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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Oct 22. 2019

방콕에서 아이랑 뭘 먹지

여기에 들어가 이거만 시키면 성공

아이와 함께 방콕에서 밥 먹기


태국인들은 ‘세계의 주방’이라는 자국의 별명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방콕에서는 똠얌꿍, 팟타이, 뿌팟퐁카리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태국 음식 메뉴도 많고 온갖 종류의 다국적 레스토랑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태국 음식 하면 자극적인 향신료와 달고 짠 음식이 떠올라 아이들에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살펴보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들도 많습니다.

태국에서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낸 진이는 태국 음식을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팍붕파이댕을 가장 좋아합니다.

'진이'는 생후 20개월 방콕에 처음 도착했을 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계란을 먹으면 입 주변과 오금 부분이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매우 가려워했지요. 당시 우리 가족의 외식 포인트는 계란이 들어가지 않은 맵지 않은 음식 찾기였습니다. 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그것밖에 없었으니까요. 말이 통하지 않는 식당 종업원에게 "우리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으니 계란이 들어있지 않은 맵지 않은 음식을 알려주세요"라고 말해야 하는 게 번번이 괴로웠습니다. (덕분에 태국어 공부를 결심하게 됐고 3년 공부 끝에 태국 정부 인증 말하기 최고 레벨에 도달하게 됐지요.)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먹는 카오팟(볶음밥)과 깽쯧(맑은 국물)도 아이들이 잘 먹는 메뉴입니다.

오늘은 방콕에서 아이와 함께 무엇을 먹을까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태국 음식점 좀 다녀봤다고 하는 손님들도 태국의 태국 음식점에 들르면 한결 같이 ‘맛있다’를 외칩니다. 결국 같은 레시피로 만들었어도 현지에서 조달되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바다를 건너간 식재료로 만든 것보다 맛있는 건 당연한 이치겠지요. 태국 식당에서 먹는 태국 음식은 맛있습니다.


1. 어떤 레스토랑에 갈까?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베트남 네팔 레바논 말레이시아 등등등 방콕에선 세계 모든 나라의 식당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집 어린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외국 요리가 있다면 사전에 검색해 보는 게 좋습니다. 그래도 태국 여행을 왔으니 태국식으로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태국식 레스토랑은 그야말로 발에 채일 정도로 많습니다. 백화점 또는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레스토랑 대부분에선 무난하게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길거리 음식이 먹고 싶다면 백화점 푸드코트 또는 슈퍼마켓 앞쪽의 상설 코너를 이용하면 위생상태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습니다. 센탄월드, 센탄엠바시, 아이콘사얌, 사얌파라곤, 엠콰티어, 엠포리엄 등 고급 백화점에 가면 다양한 가격대의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태국의 백화점들은 푸드코트를 지하 또는 최상층에 배치합니다. 식당가는 보통 2개 층으로 꾸미는데 더 높은 층에 고급 고가 음식점을 배치하지요. 낮은 층에는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프랜차이즈가 많이 입점합니다. 빅C, 테스코로터스 등 대형마트 식당가에도 괜찮은 음식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2. 어떤 메뉴를 고를까?
 우리 집 아이가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나이라면 ‘마이 펫(ไม่เพ็ด)’을 외워 둡니다. 후추와 고추 모두 못 먹는다면 ‘마이싸이 프릭(ไม่ใส่พริก)’ ‘마이싸이 프릭타이(ไม่ใส่พริกไทย)’를 외칩니다. 태국 음식은 기본적으로 밥과 반찬으로 구성돼 있어 우리에겐 친숙합니다. 찰밥(카우 니야우 ข้าวเหนียว) 또는 흰밥(카우 수아이ข้าวสวย/카우 쁠라우ข้าวเปล่า)을 시키고 요리를 고르면 됩니다. 거의 모든 식당에서 영어로 쓰인 사진이 곁들여진 메뉴판을 주기 때문에 색이 붉거나 고추가 들어있는 음식을 피할 수 있습니다. 


3. 아이를 위한 서비스는?
 식당 대부분이 어린이 의자를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베이비 체어~’를 외치거나 ‘아우 까오이 덱’ 하면 내줍니다. 프랜차이즈 식당에선 어린이를 위한 키즈 세트 메뉴를 구비한 곳이 많지요. 주로 메뉴 책의 가장 뒤편에 마련돼 있습니다. 태국 음식은 주로 포크와 숟가락으로 먹지만 국수 종류를 먹을 때는 젓가락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국수 메뉴가 있는 음식점은 젓가락이 있습니다. 포크+숟가락이 불편하면 젓가락을 달라고 해봅시다. 어린이용 식기를 준비해주는 음식점이 많지만 가끔 어른용 숟가락+포크를 주는 곳이 있습니다. 디저트용으로 쓰는 티스푼과 작은 포크가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 작은 숟가락+포크를 달라고 하면 내줍니다. 레스토랑 안에 작은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습니다. 

진이는 태국밥도 잘 먹고 태국 과일도 정말 잘 먹었답니다.

#꿀팁: 어린이를 위한 음식 주문법

-맵지 않게(마이 펫) 고추, 후추를 넣지 말고(마이 싸이 프릭, 프릭타이)
 -짜지 않게(마이 켐), 덜 짜게(켐 너이), 달지 않게(마이 완), 덜 달게(완 너이)
 -고수를 넣지 말고(마이 싸이 팍치), 조미료를 넣지 말고(마이 싸이 퐁슈롯)
 -얼음 넣지 말고(마이 싸이 남켕), 덜 차갑게(옌 너이)
 -어린이용 숟가락과 포크 주세요(커 천썸 렉렉 삼랍 덱)
 -어린이용 의자 있나요(미 까오이 덱 마이 크랍, 미 베비체 마이)
  

#꿀팁: 어린이도 잘 먹는 태국 음식 메뉴
 -카우 수아이/카우 쁠라우(흰밥) 카우 니야우(찰밥)
 -깽쯧 따오후 무삽 사라이(연두부와 돼지고기 경단을 넣고 김을 넣고 끓인 맑은 국)
 -카우 팟(꿍/무/까이) 볶음밥(새우/돼지고기/닭고기) 
 -팟타이(볶음 쌀국수)
 -커 무 양(돼지 목살구이)
 -무삥 카우 니야우(돼지고기 꼬치구이+찰밥)
 -마무앙 카우 니야우(망고+코코넛밀크찰밥)
 -팟팍 루엄 마이 펫(맵지 않은 채소볶음)
 -팍붕 파이댕 마이 펫(맵지 않은 공심채 볶음)
 -까이 턷(닭튀김)
 -땡모 빤(수박 슬러시)
 -놈 쯧(흰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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