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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Oct 10. 2019

방콕에서 아이랑 뭘 타고 다니지 1

모르면 고생하는 방콕의 교통

아이와 무얼 타고 다닐까?

방콕의 교통체증은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오게 합니다. 비좁은 도로, 너무나 긴 신호주기, 마구 튀어나오는 오토바이, 희박한 준법정신 등 모든 악조건이 맞물려 최악의 교통체증을 빚어내지요. 차만 덜 막혀도 방콕에서 평생 살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왕왕 있을 정도입니다. 아이와 함께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 롯띧(교통체증을 이르는 태국어 표현)에 걸린다면 대략 난감입니다. 빤히 보이는 사거리 하나를 빠져나가는데만 40분이 넘게 걸린다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진이 빠지게 마련이지요. 오늘은 방콕에서 아이를 데리고 편리하고 빠르게 이동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먼저 도시철도, 오토바이택시, 보트에 대해 알려드리고 다음 편에서 나머지 교통수단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도로 위에서 꼼짝달싹도 못하는 수많은 차량 중 빵빵거리면서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한국인들에겐 지옥 같고 이해가 되지 않는 교통체증이지만 태국인들에겐 이미 오랜 일상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상대적으로 길이 막히지 않는 주말 오전 10시 이전 또는 야간 이동을 빼고는 택시 또는 그랩을 이용하는 것은 비추입니다. 하지만 기본요금 35바트인 저렴한 택시요금은 정말 매력적이긴 하지요.(막히지만 않는다면…) 택시든 렌트이든 차량 이동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생각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1. 도시철도(BTS/MRT)

방콕의 도시철도 BTS(왼쪽)과 MRT(오른쪽)입니다. 방콕의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 유용한 교통 수단입니다. BTS는 고가 철도로 운행하고 MRT는 지하철로 운행됩니다.

 방콕의 도시철도는 고가철도인 BTS(Bangkok mass Transit System)와 지하철인 MRT(Mass Rapid Transit)로 구분됩니다. BTS는 현지어로 롯파이파(รถไฟฟ้า: 하늘 기차라는 뜻)라고 부릅니다. 방콕 수도권 동남부 케하역에서 출발해 중심가인 사얌역을 지나 북부 짜뚜짝 시장 근처인 머칟역에 도착하는 수쿰윗라인(연두색)과 방콕 서부 방와에서 출발해 사얌역을 지나 내셔널스타디움까지 운행하는 실롬라인(초록색)이 있습니다. 요금은 한 정거장에 16바트, 중심가에서 종점까지 50바트 정도 합니다. 역 매표소에서 정액권(래빗카드)을 구입해 충전해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BTS에서 사용하는 래빗 카드(왼쪽)와 MRT 카드(오른쪽). 역 매표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한 뒤 구입할 수 있습니다.


 MRT는 현지어로 롯파이파따이딘(รถไฟฟ้าไต้ดิน: 땅속 기차라는 뜻)라고 부른다. 방콕 북부 방쓰에서 출발해 한국의 서울역 격인 후아람퐁역에 도착합니다. MRT와 BTS에는 아직 한국과 같은 환승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습니다. MRT와 BTS가 겹치는 아속-수쿰윗, 짜뚜짝-머칟, 실롬-살라댕 역에서는 결제를 하고 개찰구를 빠져나와 다시 요금을 내고 개찰구로 들어가야 하지요. 선불교통카드도 MRT와 BTS가 별도 시스템을 사용해 사용자들도 카드를 두 개씩 구입해야 합니다. 사용할 때마다 1회권을 구입할 수 도 있지만 매표소 또는 자동판매기에 줄을 서는 시간이 의외로 길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가끔 지연이 될 때도 있지만 출퇴근 시간의 도로 교통 체증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게 진리입니다.


 2. 오토바이택시(모떠싸이)

방콕의 오토바이 택시. 버스, 도시철도에서 내려 골목골목까지 이동할 때 이용하거나 체증이 심할 때 자동차 사이사이로 피해 가기 위한 용도로 이용합니다.

