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카페

마지막 알바..?!

by 글몽인

평일에 학교와 도서관만 다니기에는 뭔가 심심하고 그렇다고 시간을 많이 뺏기는 알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그냥 일을 하지 말자!라는 결론을 내리던 찰나 살고 있던 기숙사와 매우 가까운 카페의 알바 공고가 올라왔다. 역시 난 적든 많든 돈을 계속 벌어야지 쓰는 것도 편한 사람이다.


일요일 오전 11시 ~ 오후 7시, 그냥 오픈도 내가 하고 마감도 내가 하는 아주 편리해 보이는 시간대였다. 하루만 빠짝 일하면 되니깐 부담 없이 도전해볼 만했다. 공고를 넣자마자 면접이 잡혔고 화려한 이력 덕에 바로 교육일정을 잡았다.


학교 앞 카페는 처음이라 가늠이 안되었지만 일요일은 휴일이니 한산하겠다는 기대로 도전했다. 물론 교육받는 3일 동안은 제일 사람이 붐비는 평일 점심시간대에 끼여 정신없이 움직이면서도 차차 손에 익겠지~ 뭐 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라는 마음의 여유로 편하게 생각했다.

오픈과 마감은 딱히 번거로울 게 없었고 두 번? 아니 한 번인 가만 사장님이 함께 해주고 바로 혼자 문 열고, 문 닫고 일을 했다. 딱 하루 혼자 일하니 뭔가 내 카페 같기도 하고 편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기도 했지만 말이다.


때는 3월 말, 벚꽃으로 유명한 학교이다 보니 날씨가 좋은 날 학생들을 포함한 모든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꽃구경을 나왔던 날이었다. 학교 동문 일대에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카페는 내가 일하는 곳이 유일해서 모든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평균 음료 2,000원~3,500원 하는 곳에서 나 혼자서 홀로! 650,000원을 찍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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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안의 원숭이가 된 듯 사람들에 둘러싸여 미친 듯이 샷을 뽑고 커피를 만들고 블랜더를 돌리고 설거지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퇴근할 때 되니 얼굴은 그냥 녹초가 되었고 온 몸에 커피 가루 냄새가 풀풀 풍겼다. 그렇게 전쟁 같은 날이 지나고 다시 한산해져 여유를 부릴까 하던 날들에 어김없이 대학교 중간고사가 닥쳤다. 일요일에도 도서관이 꽉 차는 그 주에 혼자서 또 700,000원 가까이 찍고 정신이 헤롱 해졌다.


이거 가능한 일인가... 이거 이거 계속해도 되는가.. 또 불쑥 올라오는 때려치울까라는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중간고사 이후엔 평온한 날들이 반복되어 다시 심신의 안정과 함께 즐겁게 일을 했다. 나의 일요일 카페는 친구들의 아지트가 되곤 했고 손님이었던 프랑스인과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돼주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 그런가 시간은 잘만 갔고 사장님과의 트러블도, 직원들과의 접촉도 생길 수 없는 곳에서 온온하게 보낸 지 6개월 차가 되었다. 그 사이 나는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인턴에 합격을 해서 평일에 출근을 하게 되었고 일요일 알바도 병행해야지!라는 다짐은 출근 첫날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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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틀은 꼭 다 쉬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일요일만 카페 주인이었던 알바도 끝이 났다. 이제 진짜 마지막 카페 알바겠구나 싶었는데 세상에 마지막이 어디 있을까? 뭔가 미래에도 갑작스레 커피를 만들고 있을 수도? 그때는 전문적으로 라테 아트도 할 수 있는 곳이어서 기술을 좀 배우고 싶고 아님 아예 외국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며 문화를 배우고 싶기도 하다.


20살 땡! 하자마자 시작했던 파트타이머 알바들을 정리하다 보니 참 다양하게 열심히 했구나를 느끼고 있다. 현재 난 학교 안 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는 4개월 차 인턴이다. 내년 2월까지 계약이므로 아직 시간이 좀 남았지만 하루하루 카운팅 하며 버티고 있다.


제일 따끈한 이야기가 될 것 같은 다음 사회생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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