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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주 김석민 법무사 Jan 06. 2022

아동 성폭행 입증되다.

미소의 성범죄(강간) 입증의 결정적 증거는 SNS 메시지였다.


결정적 증거(메시지) 발견의 과정


‘어라 이거 왜 이렇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보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되돌려 본다. 박순원 씨가 보낸 카톡을 올리면서 보는데 메시지의 대화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 전에 미소가 부모가 보낸 준 카톡을 보는데 문장의 앞뒤가 맞지 않음


미소 엄마에게 미소의 친구 미영에게 전화를 해서 미영이 가지고 있는 모든 메시지 사진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위의 메시지들이 연속으로 왔다.      


2021. 1. 17. 사건 당일의 메시지가 20장, 사건 이후의 18일부터 20일 사이가 또 20장이다. 그중에는 1. 17. 미소가 범죄현장이던 방안을 찍은 동영상도 있었다.


1. 17. 메시지는 성폭행을 입증하는데 충분하였고, 1. 18. 부터의 메시지는 나중에 상해(傷害) 부분을 입증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됐다.

          

피해자 미소가 사건 당시인 2021. 1. 17. 새벽 무렵 친구인 김미영에게 아래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증거기록 별책 37 내지 42쪽)이 확인된다.
오전 5시 34분
‘나 너무 무서워, 미영아. 미영아 제발
오전 5시 50분‘나 진짜심각한데’
‘한번만들어줘’
‘나너무장황스럽고 어떡해 내첫 그게 친구아빠라는개’
‘아름한테는 못말해제발너혼자앍잇어줘’
‘나진짜로 미친년아니고 진짜멀쩡해술다깻는데 생생하게 거억나’
‘나진짜무서웠어 ㄷ꿈아니야 진짜아프고 생생했다고진짜여’
오전 6시 56분
‘미영아 방금 첫 번째때는 내가 바지입었는데 지금또 와서했어’
‘진짜아프고 무섭고’
‘일어나면 기억날깝하 지굼다말하는건데’
‘진짜오너무충격이라서 무서워’
판결문 24쪽부터 25쪽까지의 내용     

사실 더 충격적인 내용도 많지만 판결문에 인용된 범위만 공개한다. 당시 이 메시지를 읽은 나는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았다.


이 아이가 충격에 절규를 하는 모습이 마치 슬로운 모션으로 그려지듯 그려졌다. 상해(傷害)부분은 그 내용이 비참하여  판결문의 내용 조차도 인용치 않기로 한다.


     


피해자 다움에 대한 피고인의 공격과 그 방어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 미소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직후인 2021. 1. 17. 16:00경 아름과 밝은 목소리로 대화하고 웃기도 하는 등의 태도를 보인 것은 성폭행 피해자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결문 26쪽부터 27쪽      


그러나 피해자 이미소는 피해자 아름과 통화하기 전인 2021. 1. 17. 오전에 김미영과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하면서 “너무좀그렇잖아. 나 어떡해. 아름에게는 못말해 제발 너 혼자 알고 있어줘”(05:50경, 증거기록 별책 38쪽), “아니 아름에게는 말안하는게 낫지 않냐”라고 이야기하였고, 김미영은 이에 대하여 “○○그치 자기 아빠가 그랬다는 사실 들으면 얼마나 충격 먹을까”(11:33경, 증거기록 별책 45쪽)라고 대답하였다. 또한 피해자 이미소는 충북해바라기센터에서 ‘사건 당일 아름에게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하였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 것은 피고인이 아름의 아빠이기 때문이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40쪽) 판결문 27쪽 내용

    

결국 평소 아름과 매우 친하게 지내던 피해자 미소는, 피고인이 딸의 친구를 강간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름이 심한 충격과 상처를 받게 될까 걱정하여 아름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거나 내색하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한 것으로 이해되므로, 피해자 미소가 아름과 대화 과정에서 보인 태도는 충분히 수긍이 간다.     


위 판결문은 총 36쪽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미소와 아름에 대한 범죄사실은 10쪽부터 27쪽으로 쪽수는 17쪽인데 그중 미소에 관한 5쪽에 불과하고, 범죄사실에 대한 중요 입증으로 위 SNS 메시지가 인용되었다. 그 정도로 미소의 입증에 있어 SNS 메시지는 결정적이었고, 저 메시지가 증거로 확보된 이후 미소의 성폭행 유죄의 걱정은 없게 된다.


메시지를 읽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그 참담함이 다가와서 여기에 어떤 의심의 여지도 없었고, 그 아이가 왜 고소를 못 했는지, 왜 점심까지 그 집에서 먹고 나왔는지, 왜 사건 초기에 어디에도 말을 못했는지 등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미소의 친구 미영과 나누었던 메시지에 담겨 있었다.


이로써 미소에 대한 성범죄(강간)는 누가 보아도 유죄였다.


이로써 '미소에 대한 유죄'라는 소제목을 가진 청주 여중생 사건 기록 1편은 마친다. 1 편은 미소에 대한 무죄의 불안감에서 시작하여 유죄의 확신으로 종결하게 된다. 돌이켜 생각하면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그 과정은 미소의 유족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의 연속이었다.



청주 여중생 사건 1편을 마치며


한 1주일은 아이들의 비참함과 참담한 메시지를 보면서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아 아파트 단지를 끊임없이 걷기만 했던 적도 있다. '장화홍련전'을 예로 들었는데 미소는 마치 홍련처럼 자기가 생전에 못다 한 말을 드드어 입을 열고 말하는듯했다.


그 기간 동안 체력도 정신력도 바닥이 된다. 2 편은 9. 9. 기자회견부터 시작한다.


해당 휴대전화 메시지에는 A양이 “나 진짜 무서웠어. 꿈 아니야. 진짜 아프고. 너무 무서워”란 호소가 잇따라 적혀있었다. A양은 친구에게 “그때 아저씨(가해자) 왜 이러세요 했으면 뭐가 달라졌을까?”라고 묻는 내용도 있었다. A양은 B양의 집에서 성범죄를 당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B양이 방에서 자는 모습이 담긴 0.1초 분량의 동영상과 이불을 촬영한 0.1초 분량 동영상을 2차례에 걸쳐 친구에게 보냈다. 2021. 9. 9. 중앙일보 「"꿈 아냐, 진짜 아팠어" 숨진 오창 여중생 0.2초 영상 남겼다」 기사
유족 측 대리인 김석민 법무사는 “공개한 이 메시지 내용은 범행 당일 그 장소에서 7시간 동안 친구와 나눈 내용”이라며 “범행 현장과 내용이 담긴 이 대화가 성범죄 혐의를 부인하는 A 씨에 대한 유죄를 증명할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2021. 9. 9. 조선일보「성폭행 당한 그날 “꿈 아니야, 어떡해”… 숨진 여중생의 7시간 문자」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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