 방콕 현지인들에게 가장 유용한 교통수단입니다. 방콕의 대로와 골목 곳곳에 주황색 조끼를 입은 기사가 오토바이를 몰고 돌아다닙니다. 구청에서 허가를 내야 영업할 수 있는 오토바이 택시입니다. 현지어로는 모떠싸이랍짱, 줄여서 모떠싸이라고 부릅니다. 현지인들은 출퇴근 시간에 MRT, BTS를 타고 역에 내린 뒤 모떠싸이로 갈아타고 목적지 문 앞에서 내리는 방식을 주로 이용합니다. 방콕 거리에선 더운 날씨 탓에 걷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골목마다 정류소가 있어 오토바이들이 줄 서서 손님을 기다리거나 손님이 줄지어 오토바이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류소에서 기다리는 방법도 있고 길에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잡아타는 방법도 있습니다. 영업 구역 안을 운행 중인 모떠싸이는 잡아탈 수 있지만 자신의 운행구역이 아닌 곳에서는 손님을 태우지 못합니다. (가끔씩 태워주는 기사들도 있는데 다른 기사들의 텃세가 심하지요.) 요금은 같은 골목 안을 이동할 경우 10~20바트, 큰길을 건너가거나 구역을 하나 넘어갈 때마다 10~20바트씩 추가되는 식입니다. 정류소마다 주요 행선지별로 요금을 적어놓은 요금표가 있긴 하지만 태국어로만 쓰여있어 외국인들에겐 무용지물입니다.
 승객도 원칙적으로는 헬멧을 써야 하지만 단속이 심한 날이 아니면 보통 쓰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을 상대로는 요금을 비싸게 부르는 경우가 있으므로 탑승전 행선지를 명확히 알려주고 요금을 미리 확정한 뒤에 출발하는 게 좋습니다. 현지인들이 오토바이에 아아와 함께 탈 때는 기사 뒤에 아이가 앉고 그 뒤에 보호자가 아이를 끌어안고 탑니다. 오토바이 사고가 많아서 아이를 데리고 타기는 부적절합니다. 하지만 부득이 이용할 경우엔 "천천히 운전해 주세요"(캅 차차 너이 캅/카)라고 얘기하면 살살 운전합니다.
                                     


3. 보트

샌샙 운하를 따라 운행하는 보트입니다. 교통체증을 피하는 확실한 방법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방콕은 예로부터 뱃길이 주요 교통수단이었습니다. 지금은 육상교통으로 거의 대체됐지만 아직도 방콕의 뱃길은 막히지 않는 교통수단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철 물이 맑지 않고 약간 불쾌한 냄새가 있다는 점을 참고하십시오. 후각이 마비된 이후부터는 뜨뜻한데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물 위를 달리는 재미가 있긴 합니다.


 a. 짜오프라야 익스프레스- 짜오프라야강에는 수상버스인 짜오프라야 익스프레스보트가 운행됩니다. 방콕 북부의 인접 지역인 논타부리에서 출발해 중심가인 사톤 부두까지 운행합니다. 이용요금은 거리에 따라 9~32바트 정도입니다. 배 위에 꽂은 깃발 색깔로 노선을 구분하지요. 깃발이 없는 로컬 라인, 오렌지플래그보트, 그린플래그보트, 옐로플래그보트로 나뉩니다. 노선마다 멈춰서는 부두가 약간씩 다르므로 타기 전에 행선지를 확인하는 게 필수입니다.


 b. 클렁샌샙- 짜오프라야강으로 이어지는 운하들은 예전엔 뱃길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배가 다니지 않습니다. 그러나 샌샙 운하(클렁 샌샙)는 오늘날까지 방콕 동부인 방까삐지역에서 방콕 중심가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의 발이 되고 있습니다. 수쿰윗 지역에 머물고 있다면 한 번쯤 타볼 만한 구경거리이기도 하지요. 샌샙 보트를 이용하면 황금사원(왓 푸카오 텅)과 보배시장, 쁘라뚜남 시장으로 접근이 편리합니다. 요금은 거리에 따라 10~20바트 정도입니다.   

클렁샌샙 부두에 늘어서 있던 승객들이 배가 들어오자 승선하고 있습니다. 값싸고 막히지 않아 지역주민들이 애용합니다.

 c. 셔틀보트- 짜오프라야 강변에 위치한 주요 호텔과 아파트, 백화점들은 대부분 사톤부두(BTS 사판 딱신역)까지 연결되는 셔틀보트를 운행합니다. 이런 곳에 숙박하거나 방문할 예정이라면 셔틀보트 이용을 추천합니다. 교통체증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요. 게다가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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