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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주 김석민 법무사 Jan 04. 2022

청와대 국민청원

오창 여중생  사건의 발생부터 청와대 청원에 이르기까지


두 여중생의 투신

1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1분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 옥상(22층)에서 여중생 A(15)양과 B(15)양이 투신했다.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에 발견된 A양 등은 응급조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들은 친구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가능성이나 범죄 혐의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1. 5. 12. 21시 동양일보  '청주 오창 아파트서 중2 여학생 2명 투신 사망' 최초의 기사

“금일 오후 3시 정도까지는 미소가 오창으로 이동을 한다고 하였는데, 아름 학생과 함께 있는 것은 알지 못하였고, 친구들이랑 있다고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사람에게 전화가 왔는데, 아름 학생이 SNS에 이상한 글(‘내 마지막은 미소’)을 올렸다고 하였고, 그것을 수상히 여기고, 저희 성폭행 관련 수사를 하시던 수사관님에게 이야기를 하고서, 112 신고 접수(오후 5시 35분)를 한 이후에 사망한 것을 전해 듣게 된 것입니다.”

2021. 5. 12. 박순원 씨의 참고인(유족) 진술조서    


2021. 5. 12. 두 아이가 극단적 선택으로 죽은 그날 아름이는 SNS에 '내 마지막은 미소'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아름의 친구들이 연락을 통해 미소 부모는 급히 17:38분에 경찰에 연락을 한다. 그러나 이미 5시 10분경에 해당 아파트에서의 신고가 들어와 119와 경찰이 움직였고 17:14분에 도착을 해서 사고조사를 한다. 23층 건물 중 22층 비상계단을 확인한 결과 지갑과 휴대전화 각 2개씩 나란히 놓여 있었다.



사건 초기의 언론의 향방


1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1분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아파트 옥상(22층)에서 여중생 미소(15)양과 아름(15)양이 투신했다. 심정지 상태로 119 구급대에 발견된 미소양 등은 응급조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들은 친구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가능성이나 범죄 혐의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1. 5. 12. 21시 동양일보  '청주 오창 아파트서 중2 여학생 2명 투신 사망' 최초의 기사  
원○○씨는 몇 개월 전 자신의 집에 놀러 온 미소양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성폭행 피해 사실을 확인한 미소양의 부모가 지난 2월 경찰에 고소장을 내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에 따르면 원○○씨는 딸 아름양을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미소양 등의 죽음이 성범죄, 아동학대 피해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2021. 5. 13. 뉴시스 중2 여학생 둘 극단적 선택, 성범죄 피해 청소년의 비극 기사    


이 사건이 최초 발생한 때의 기사를 보면 미소에 대한 성폭행과 아름에 학대로 알려졌다. 2021. 5. 12.부터 초기의 기사들은 두 아이의 사망에 초점을 둔다.   

  


이 사건의 진실과 책임은 무엇일까?


경찰은 원○○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 3월 검찰에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각 1회씩 청구했지만 '수사 미비와 자료 보완'을 이유로 모두 반려됐다. 경찰은 지난 11일에도 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려 했지만, 같은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청주지방검찰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은 경찰과 협의를 거쳐 객관적 증거 확보 등 추가 보완수사를 하기로 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관련 수사를 하던 중 원○○씨가 의붓딸인 아름양을 학대했다는 의심 정황을 인지하고, 지난 2월 초께 청주시에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에 시는 아동·청소년 상담시설인 위센터와 함께 아름양을 대상으로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 상담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경찰 요청을 받고 상담을 진행했지만 아름양이 학대 피해를 부정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후 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에 사례관리를 요청했으나 상담과 연락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의 실체 규명이 더딘 상황에서 피해자가 숨져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계부를 처벌해 달라'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지난 1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두 명의 중학생을 자살에 이르게 한 계부를 엄중 수사하여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2021. 5. 16. 충북일보 「청주 오창 여중생 빗속 추모물결 엄벌해 주세요」 기사    
2021. 5. 12. 고소를 한 이후 두 아이의 극단적 선택을 할 때까지 원○○이 왜 구속되지 않았는지, 또 분리조치가 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과 한탄이 쏟아지면서 5. 14. 어느 분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두 명의 중학생을 자살에 이르게 한 계부를 엄중 수사하여 처벌해주세요’라는 국민 청원 20만이 시작된다.

지금에 와서 '경찰의 부실수사'와 '검찰의 직무유기' 공방이 벌어지는 것 또한 책임회피일 뿐이다. 이 보다는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먼저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 여중생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와 반성은 찾아볼 수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지적처럼 수많은 진술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게 조치가 안됐을 때 이들이 느꼈을 무력감과 공포감은 실로 컸을 것이다.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더라도 범죄 피해자가 이처럼 공포와 무력감을 느꼈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수사 진행과 별도로 이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간과한 것이다. 피해자 보호가 필요한 만큼 이뤄지면 않으면 빠른 수사 속도도 의미가 떨어지는데 이번에는 아예 출발도 못한 셈이다.

