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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e 사기극? 트럼프, 니가 사기꾼!

트럼프의 계속되는 거짓말

by 선정수


1. 오늘 확인해 볼 주제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허위정보>입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있는데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생에너지에 대해 '사기극'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맥락을 좀 살펴볼까요?

- 트럼프는 지난 20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풍력 발전과 태양광 발전을 건설하고 이를 전력으로 사용했던 모든 주에서 전기 요금과 에너지 비용이 기록적인 폭등하고 있다. 세기의 사기극이다. 풍력 발전이나 농부를 파괴하는 태양광 발전을 우리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어리석은 시대는 끝났다!!! MAGA"라고 밝혔습니다.


2. 사실 트럼프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공격은 처음이 아니잖아요?

- 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로 일관해 왔는데요. 에너지 부문에 있어서 미국 우선주의는 에너지 독립과 주도권 확보입니다. 미국 내의 화석연료를 개발해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석유·가스 자원의 개발 및 수출 확대뿐만 아니라, 석탄 수출, 원전산업의 주도권까지 회복하겠다는 포괄적 전략을 추진합니다.

그 결과 미국 내 화석연료 생산과 수출은 증가한 반면,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은 퇴보, 수송부문 연비 규제는 약화됐습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맺은 파리협정도 탈퇴했고요.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파리협정에 복귀하고 적극적인 기후정책을 펼치나 했는데요. 다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트럼프 2기 정부는 또다시 파리협정을 탈퇴하고 공급 중심의 에너지 정책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3. 전 세계가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 거로군요. 그렇다면 트럼프 발언에 대해서 좀 검증을 해보죠. 먼저 재생에너지 사용이 에너지 비용의 급증을 불러일으킨다는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 전형적인 트럼프의 거짓말입니다. 이미 미국에선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발전단가가 화석연료보다 낮아진 지 오래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단위당 단가가 낮은 발전원은 육상풍력이고 2017년부터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화석연료보다 낮아졌습니다. 화석연료 공급을 늘리고 이를 통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겠다는 트럼프 정부 입장에선 재생에너지가 달갑지 않죠.

트럼프가 SNS를 통해 언급한 재생에너지를 늘렸다가 에너지 가격이 오른 사례로 뉴저지가 꼽히는데요. 미국 뉴스위크는 이에 대해 "최근 몇 달 동안 전기 요금이 급등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최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7월 평균 전기 요금은 전년 대비 5.5% 상승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의 부하 급증과 노후화된 에너지 인프라가 일부 원인으로 분석된다"라고 보도했습니다.


4. 풍력발전이 고래를 미치게 만든다는 이야기도 했는데요. 이건 사실인가요?

- 트럼프는 해상 풍력 발전이 고래를 죽이고 미치게 만든다고 자주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해상 풍력 발전 단지가 고래 사망을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상황입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대규모 고래 사망과 현재 진행 중인 해상 풍력 발전 활동 사이에는 알려진 연관성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해상풍력 건설 초기 단계에서 고래의 서식지가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는 합니다. 해저 지형을 파악하기 위한 고해상도 지구물리학적 탐사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이 해양 포유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탐사는 석유 및 가스 탐사를 위해 수행되는 탐사보다 규모가 훨씬 작다고 합니다.

고래 사망의 직접적 원인으로는 밝혀진 것은 대부분 어업과 관련이 있는데요. 고래가 어구에 갇히거나 어구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5. 풍력발전이 새를 죽인다는 말도 했는데요. 어떻습니까?

-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풍력 발전기는 높은 산의 능선이나 해안, 또는 바다 한가운데 구조물을 지어 설치합니다. 공통점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인데요. 바람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조류들에게 이런 조건이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새는 올빼미 같은 일부를 제외하면 눈이 머리 옆 부분에 달려 있어서 정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데요. 빠른 속도로 날다가 정면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잘 피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발전소가 세워지면 필수적으로 송전선로가 설치되는데요. 이 전깃줄에 걸려서 죽거나 다치는 새도 많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풍력 터빈에 의해 죽는 새의 비율은 집고양이에 사냥당하거나 건물 유리창에 부딪쳐 죽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합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연간 조류의 주요 사망 원인은 고양이(24억 마리), 유리 건물 충돌(약 6억 마리), 차량 충돌(약 2억 1500만 마리)입니다. 육상 풍력 터빈 충돌은 약 23만 4000천 마리로 추산됐습니다.

일부 풍력 발전 회사는 새에 대한 치명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노르웨이의 한 프로젝트에서는 풍력 터빈을 검은색으로 칠한 이후 부딪쳐 죽는 새들이 70% 정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6. 풍력 발전기 날개가 8년 만에 썩기 시작한다는 말도 했다고 하는데요. 사실입니까?

- 트럼프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8년 만에 녹슬고 썩기 시작하면, 끌 수도, 불태울 수도 없습니다. 프로펠러나 프로펠러를 땅에 묻어 두는 것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땅에 맞지 않는 특정 섬유가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데요. 풍력 터빈의 평균 수명은 20~25년이며, 세계적으로 부품 재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풍력 터빈의 96%는 재활용 가능한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날개는 생분해되지 않는 유리 섬유로 만들어져 일반적으로 매립지로 보내지는데요. 과학자들은 이 날개를 시멘트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발견했고, 아일랜드에서는 보행자 전용 교량, 미국에서는 고속도로 방음벽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고 합니다.


7. 태양광 발전이 농부를 파괴한다는 말도 했는데요. 이건 사실입니까?

- 이 말은 농경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대규모로 들어서 경작지 면적을 줄인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2021년 현재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면적은 카운티 별로 보면 평균 0.2%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전체 전력의 45%를 태양광이 차지하는 시나리오에서도 태양광 발전시설은 미국 전체 면적의 최대 0.5%를 차지할 걸로 예측됐습니다. 현재 골프장은 미국 국토 면적의 0.1%를 차지하고 있고, 농업은 전 국토의 43%를 점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더라도 전체 발전소 면적의 50% 정도는 여전히 개방된 상태로 유지된다고 하고요. 실제로 농업용 태양광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데요. 태양광 패널 아래에서 가축을 방목한다든지, 작물을 재배한다든지, 온실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형태로 농업과 발전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8. 우리나라에서도 재생에너지에 관한 허위정보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왜 이런 허위정보가 유통되는 걸까요?

- 트럼프는 2006년 스코틀랜드 해안에 골프장 부지를 매입했는데요. 이후 인접 해상에 풍력발전 단지가 들어서자 소송 전을 벌인 끝에 졌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는 재생에너지에 대해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됐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고요. 대통령 선거 캠페인을 벌이면서 미국의 화석연료 기업들의 후원을 받으면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원자력 산업과 연관 이익집단들이 재생에너지를 공격하는 모습을 나타내는데요.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원자력계가 극도의 거부반응을 나타내면서 재생에너지를 공격하기 시작했죠. 태양광 패널이 빛을 반사해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는 루머도 있었는데요. 태양광 패널은 빛을 잘 흡수해야 발전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벽돌 건물보다 빛을 덜 반사하는 걸로 나타나고요. 태양광 패널에서 중금속이 용출된다, 태양광 패널을 세척할 때 강한 화학약품을 써서 토양오염을 유발한다. 이런 루머도 있었는데요. 모두 사실과 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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