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5경진과 아빠와 한상훈 박사님의 강꿈 이야기
가을이 완연한 강원도 인제군 만해마을에 다녀왔어요. 늦겨울부터 시작한 프로젝트가 가을이 완연한 이제야 끝을 향하고 있네요. 지난해 산골생태유학으로 초4, 1년을 보낸 경진은 과천 본가로 돌아와 초5 경진으로 변신했죠. 그런데 진동분교 생태유학 시절 KBS <누구새>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초5경진에게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찍어보자고 제안을 했답니다. 생태유학 출신 도시 어린이와 그의 아빠인 제가 야생동물 최고 전문가이신 한상훈 박사님과 강원도 인제의 강과 산을 누비는 프로그램을요.
경진과 저의 생태유학 1년은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북 <생태유학, 그게 뭐냐고?>에 정리해 놨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한상훈 박사님은 제가 20년 전 초년병 기자 시절부터 여태껏 모시고 있는 스승님이죠. 우리나라 야생동물 최고의 전문가시고,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을 총괄하셨던 분이기도 합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일하시다가 은퇴하시고 지금은 한반도에 남아있을지 모를 표범을 찾으면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열정을 쏟고 계시죠.
KBS 다큐팀은 초5경진과 한 박사님, 그리고 저 이렇게 세 사람의 이야기를 강원도 인제의 자연에 녹여내고 싶었나 봐요.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설피마을에서 생태유학을 할 때 한 박사님이 생태유학 아이들을 위해 '인제야생동물생태학교' 프로그램을 맡아주셨죠. 당시에도 인제와 주변 지연의 이곳저곳을 참 많이 다녔는데요. 이번 다큐 촬영에선 주로 인제의 강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다들 잘 아시는 소양강이 가장 큰 줄기를 이루고요. 래프팅으로 유명한 내린천, 점봉산에서 발원하는 방태천, 휴전선 이북에서부터 흘러내려오는 서화천 등이 소양강으로 흘러들어 북한강으로 흘러듭니다.
매월 한 두 차례씩 인제의 강을 따라 이곳저곳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누비고, 야생동물을 만나고, 맑은 공기를 마셔서 너무나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춘기가 찾아와서 가끔씩 부글부글 끓고 있는 초5 경진과도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한상훈 박사님의 야생동물에 대한 열정을 배우면서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은 무엇일지 모색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저도 한 뼘 자란 것 같습니다. 박사님 오래도록 우리 자연과 함께 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일 년 가까이 고생해 준, 이제는 식구같이 느껴지는 KBS 강건너 촬영팀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들과 아름답고 귀여운 장면들을 독자님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방송은 2025. 12.14(일) 오후 8시10분 KBS1 TV 예정입니다. 많이 시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