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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햇살 May 27. 2023

죽지 못해 살아가는 이유

19

전화기만 만지작…수십번

생각나는 사람은 많은데

붙들어 두고 내 힘든 얘기만 쏟아붇자니

얼마나 미안해…

오랜만에 전화해서 한다는 소리가

힘들어 죽겠다는 말뿐이면 얼마나 싫겠어

고해성사도 적당히지

들어주는 사람이 왠만한 인내심에 내 얘기만 주구장창 어찌 듣겠어

그리고

말한들 뭐가 달라지는데…

다 알쟎아

뻔한 답-


맨날 속으로 삭히고 삭히고

그래서

힘들어


요즘 들어

힘들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몰라


원래도 불안불안 했는데

지금은 그냥 깨지기 일보직전이야

이미 금이 가서 위험해질대로 위험해졌는데

그게 다시 잘 붙일수 없더라구


한번 어긋나고 금이 가니까 계속 더 금이 커지더라

한번 마음이 멀어지니까 다시 마음이 되돌아 가기 힘들더라

그런데 벗어날수가 없어

지금이런말 무슨상황인가 싶지?


애둘러서 하는 말들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소리도 제대로 못외쳤고

임당수에서 살아남지 못한 비운한 심청이같아

콩쥐팥쥐에서 미련하게 일만하는 콩쥐같고

그냥 호박마차 못타고 먼지구덩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신데렐라,

다락방에 쫒겨나 한순간에 초라해진 소공녀 세라 같은 기분이야

그래서

바닥에 바닥을 치는 기분이야

그들은 나아지기라도 했지

나는 희망이 고문이야

빛도 안보여


그래서 갑자기 혼자 기차를 탔어

되도록 멀리 멀리 도망쳤어

현실에서 멀어져 덜 우울하고 싶었어

근데 멀어져도 결국 다시 현실이더라구


뭐가 잘 못된걸까

이토록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나에게

왜 삶은 계속 날 무겁게 짖누를까


그렇게도 잘 살아가길

간절하게 바라고 바라는게 정작 나인데

애써 버텨 보는데

발밑은 항상 낭떨어지같고

위태로운 줄타기만 하고 있는것 같아

나더러

어쩌란 말야

어떻게 더 얼마나 버텨야 되는데…


너무 힘들다고…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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