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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주 김석민 법무사 Jan 03. 2022

은폐된 성범죄, 친족강간

장화와 홍련을 다시 읽으며 은폐된 성범죄를 찾는다


장화홍련전의 유래


장화와 홍련은 효종 시절 평안도 철산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에 대한 구전설화에서 시작한다. 이 사건에서 부사로 나오는 정동우의 실제 모델은 1651년(효종) 무과에 급제하고, 용맹을 인정받아 북벌을 기도하던 효종에 의하여 발탁되어, 이상진(李尙眞)·소두산(蘇斗山)과 함께 3 걸로 불렸던 정동흘이다. 철산에는 정동흘을 ‘신명철인 神明鐵人’이라 부르며 공덕비를 세웠다고 한다.


이후 전동흘의 6대손 전만택이 박인수에게 전동흘의 활약을 부탁하여 기록하고, 이후 8대손 전기락이 「가재사실록 嘉齋事實錄」에 실려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미 장화홍련전에 대한 여러 구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19세기 후반 소설 「장화 홍련전」으로 완전한 모습이 된다.      



줄거리


평안도 철산 땅에 사는 좌수 배무룡은 부인 장 씨와 장화(장미꽃)와 홍련(붉은연꽃)과 같이 살았다. 이후 부인 장 씨가 세상을 떠나 후 후처로 허 씨를 맞아들여 3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허 씨는 용모가 흉악했고, 장화와 홍련을 시기했다.      


계모 허 씨는 용모가 흉악했고 마음씨마저 간악하였는데 배 좌수가 “새 어미를 만나 심한 구박을 받고 사니 너희 팔자가 기구하구나”고 두 자매에게 말을 하는 것을 듣고 흉계를 꾸몄다. 장쇠를 시켜 쥐의 털을 뽑아 낙태한 아이의 모습을 하도록 하여 장화의 이불 밑에 넣고 장화의 행실이 부정하여 낙태를 했다고 모함을 한다. 양반가 체면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허 씨의 말에 따라 배 좌수는 장화를 연못에 빠뜨려 죽이라고 장쇠에게 시킨다. 장쇠는 연못에 가 장화에게 뛰어내려 죽으라고 재촉을 하고 결국 장화는 뛰어내린다. 이때 호랑이가 나타나 장쇠의 두 귀와 한 팔, 한 다리를 떼어먹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이후 허 씨는 이제 홍련을 없앨 궁리를 한다.


이후 홍련의 꿈에 장화가 보여, 장쇠에게 일어난 일을 물으니 장쇠가 홍련에게 있었던 일을 모두 말한다. 이후 홍련은 유서를 남기고 파랑새를 따라 장화가 죽은 연못에 가서 자살을 한다.     


이후 철산에 부임하는 부사마다 원귀를 보고 죽는데 정동우가 부임하자 홍련이 나타나 억울함을 토로하는데 허 씨가 장화와 홍련이 시집을 갈 때 재산을 가져갈 것이 걱정되어 자매를 죽인 것이라고 말을 한다. 이후 배무룡과 허 씨를 잡아들인 정 부사에게 허 씨는 장화의 낙태의 증거라고 죽은 핏덩이를 내놓는다. 정 부사는 배무룡과 허 씨를 풀어 준다.      


그날 밤 정 부사에게 장화와 홍련이 같이 나타나 낙태의 증거라는 죽은 핏덩이의 배를 갈라 보라고 하며 배무룡은 본성이 착하고 남의 말에 잘 속는다며 모든 죄는 계모 허 씨에게 있다고 한다.     


부사는 날이 밝자 허 씨를 불러 죽은 핏덩이의 배를 가르자 쥐똥이 가득하였다. 당장 배무룡과 허 씨를 심문하자 배무룡은 허 씨에게 속았다고 하고, 허 씨는 장화와 홍련이 시집갈 때 재산을 많이 가져갈 것이 걱정되어 배무룡을 속인 것은 자신이며 모든 계략과 행동은 자신이 한 것이라고 자복을 한다. 이후 철산의 주민들이 정 부사의 비를 세우는데 ‘조선 평안도 철산 배무룡의 딸 장화와 홍련의 사건을 잊기 않기 위해 세우다’이다.   



이 소설을 왜 친족강간과 연결시켜 생각을 하는지


정약용이 지은 흠흠신서를 보면 살인죄, 뇌물죄, 간음죄, 무고죄, 학대죄, 협박죄 등 물론 강간죄까지 나온다. 거의 현대의 모든 형사 사건과 일치하게 나오는데 딱 하나 조선시대에 전혀 없는 범죄가 있다. ‘친족강간죄’ 조선의 지배이념과 체제에서는 세상의 모든 죄는 인정할 수 있어도 부(父)가 자녀(子女)를 강간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범죄이기 때문일 것이다.


‘배무룡은 늘 자매와 함께 장 씨를 생각했다. 장 씨만 생각하면 자매가 더욱 애틋해, 밖에서 돌아오면 먼저 딸의 침실로 들어가 딸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곤 했다.’ 열네살에 다시 보는 우리 고전 저자 고영 장화홍련전     


조선 왕조 500백 년의 역사에 친족강간은 단 한 번도 정식 사건으로 등장하지 못한다. 「장화 홍련전」에서 부(父) 배무룡의 모습을 보면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일단 20살이 된 장화를 그때까지 시집을 보내지 않았고, 언제나 먼저 딸의 침실에 들어가 딸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또한 계모 허 씨가 창틈으로 모습을 엿보고 이후 흉계를 꾸미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장화가 낙태를 했다고 짐승의 새끼를 털을 뽑아 보여주었다고 하는데 매일 같이 장화의 방에 들어가 보던 배 좌수가 태기도 없고, 평소 규방에 조용히 생활하던 장화가 외간 남자와 사통 하여 낙태를 했다는 것을 별 의심도 하지 않고, 장화에게 사실을 묻거나 추궁하는 말도 없이 바로 인정한다. 이 부분에서 배무룡의 친족강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토록 이뻐했다는 장화를 장쇠에게 살인을 지시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배 좌수이다.


