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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Oct 24. 2019

아이와 함께 방콕 길거리 음식 도전

배탈 걱정 없는 신나는 먹거리 여행

방콕의 길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온갖 맛있는 냄새가 후각을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관광지나 시내 중심가 길거리엔 어디에나 노점상들이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지요. 간단한 바나나구이(끌루아이 삥)부터 꼬치구이, 과일, 주스 등 마음만 먹으면 한 끼 분량 정도는 맛있게 길거리에서 흡입이 가능한 정도랍니다.

쁘라뚜남 지역의 노점상 거리입니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정말 많습니다.

처음 태국에 왔을 때는 길거리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먼지도 많고 파리도 많고 설거지도 제대로 하지 않는 길거리 음식을 먹고 배탈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합리적 의심에서 비롯됐지요. 그렇지만 지나칠 때마다 입맛 다시게 만드는 그 냄새에 번번이 저항하기란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방콕에 몇 년 살다 보니 말도 할 줄 알게 되고 현지인 친구들도 생기게 되고 나서 태국의 길거리 음식 문화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태국인들에게 배탈(설사)은 한국인에게 감기만큼 흔한 질환입니다. 텅시아(ท้องเสีย)라고 부르는 데요. 텅은 배고 시아는 죽다 또는 상하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배탈이지요. 현지인들은 솜땀 등 익혀 먹지 않는 음식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튀김이나, 숯불구이 등 익힌 음식은 배탈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태국의 거리에서 팔리는 로띠.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 마가린에 바삭하게 튀겨낸 뒤 계란과 연유, 바나나 등으로 맛을 냅니다. 

실제로 로띠, 카놈또끼야우 등의 구워낸 음식은 식중독을 일으킬 여지가 적어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구이띠야우(국수), 쏨땀(파파야 샐러드) 등의 물기 많은 조리 식품들은 위험해 보입니다. 노점상 대부분은 아침에 물통에 받아온 물로 하루 설거지를 해결하는 일이 많습니다. 손님들이 먹고 난 그릇을 구정물로 씻고 덜 구정물로 헹구는 격이지요.

로띠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맛이 괜찮은 카놈 또끼야우. '도쿄 스타일 간식' 이라는 뜻이랍니다.

길거리 음식이 먹고 싶다면 백화점 푸드코트 또는 슈퍼마켓 앞쪽의 상설 코너를 이용하면 위생상태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습니다. 태국의 백화점들은 푸드코트를 지하 또는 최상층에 배치합니다. 백화점 푸드코트는 관광객들도 많이 찾지만 현지 직장인들이 점심 장소로 애용합니다. 길거리에서 맛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메뉴가 푸드코트에 입점해있습니다. 

달콤한 간식거리를 원한다면 로띠 또는 카놈또끼야우를 추천합니다. 껍질 벗긴 망고와 코코넛 밀크를 섞은 찰밥을 곁들인 마무앙 카우니야우도 아이들 한 끼 간식으로 좋습니다. 열대과일이  많은 태국이라 생과일주스도 많습니다. 수박 슬러시인 땡모 빤, 라임 슬러시인 마나우 빤도 시원하게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추천드립니다.

형형색색 아기자기한 태국의 전통 간식(카놈 타이)도 추천합니다. 종류에 따라 엄청 달아 눈이 찌푸러지는 것도 있지만 은은한 한국 떡 맛이 나는 종류도 있습니다.

아직 안 드셔 보셨다면 태국의 전통 과자인 카놈타이도 추천할만합니다. 빅C, 테스코로터스 등 대형마트와 백화점, 터미널21 등 쇼핑몰에는 대부분 카놈타이 판매점이 입점해 있습니다. 강렬한 단맛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코코넛밀크(까티)와 쌀가루를 섞어 쪄내는 카놈삐약분 같은 종류는 한국의 떡처럼 은은하고 이국적인 단맛이 기분 좋게 입안에 퍼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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