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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믈리연 Oct 30. 2024

몰타아는 사람, 손!

오늘 소개할 책은 『몰타 아는 사람, 손! 』입니다.

엄마들이라면 한 번쯤은 '외국에서 딱 1년만 살다오고 싶다.'는 생각해 본 적 있을 거예요.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 달 살기는 세 차례 해봤지만, 일 년 살다오는 것엔 비할 수 없죠.


초등 두 아들과 일 년 동안 살다 온 비비 작가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몰타라는 나라가 더 궁금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서평 시작 전, 몰타에 대해 정리해 볼게요.

수도: 발레타

공식 언어: 몰타어와 영어

인구: 약 50만 명

면적: 316 km² (세계에서 10번째로 작은 국가)

정부 형태: 의원내각제와 공화제

주요 산업: 관광, 금융 서비스, 정보 기술

몰타는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유산으로 유명하며, 아름다운 해변과 역사적인 건축물이 많아 인기 있는 관광지입니다. 안전한 치안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에 끌리기도 하죠.

그럼, 독자 입장에서 바라본 서평 시작할게요.

코로나 시국이던 2021년. 세상이 멈춘 듯했죠. 초등 자녀를 키운 엄마들은 아실 거예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등교하고, 나머지 요일은 온라인으로 수업했단 걸 해요. 퐁당퐁당 이어지는 학교생활은 생활 리듬을 망가뜨렸습니다. 둘째가 다니던 유치원에서는 가정 보육에 도움 되는 교구가 담긴 키트를 전달해 줬고, 절 반이 넘는 행사를 취소했어요. 졸업식도 아이들끼리 간소하게 진행했고요.

작가 말처럼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이었습니다. 매일 집에 있어야 했죠. 마트에서 물건을 시키면 배송 전쟁입니다. 아침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배송도 많았으니까요. 아이들을 향해 애정만큼이나 화도 증가했답니다. 

작가가 적은 두 문장이, 기억을 소환했어요. 저도 갈 수만 있다면 어디든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럴 수 없기에 더욱 모니터 앞에 매달렸는지도 몰라요. 제 기억으로는 이때, 많은 엄마들이 미라클 모닝 챌린지에 참여하고, 홈 카페를 꾸미고, 자기 계발 시장을 찾아 고군분투했지요.

현지 유학원을 통해 학생비자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주 비자를 신청해야 했던 거죠. ID 카드는 외국인 거주증과 비슷한 개념이라, 다른 나라로 이동하거나 병원 가야 할 때도 혜택이 있다고 합니다. 발품 팔아 스스로 거주 비자를 신청하고 난 뒤부터 배 반장의 삶이 시작됐다고 해요. 뉴질랜드 어학연수 및 해외에서 일 한 경험이 있다 보니 영어는 평균 이상으로 잘 하시기도 하죠.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망설이지 않고 도와주는 비비 작가. 외국에 가면 막막한 상황에 처할 경우가 많잖아요. 도움 주면서 더 기뻐하는 모습에 역시 비비 작가님 다웠답니다.

코미노섬과 관련된 내용을 읽으며 여기야말로 진정한 파라다이스 아닐까 상상했어요. 해파리만 조심한다면, 하루 종일 놀 수 있을 거 같아요. 지도를 찾고 이미지를 검색하며 마음속 위시리스트에 담아 봅니다.

둘째 아이가 영어 숙제에 시달리는 스토리가 남긴 부분이었어요. 좋은 기관에 가는 것보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선생님 찾기가 더 중요하다는 건 만국 공통 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가 어려워하면 한 단계 낮춰주고,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선생님과 학생을 만나게 하는 것. 어떻게든 해 나가라고 푸시 하기보단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엄마가 실행해 주면 이보다 더 든든할 순 없죠. 

문득, 제가 두 아들을 데리고 2019년에 쿠알라룸푸르 한 달 살이 했던 게 생각났어요. 영어에 대해 전혀 모르는 6살이었던 둘째는 옆 반에 있는 형이랑 수업하고 싶어서 엉엉 울면서 손짓 발짓으로 자기도 옆 반에서 수업하고 싶다고 했다더라고요. 아직도 종종 그 이야기를 꺼내는데, 들을 때마다 어찌나 미안한지... 저는 왜 그때 비비 작가처럼 하지 못했을까요ㅜ 형 반이 영어를 조금 더 잘해야 하지만, 못 알아들어도 마음이 편안한 곳을 가고 싶었나 봐요.

치앙마이 한 달 살이를 하면서 저도 매일 도시락을 쌌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니 그때 저도 미라클 모닝을 했더라고요. 도시락을 쌀 때마다 느낍니다. 우리 엄마는 어떻게 애 셋을 키웠을까. 고등학생 때는 점심, 저녁 도시락 두 개를 들고 다녔으니까요. 지금은 일 년에 한 번 소풍 도시락 싸는 것도 부담스러운 똥 손 엄마랍니다.

현지에서 배우는 영어가 상당하죠. 아이들은 습득도 빠르고요. 어휘, 문법 위주로 배우는 한국 영어와 달리 현지에서는 읽고, 듣고, 말하는 영어를 하니까 실력이 쑥쑥 늘 거예요. 게다가 학교생활을 통해 자연스레 터득하는 영어도 많을 거고요. 영어도 '자신감'이란 뿌리가 튼튼해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레벨이 8이라고 하는 것만으로 성공이지 않을까요.

이 부분을 읽고 나서, 목표를 세웠습니다. 가족끼리 이탈리아 여행을 가자고요. 이 일정과 비슷하게 짜봤어요. 로마 2박, 피렌체 2박, 베네치아 1박, 밀라노 1박. 그리고 파리로 이동했다가 들어올까 등 별별 생각 다하고 있습니다. 제가 유럽 여행을 떠난다면 100퍼센트 이 책에서 영향을 받은 걸로 해요^^

우리 아들 꿈이 손흥민 선수가 뛰는 경기를 직관하는 거에요. 온 가족이 토트넘 개막전을 봤다는 것만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오더라고요. 개막전이 아니라도 어떤 경기든 좋습니다. 프리미엄 라운지 아니어도 돼요. 저는 축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경기를 보는 거면 가야죠. 

작가는 『몰타 아는 사람, 손! 』 이란 책을 통해 경험을 나눠주고 있어요. 이런 상황은 이렇게, 저런 상황은 저렇게 대처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몰타에서 갈 수 있는 여행 지도 소개하고, 어떤 방식으로 떠났는지도 알려줍니다. 부록에는 몰타와 관련한 필수 지식과 정보도 알려주고요.


독자 입장에서 이 책이 좋았던 건 솔직함 때문입니다. 한 달 살기, 일 년 살기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다오는 걸 파라다이스만 가득한 글이나 사진으로 도배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막상 현실이 되면 그렇지 않은데 말이에요. 사람은 하지 않은 일, 가본적 없는 곳에 대한 로망과 환상이 있잖아요. 이 책은 그게 아니라는 걸 말합니다. 내가 다녀온 곳이 너무 좋으니 이 책을 읽는 독자도 갔으면 좋겠다는 말만 전하는 게 아니란 거죠. 무조건 좋다고 강조하지 않았어요. 일 년이란 시간은 여행자로 머물기보다는 일상생활을 하는 곳입니다. 소소한 고충, 갈등, 어려움이 생기면 어떻게 대처했는지도 알려줬습니다. 솔직하게요.

197페이지까지 읽고 나니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나는 어떻게 떠날까 하고요.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몰타뿐만 아니라, 어느 곳이든 아이와 한 달 또는 일 년 살이를 계획 중이라면 이 책을 읽고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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