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생기면 가장 먼저 들이고 싶은 초록이 있다면 바로 몬스테라이다. 커다란 잎은 시선을 두기에 충분하고 양 옆으로 갈라진 모습은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휴양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식물을 집으로 가져다 놓은듯하여 트로피컬 옷을 입고 우산을 꽂은 칵테일 한잔이 어울릴 것 같은 식물이다.
처음 유묘잎은 구멍이나 찢어지는 부분이 없는 하트 모양인데 잎을 더해갈수록 갈라지는 부분이 늘어나며 양쪽으로 완전히 갈라지는 잎이 완성되고 나면 가운데로 구멍이 난 잎이 나온다. 구멍 잎이 나오면 몬스테라가 제법 컸다고 할 수 있다. 정글에서 자라다보면 몬스테라잎이 워낙 크기도 크고 덩굴성으로 자라기 때문에 밑에 잎들이 몬스테라의 거대한 잎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할까봐 잎이 찢잎이 나고 구멍도 나는 것이라고 하는데 자연의 배려란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자신의 몸을 찢고 구멍을 내어 낮은 존재들에게 빛을 주는 그런 마음이란 어떤 것일까 몬스테라 구멍 밑으로 손을 살며시 넣어본다. 타원의 동그란 빛이 내 손에 따뜻하게 들어온다.
줄기 양쪽으로 번갈아가면서 자라면서 새잎이 올라온 그 줄기 옆으로 기근들도 발달한다. 기근들은 길게 자라기도 하고 흙을 찾아 파고들기도 한다. 그 기근을 포함해서 컷팅해서 물에 꽂아 놓으면 기근을 따라 잔뿌리들이 나온다. 화분에 심어도 좋지만 수경으로 보면 잎의 싱그러움과 물의 시원함이 더해져 보기 좋은 플랜테리어가 완성된다.
투명한 화병에 꽂은 몬스테라가 너무 좋아 잘 자라고 있는 몬스테라를 일부러 잘라 꽂아보기도 했다. 멀리서 보아도 한눈에 보이는 몬스테라의 멋진 잎에 자꾸만 시선을 빼앗기곤 했다. 같은 몬스테라과인 히메 몬스테라나 몬스테라 아단소니도 함께하니 초록이 집안에 가득해진다.
몬스테라의 잎에 반에 무늬몬스테라도 들였다. 내가 만난 무늬몬스테라는 무늬가 전체적으로 약한 무늬몬스테라였는데 무늬가 있는 듯 없는 듯해서 처음엔 속상했지만 무늬종 특성상 무늬가 있는 부분이 타거나 할 수 있어서 무늬가 많이 발현되지 않은 편이 관리가 쉬워서 키우기 무난했다.
몬스테라는 수형잡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 줄기 굵은 편인 데다가 기근이 흙 쪽으로 가기 쉬워 처음엔 누워서 자라는듯하여 잎이 중구난방이 되곤 한다. 햇볕을 한쪽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줄기를 세워 수태봉을 대어주면 원하는 수형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몬스테라는 친구가 많다. 어느 날은 몬스테라만 사진에 담아보고 싶어서 무늬몬스테라를 놓고 그 옆 선반 위에는 몬스테라 아단소니를 머리를 한쪽으로 묶은 소녀처럼 놓았다. 히메몬스테라는 아래에서부터 위로 책이 쌓이듯 잎을 쌓아가고 몬스테라 카스테니얀은 짙은 초록의 올록볼록한 잎을 늘어뜨리고 있다.
몬스테라는 집사가 물을 오랫동안 주지 않는 건조한 날들에도 잘 견디었고 습한 날들에도 자신들이 가지고 싶은 만큼의 습도만 가지는 초연함을 지녔다.
식물이 처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존재감을 지녔고 누구나 키울 수 있을 만큼의 강한 생명력을 가진 몬스테라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