 2021. 5. 19. 중부매일 「청소년 위기 방조 아쉬운 사회적 보호」 기사    
전교조는 “용기 있는 학생들이 경찰 조사까지 임했음에도 가해자에 대한 수사와 구속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해자는 충분히 보호받지 못해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며 “경찰과 검찰, 아동 성폭력 전담 기관, 교육 당국의 협조가 부족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은 철저한 사건 조사로 가해자를 엄벌하고, 아동학대·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즉각 분리되도록 피해자 보호 체계를 보강하며, 수사기관, 아동 성폭력 전담 기관, 교육 당국이 공조해 피해 청소년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2021. 5. 24. 서울신문 「청주 여중생 2명 죽음, 성폭력 대응체계 부재가 부른 참사」 기사    


언론은 초기의 사망 소식의 전달을 넘어 5. 14.부터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청와대의 국민청원과 경찰의 부실수사와 검찰의 직무유기 등 영장이 왜 반려되었는지 추적을 시작하였고, 동시에 수사기관과 교육 당국 등의 대응체계의 협력을 원인으로 짚었다.



미소 아빠 박순원 씨의 인터뷰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요. 어린 게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요. 이제는 묻고 싶어요. 왜 가해자, 아니 그 나쁜 XX를 잡아두지 않았는지." 자식을 앞세우고 남은 부모는 눈물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흔들리지 않는다. 먼저 간 딸을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가해자 처벌이다. "어떤 힘듦이 찾아오더라도 견뎌낼 겁니다. 우리 딸을 앗아간 가해자에게 죽음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도록 해야죠." 말을 마친 남성은 품속에 있던 종이를 하나 꺼냈다. 올 초 딸에게 받은 편지라고 했다. 편지에 적힌 문구가 눈을 사로잡았다. '나는 아빠가 다른 아빠보다 멋진 것 같아. 항상 맛있는 밥 차려줘서 고마워. 이제 효도만 하고 살게. 아빠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2021.01.01 -예쁜 꽃 공주가-' 남성은 다시 얼굴을 파묻고 메마른 눈물을 쏟아냈다.

2021. 5. 31. 뉴스1 ‘죽음보다 무거운 처벌을 오창 성범죄 극단 선택 여중생 부모 절규’ 기사    

 “수사 초기 우리 딸은 처음부터 성범죄 피해를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원○○ 씨에게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어요. 이 사건은 원○○ 씨와 함께 사는 의붓딸도 피해자로 지목된 상황이었습니다. 더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가 필요했던 거죠. 하지만 현실은 지옥이었습니다. 결국 피해자가 숨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제 딸과 의붓딸이 세상을 떠났지만, 구속영장은 또 기각됐습니다. 그 덕에 원○○ 씨는 의붓딸 장례식장에서 의붓딸 친구들을 챙기며 상주 노릇을 했죠. 의붓딸은 죽어서까지 원○○ 씨와 분리되지 못한 겁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절차를 운운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우리 딸, 그리고 의붓딸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제도에 허점이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박순원 씨는 성범죄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현행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여중생의 죽음, 우리나라 성범죄 피해 대응 시스템 상 정말 막을 수 없는 죽음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우리 딸은 그렇다 쳐도 성범죄 가해자가 있는 지옥에 밀어 넣고 수개월을 더 지내게 한 것은 이 시대의 어른이 할 짓이 아닙니다. 이번 기회에 제도를 손보지 못하면 우리 딸, 의붓딸 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또 일어날 겁니다."

2021. 6. 20. 중부매일 「계부 성범죄 사건 피해 여중생 아버지」
 


박순원 씨의 첫 번째, 두 번째 인터뷰 내용이다. 이후 박순원 씨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당시 청와대 청원은 20만 돌파를 위해 기우뚱기우뚱했다. 2021. 6. 13. 까지만 해도 힘들어 보이던 20만 청원은 마감일인 6. 16. 20만을 넘었고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렸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사건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만 봐도 이번 오창 여중생 사건은 간단히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인 셈이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투신 배경 등 사건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피의자는 물론 수사기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때, 거기까지 뿐이었다. 한강 의대생 사망사건, 공군 여중사 성추행 사건 등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대형 이슈에 묻혀버린 꼴이 됐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개선·보완해야 할 근본적인 것들도 제대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21. 6. 13. 중부매일 「여중생 투신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된다.」


청주 오창 여중생 사건은 이 당시에만 해도 묻혀가는 사건이었다. 충북 지역의 많은 언론인들은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말하면서 주목해야 하고, 또 법과 제도를 바꾸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의 답변


청와대는 이번 처원을 통해 친족 성폭력을 포함한 성범죄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합니다. 청원 동의로 보여주신 국민의 뜻을 유념하여 철저한 수사와 피해자 보호를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국민청원에 함께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고 답하였다.


이후 2021. 8. 17. 박순원 씨는 사무실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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