"여기에는 다른 까닭이 없습니다. 본디 제 친모의 재산이 많아 노비가 수백이요. 논밭에서는 해마다 곡식 천여 섬을 거두었습니다. 금은보화는 수레에 싣고 말질을 해 해아길 정도로 많았습니다. 이 재산을 우리 자매가 시집갈 때 가져가지 못하도록, 허 씨 혼자 다 가질 생각으로 우리 자매를 죽인 것입니다. 허 씨가 그 재물을 누구에게 주겠습니까. 제가 낳은 아들자식에게 챙겨 주려는 속셈이지요..." 열네살에 다시 보는 우리 고전 저자 고영 장화홍련전     


짐승의 새끼를 털을 뽑아 계략을 꾸몄다고 하는 계모 허 씨에게 배 좌수는 모든 죄를 돌리고 원혼으로 등장한 홍련도 허 씨가 장화가 시집가면 재산을 많이 가져갈 것이 우려되어 장화를 죽인 것이라고 한다. 죽은 원혼이 되서도 배 좌수에 대해서는 원망을 갖지 않고  양가감정을 갖고 있는 배 좌수의 딸 홍련을 볼 수 있다.  



친족강간으로 사실을 재구성하면

위 지도에서 철주가 철산이다. 고려 시대 서희가 담판으로 받은 강동6주의 하나임
"범죄를 저지른 흉악한 허 씨의 죄상은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다. 허 씨는 능지처참하고 그 아들 장쇠는 목을 매 사형에 처해 후일 교훈으로 삼도록 하라, 장화와 홍련 자매의 억울한 사연을 담아 그 넋을 위로하는 비를 세우라, 자매의 아비 배무룡은 석방한다." 열네살에 다시 보는 우리 고전 저자 고영 장화홍련전     


‘배무룡은 어렸을 때부터 장화를 강간했다. 이를 창틈으로 엿 본 계모 허 씨가 양반네의 체면을 내세워 배 좌수를 압박했다. 장쇠를 불러 장화를 연못에 빠뜨려 죽이라고 좌수가 지시한다. 이후 장화에게 외삼촌 댁에 가라는 말을 배 좌수가 하는데 장화는 마치 사실을 다 안다는 듯 “아버지께서 죽으라 하시면 어찌 분부를 거역하겠습니까”라며 답한다. 결국장화는 자살을 한다. 이후 홍련도 자살을 하는데 철산에 부임한 정 부사에게 처음 나타나 억울함을 토로한 사람은 홍련 혼자이다. 사실을 다 들은 정 부사는 조선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친족강간은 인정할 수없었고, 만만한 계모의 잘못으로 사건을 종결한다.’ 당시 북벌을 추진하던 효종 때 강동6주에서 그 당시에도 조선 전기에는 임명직도 아닌 선출직이었던 즉 해당 지역에 상당한 힘 있던 좌수(향청의 우두머리)을 벌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다.


"아버님이 무슨 생각이신지, 왜 이러시는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구나...이내 심정 저 검을 하늘을 종이 삼아 쓴다 해도 다 쓰지 못할 것이다.." 장화가 집을 나서기 전 홍련에게 한 말, 열네살에 다시 보는 우리 고전 저자 고영 장화홍련전     


「장화홍련전」을 친족강간으로 재구성하면 장화홍련전을 읽으면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이 오히려 매끄럽게 이해가 간다.


암수범죄란 해당 범죄가 실제로 발생하였으나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수사기관에 인지되어도 용의자 신원파악 등이 해결되지 않아 공식적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범죄라고 하며, 성범죄와 같이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하기를 꺼리거나 마약범죄와 같이 범죄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기도 한 범죄에 많다고 한다.   


친족강간은 피해자만 신고하기를 꺼리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의 가족들도 만류를 한다. 더욱이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집에 머물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동조화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실질로 말하는 건 친족강간을 인정하는 현대이다.


조선은 친족강간을 인정할 수 없는 이념과 체제였다. 이 관점에서 「장화홍련전」을 보았다.

'완전한 암수범죄' 그 범죄가 '친족강간'이다. '장화홍련전'을 친족강간의 관점에서 보면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가족이 함께 은폐한 범죄라는 점에 명확한 인식이 든다.


정 부사에게 처음에 모습을 드러낸 원혼은 홍련 혼자이었다. 이후 정 부사가 배 좌수와 허 씨에게 속자 제대로 된 사실을 알켜주려 나타난 원혼은 장화와 홍련이었다. 이런 점들은 '청주 여중생 사건'과도 매우 비슷한 모습이다. 장화를 아름으로, 홍련을 미소로 보면 장화홍련전은 이 사건과 너무도 비슷한 점이 있다.



앞으로의 글쓰기의 방향


처음 「청주 여중생 사건」에 대한 기록을 하기로 생각했을 때 ‘장화와 홍련’과 ‘미소와 아름’은 너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장화와 홍련을 각색하면서 청주 여중생 기록을 끌고 가려했는데 예상외로 청주 여중생 기록의 양이 방대하다는 사실과, 장화와 홍련을 각색하면서 요약하기에는 나의 필력이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


2021. 8. 17.부터 9. 9. 까지를 1편으로 매듭짓고자 하는 이유는 9. 9.이후 ‘미소에 대한 성범죄의 입증’에 대해서는 고민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1편은 사건의 소개와 미소의 성범죄의 입증의 과정에 중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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