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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원진 Aug 28. 2024

로텐부르크, 중세 동화마을로 시간여행

오늘은 어릴 적 읽었던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중세도시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린 독일 로텐부르크가 바로 그곳. 이 도시를 폐허로 만든 30년 전쟁과 흑사병 어두운 역사와도 마주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로텐부르크를 여행하기로 한 것은 16세기 중세도시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의 공중폭격으로 프랑크푸르트, 드레스덴을 포함한 독일의 대부분의 도시가 말 그대로 초토화되었다.  파괴가 부분적이었기에 로텐부르크는 비교적 쉽게 도시 원형을 복원할 수 있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출발하여 뷔르츠부르크에서 꼬마열차로 환승했다. 간이역에서 로덴부르크 구도심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성문을 넘어서 성벽 안으로 들어서니 타임머신을 타고 홀연히 16세기 중세 도시로 날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멈추어 선 듯했다.     



동화 속 중세 마을

군데군데 반(半) 목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로 뼈대를 완성하고 뼈대 사이의 공간에 벽돌이나 진흙을 채우는 방식으로 지었다. 대들보가 벽 밖으로 노출되어 도드라져 보인다. 대들보는 고동색으로 벽은 흰색으로 칠해놓아 선명한 인상을 준다. 색칠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건물들은 옹기종기 붙어있다. 2-3층 높이 건물이 서로 어깨를 붙여서 서 있는 모습이 독특하다. 가옥과 가옥을 다닥다닥 붙여 지은 이유가 무얼까 궁금하다. 남극 황제펭귄이 생각났다.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극한의 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들러붙어 무리를 이루는 황제펭귄.


건물 외벽은 연한 색으로 칠해 놓아 눈이 편하다. 분홍색, 노란색, 연두색, 옅은 하늘색, 주황색으로 칠한 것이 건물형태와 어우러져 아기자기하고 정감 난다. 반면에 지붕은 한결같이 빨간색이다. 기와를 구워 만드는 과정에서 붉은색이 된다. 지붕의 뾰족하고 경사가 매우 심하다.      



시청사 탑  꼭대기 전망대

220개 계단을 올라야 했다. 오른 보람이 충분했다. 사방팔방 멋진 경관을 선사한다.

성에 인접해 있는 평야와 구릉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황토색 빛깔 경작지가 보이고, 짙은 녹음에 덮인 나무숲이 성을 둘러싸고 있다. 성안 마을 여기저기에 감시 망루가 하늘을 향해 삐죽이 목을 내밀고 있다. 외부의 적을 살펴보기 위해서 세웠을 것이다. 외부의 적을 감시하기 위해 성벽은 이중으로 견고하게 세우고, 40여 개가 넘는 감시 망루를 세웠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1631년 막상 압도적인 화력으로 중무장한 40,000명이나 되는 제국군대가 몰려왔을때 높이 쌓아 올린 망루도 두터운 성벽도 속수무책이었다.   



로텐부르크 역사

로텐부르크에 정착지가 생긴 것은 서기 970년 무렵의 일이었다. 1070년에는 처음으로 성곽이 건설되었고, 이후 더 큰 규모로 요새화가 진행되었다. 1400년경에 도시는 전성기에 도달하여 이후 약 200년은 비교적 평화로운 시기를 보낸 듯하다.   


   

첫 번째 재앙 30년 전쟁

1618-1648년 30년 전쟁과 함께 로텐부르크에 재앙이 찾아왔다. 1631년 틸리(Tilly)가 이끄는 40,000명 제국군대가 로텐부르크에 몰려와 지옥문을 열어 제켰다. 로텐부르크가 항복하고 난 후, 살인강도 떼들은 도시를 약탈하고 황폐화한 후, 3개월 후에 떠났다.

3개월 기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구체적인 기록은 없다. 다만, 동일한 망나니 집단, 즉, 틸리(Tilly)의 제국군대가 저지른 마그데부르크 학살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마그데부르크(magdeburg) 학살사건」은 1631년 5월 20일 제국군과 가톨릭 연맹군대가 개신교 도시인 마크데부르크를 파괴한 사건이다. 30년 전쟁 최악의 학살사건이다. 약탈과 방화, 고문, 살인으로 25,000명 주민 중 20,000명이 학살당했다

로텐부르크 점령 후 가톨릭 제국군대가 저지른 만행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2차 재앙 흑사병

30년 전쟁이 다가 아니었다. 3년 후인 1634년 흑사병이 덮쳤고, 남아있던 인구마저 급격하게 감소시켰다. 그 결과 로텐부르크는 두 세기 이상 폐허 상태로 떨어졌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이나 변화가 차단되었고, 이런 이유로 로텐부르크의 16세기 건축물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역설이다

  


참고

- 30년 전쟁 / 마그데부르크 학살. 위키백과

- 로텐부르크, 중세도시가 가진 매혹적인 역사를 발견하라. germany-insider-facts.com (Rothenburg ob der tauber. Discover the fascinating history of this medieval town)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로테부르크 성문과 감사망루
성안 거리
성안 거리2
성안 거리모습
독일식 과자 슈네발렌(schneeballen)
성내 관광객 인파
로텐부르크 거리
크리스마스 박물관
시청사 탑꼭대기에서 바라본 전망
시청사 탑꼭대기 전망
시청사 탑꼭대기에서 내려다본 거리 모습
Plonlein 분수가의 작은 광장
성안 거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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