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정말 어렵고 고민하다가, 라면이라고 겨우 답 할 것이다. 요즘 아니 몇 년 동안 나의 최애 음식은 라면이다. 자주 먹는 것은 진라면과 열라면, 틈새라면, 컵라면에서는 육개장과 킹뚜껑이다. 매운 걸 좋아해서 꼭 청양 고추를 추가로 넣고 기분에 따라 야채나 다른 부수적인 것들을 넣는다. 기본적으로 매운 것을 더 맵게 하거나 진라면에 치즈와 계란을 넣는 것을 좋아한다. 파는 가능한 꼭 넣으려는 편인데, 파를 넣으면 국물 맛이 훨씬 좋아진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음식 이야기인데, 그러면 늘 라면에 대해 물어보다. 주로 어떤 라면을 좋아하냐, 고 물었을 때 좋아하는 라면과 더불어 자신들만의 소소한 팁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에 알게 된 한 카페 사장님의 레시피는 너구리에 감자를 넣는 것이다. 엥? 감자요?라고 되물었는데,, 그분의 어머니 레시피라고 한다. 얇게 썬 감자를 면을 넣기 전에 넣고 끓이는 것. 너무 익으면 으스러지니깐 조금 아삭 씹히는 정도가 좋다고 한다. 너구리는 특유의 맛이 있어서 뭔가를 넣을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계란조차 허용하지 않는 그 맛에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았다. 나의 좁은 식견에 반성을 하고 다음에 감자를 넣어 보기로 했다. 또 다른 지인은 다진 마늘을 넣는다고 했다. 국물 맛이 조금 더 깊어진다는데, 마늘은 생각해도 충분히 맛있음이 상상이 갔다. 마늘을 다져 넣고 후추를 톡톡. 라면의 꼬들함에 조금 진심인 지인은 면을 삶고 면이 익었을 때 면만 따로 건져낸 후 그릇에 담고, 그 국물에 계란을 계란 국처럼 풀어 끓여 면을 담은 그릇에 국물을 부어 완성한다. 조금 더 예쁘고 정성이 들어간 라면 레시피이다.
더워서 라면 먹기가 힘들 것 같지만 이럴 땐 쿠지라이식 라면을 먹는다. 일본 만화에 나왔던 레시피로 국물이 적은 조린 면? 같은 레시피다. 물을 적게 넣어 끓이다 계란과 치즈를 넣어 완성. 파스타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한동안 이 맛에 빠져서 매일 열심히 해 먹었다. 양파를 넣기도 하고 위에 뭔가를 얹기도 해서 열심히 먹었다.
나의 삶엔 여러 라면이 있다. 대학교 mt에서 막 군대를 제대한 선배가 끓여 주던 간짬뽕. 처음 그 맛을 접했을 때 너무 반해서 한동안 그것만 먹었다. 중학생 때 친구 집에서 매일 먹던 볶은 라면(면을 삶고 수프를 넣어 볶는다. 수프의 맛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 고등학교 매점에서 매일 먹던 참깨컵라면과 소시지, 대학교 내내 먹었던 짬뽕 라면 세트(짬뽕이지만 건새우와 건오징어만 들어있던..) 등등 라면의 추억은 가득하다. 짜파구리부터 순두부 열라면 등등 획기적인 레시피가 나오면 다들 어떻게 저런 레시피를 개발하는 걸까, 하는 존경심이 든다. 라면만큼은 세대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 시절에 먹던 그 라면 그대로 (물론 가격은 많은 변화가 있지만..) 라면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득 만들고 싶다. 아마 꽤 오랫동안 라면은 좋아하는 음식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