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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와의 첫 만남

여기가 까사 바트요라굽쇼?

by 하담

우리의 본격적인 스페인 여행 일정이 있는 일요일 아침이었다.

스페인에 도착한 지 이틀째였으나, 스페인을 본격적으로 여행하는 첫 날이었다.

8시 20분에 만나는 가우디투어에 늦지 않기 위해 우리는 6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끝냈다. 그리고 7시 30분에 시작인 호텔 조식을 먹기 위해 10분 전부터 문앞에서 기다렸다.

이번 여행의 첫 시작지였던 바르셀로나 호텔 (H10메트로폴리탄)에서는 조식을 포함하지 않은 옵션을 선택했기 때문에 인당 22유로 정도를 결제하고 들어갔다.

조식 레스토랑에는 3명의 직원이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자리를 잡자 마자 귀여운 크로와상 2개를 갖다 주며 커피 주문을 받아 갔다.

다행히도 아메리카노를 알아들어서 2잔을 주문한 뒤 바로 메인 메뉴를 주문하려고 했더니 손사례를 치며 빨간 머리의 흑인 여자 직원을 불렀다. 아무래도 주문을 받는 것도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 같았다.

블로그를 통해 메인 메뉴를 시키면 꽤 오래 걸린다기에 마음이 조급해 신랑을 닥달하며 주문을 해서인지, 주문을 받는 직원은 오믈렛에 들어갈 채소와 사이드 메뉴로 선택한 채소를 헷갈려 했다. 살짝 짜증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친절하게 처음부터 다시 주문을 받았다.

“자,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 오믈랫에는 버섯과 양파를 넣고 사이드 메뉴로는 베이컨과 토마토, 버섯을 구워달라는 거 맞아?”

“맞아! 맞아!”

“치즈는 필요 없어?”

“NO 치즈!”

맘이 급했던 내가 소리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소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 같다.

나의 걱정을 눈치챈 신랑은 그녀에게 우리가 투어 일정 때문에 빨리 나가봐야 해서 그런데, 음식을 최대한 빨리 내어 주길 부탁했고. 그녀는 흔쾌히 걱정하지 말라고 그랬다.

하지만, 나는 이미 메인 메뉴를 포기해 버렸다.

왜냐하면 우리가 주문을 완료한 시간은 7시 40분이었고, 투어의 만남 장소인 까사바뜨요에 늦이 않으려면 8시에는 나가야 한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당 22유로나 내고 메인 메뉴는 못 먹는다니 우울해질 쯤 주문한 지 5분 만에 우리의 오믈랫이 나왔다.

그렇게 받은 오믈랫은 정말 완벽했다. 포실포실하고 간도 딱 맞았고, 사이드 메뉴로 나온 베이컨과 토마토, 버섯도 우리가… 정확히는 내가 원하는 형태로 나왔다. 게다가 주문하지 않은 샐러드까지!!

5성급 호텔에서도 꼭 오믈랫을 시켜 먹는데 단언컨데 이날 먹은 오믈렛은 내가 그동안 먹은 오믈렛 중 단연 최고였다.

꼭 이 호텔에 가면 조식 메인 메뉴로 오믈렛을 드셔보시길.

완벽했던 오믈렛과 가니시



밥을 우리는 정말 빠르게 메인 메뉴와 조식 뷔페를 훑었다. 마음이 급해서 였는지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뷔페에 있던 크로와상과 치즈, 햄, 샐러드가 괜찮았고, 직접 착즙해서 먹는 오렌지 주스가 예상했던 맛으로 맛있었다.

배가 어느 정도 불러서 레스토랑을 훑어 봤는데, 그 제스처를 포착하고 빨간 머리의 직원이 다가와서 물었다. 혹시 뭐가 필요하냐고.

그녀는 우리 테이블 옆에 무릎을 꿇고 눈을 맞춘 상태로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지금 퍼팩트한 상태다 고맙다라고 대답했다.

그녀의 태도에 나의 신랑은 우리가 준비한 ‘한국인은 보답한다.’용 선물을 그녀에게 주자고 이야기 했다.

나의 늙은 신랑은 이번 여행을 할 때 현지에서 만나는 인연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길 원했고, 인사동까지 가서 한국 전통 문양의 책갈피와 열쇠고리를 한 40 여개 샀었다.

그의 말에 동의하고 예쁜 한복 모양의 책갈피 3개를 꺼내서 빨간 머리를 한 리더 직원에게 전달했다. 그녀는 예상치 못한 선물에 기분 내색을 숨기지 않았고, 선물하는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는 리액션을 보여줬다.

그리고 우린 8시 5분에 가우디투어 미팅 장소인 카사 바트요로 뛰어갔다.

도보 9분거리를 뛰니 거진 5분만에 도착했다. 혹시 길을 잃으면 어쩌지 싶었는데 평소 길치인 신랑이 생각보다 길을 잘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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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늦지 않고 도착했다.

처음 나는 이 건물을 보고 이게 뭐 이렇게 생겼나 싶었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건물의 외형.

마치…

“해골 같다!”

신랑이 말했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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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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