신데렐라처럼 생활하지 못했을 것 같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보다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신데렐라의 모습이 결국은 신데렐라를 자신이 꿈꾸던 세상으로 이끌었다는 생각이 든다.
- 흥부는 제비 다리를 고쳐 주고 선량하게 살았다. 그래서 나중에 제비가 도와주었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흥부가 이렇게 착한 것에 비해 놀부는 동생의 재산을 빼앗았고 심술만 부렸다, 그래서 결국은 벌을 받게 된다. 내가 놀부였다면 동생에게 재산도 좀 나누어주고 제비 다리도 부러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벌도 받지 않았을 거이다. 인과응보라고 생각한다.
흥부놀부를 읽으면서 사람들은 시대가 변해도 착한 사람은 잘 살아야 하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변함없이 한다. 이런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흥부놀부라고 생각한다. 사실 흥부가 착한 일을 많이 한 것도 없고 놀부가 심술은 있지만 진정으로 악을 행한 것 같지만 않다. 그렇지만 좀 착한 사람과 좀 나쁜 사람이 있으면 그 대가가 있어야 사람들은 계속 착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흥부를 한없이 착한 사람으로 놀부를 한없이 악한 사람으로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복과 벌을 받게 하여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치관은 쉽게 생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가치관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 들은 책을 읽으면서 모두 위와 같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혹은 다른 생각들을 하기도 한다. 모든 학생들이 나름의 생각을 하는 것이다. 때로는 더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하고, 더 새로운 생각을 하기도 한다.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만의 생각 즉 나름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위와 같이 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생각과 노력이 필요하다.
계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처음에 독후감을 쓰기 전에 잘 읽어야 한다.
잘 읽고 이해해야 자신의 생각도 제대로 할 수 있다.
쓰기 전에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한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