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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정수 Oct 05. 2019

방콕으로 떠나기 좋은 계절

겨울방학? 여름방학? 추석명절??

 365일 핫(hot)한 방콕

어린이와 함께 방콕에서 3년을 지내다 보니 한국 어린이들이 방콕에 오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언제일까 생각해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해외여행을 할 만큼 자란 어린이들은 대부분 학교나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방학 때가 아니면 거의 시간을 내기 어렵지요.

 이런 한국 어린이들의 사정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이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이 태국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7~8월은 태국의 우기라 거의 매일 같이 비가 쏟아집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한국의 장마철처럼 하루 종일 비가 오지는 않아요. 한 시간 이내로 쫙 쏟아지고 거짓말처럼 그칩니다. 비가 내리는 덕분에 기온은 한창 더운 4~5월보다 한결 지내기 좋죠. 한국의 혹서기이자 여름휴가철인 7월 말~8월 중순에는 오히려 한국보다 태국의 기온이 더 낮은 경우도 왕왕 생깁니다.

 겨울 방학 기간인 12~1월은 태국의 겨울(건기)과 겹칩니다. 이 시기엔 아침 최저 기온이 22도까지 내려가는 날이 있을 정도로 서늘하지요.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한 기후입니다. 비도 거의 내리지 않아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무리 겨울이라도 대부분 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길 정도로 덥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기는데도 큰 불편은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아파트 수영장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어요.

태국은 3계절 - 혹서기, 우기, 건기 
 태국의 중부지역에 속하는 방콕은 1년이 3 계절로 나뉩니다. 11월부터 2월까지가 건기(겨울), 3월~4월은 혹서기(여름), 5월~10월은 우기이지요. 건기에는 방콕지역의 아침 최저 기온이 20~25도 사이로 내려가면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날씨를 맛볼 수 있습니다. 12월 말~1월 초 일주일 정도는 낮 최고기온이 26도 정도에 그치는 매우 선선한 날씨가 찾아옵니다. 이 시기 현지인들은 목도리를 꺼내 두르고 도톰한 점퍼를 입기도 합니다. 태국인들에게는 참기 힘든 추위인 셈입니다. 이 시기에 태국 북부 산간 지역은 최저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지역이 있는데 간간이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합니다.

 3~4월 혹서기는 정말로 너무 뜨겁습니다. 한낮의 더위도 더위지만 정말 큰 문제는 밤에도 열기가 전혀 식지 않아 24시간 뜨겁게 달궈진 온돌 위에 있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비도 잘 오지 않지요. 태국은 적도에 가까워 여름이 찾아오는 시기가 한국보다 빠릅니다. 길거리에서 물을 퍼붓고 물총놀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송끄란 축제가 이 시기(4월 13일경)에 열립니다. 송끄란 언저리에는 태양이 그야말로 머리 꼭대기 위로 떠올라 그림자가 없어지는 날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방콕엔 주인 없는 개들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개한테 물려 광견병 환자도 꾸준히 발생합니다. 하지만 낮에는 더위에 지쳐서인지 다들 누워있습니다.

 혹서기가 지나면 열대강우(스콜)가 매일같이 퍼붓는 우기가 찾아옵니다. 아침부터 매우 습하고 찌는 듯이 덥다가 차가운 바람이 몰려오면서 비가 세차게 퍼붓습니다. 엄청난 스케일로 비가 퍼부어 배수가 좋지 않은 방콕 일부 지역은 매일같이 길에 물이 찹니다. 방콕은 해발고도가 1~2미터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지대가 낮은 데다가 짜오프라야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배수가 좋지 않지요. 게다가 마구 버린 쓰레기가 하수구를 막아 물 빠짐을 방해합니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면 어른 무릎 높이 정도까지 물이 차는 곳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신발 하나 버리는 셈 치고 과감히 지나가기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비가 억수같이 퍼붓기는 하지만 오래도록 내리지는 않으니 피해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비가 내린 뒤에는 한 시간 정도 더위가 누그러집니다. 

 8~9월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집니다. 저는 방콕 생활 첫해에 평생 본 것보다 더 많은 번개를 보게 됐습니다. 하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가로지르는 번개의 갈라지는 섬광과 바로 옆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강력한 폭음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이 계절을 추천합니다. 숙소는 되도록 고층이 좋습니다. 하지만 만 3세 이하 아주 어린아이들은 천둥소리에 놀랄 수도 있다는 점을 참고하세요.  


우리 아이 체질에 맞춰 계획을
아이가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면 여름방학보다는 겨울방학 기간에 방콕에 놀러 오는 게 좋습니다. 한낮 시간(오전 11시~ 오후 4시)이 아니라면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기에도 괜찮습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어린이들은 겨울을 빼고는 한낮에 돌아다니기 어렵습니다. 지인 가족이 여름방학에 방콕에 놀러 왔는데 왕궁 구경을 갔다가 아이가 덥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모두의 기분이 망가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이가 더위를 많이 타지 않더라도 한낮 시간에는 바깥나들이를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키가 작아 지면에 반사되는 열을 더 많이 받아 어른보다 더위를 많이 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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