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내가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는 좋아하는 것은 바로 만화이다. 이 만화를 좋아하는 마음은 어릴 때부터 30대가 된 지금도 여전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의 손을 잡고 처음 간 대여점에서 본 첫 만화책은 '안녕, 자두야!'였다. 당시의 대여료가 100원인지, 그 이하인지는 기억이 안 난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땐, 반 친구들과 로맨스 물을 봤다. 그때 본 만화가 '궁'같은 만화였다. 한국의 하이틴, 로맨스 코미디물에 빠졌을 때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 새로 친해진 친구는 만화 덕후였다. 우리는 매일 방과 후 만나 만화책을 빌리고 근처 떡볶이 집에서 떡볶이를 먹고 헤어졌다. 집에서 각자 만화책을 보며 문자로 감상을 보내고 다음 날 반납을 하러 또 만났다. 원피스, 나루도, 블리치(흔히 원나블 세대라고 하는)를 시작으로 데스노트, 신의 물방울, 헌터x헌터, 코난 등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만화책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대로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 친구와 만화를 자주 빌려봤는데, 그때 대학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누구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만화만 보다니 제정신 아닌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온종일 들었다. 만화는 오로지 재미로만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 같다. 공부 책을 따로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아직까지 만화를 보고 있고, 심지어 어른이 되어 돈이 생기니 직접 소장까지 하고 말이다. 과거로 갈 수 있다면 당시의 내게 지금부터 이상한 생각 말고 더 열심히 보고 용돈을 아껴서 한 권씩 모아두라고 전하고 싶다. (지금은 만화책이 너무 비싸다)
얼마 전 새로 알게 된 만화책을 고민하다가 주문했다. 만화는 그 자체로 굉장히 좋은 작품이다. 액션물은 액션물대로, 판타지는 판타지대로, 로맨스는 로맨스대로. 큰 감동이나 울림이 있기도 하고 작가들의 상상력에 무릎을 치며 감탄할 때도 있다. 이런 스토리에 이런 멋진 그림이라니, 한 컷 한 컷 소중히 봐야 한다. 이제는 나의 이 취미를 사랑하게 되었다. 부끄럽지도 않고 부족해 보이지도 않는다. 늘 바뀌어 가는 것들 중에 여전히 내가 마음 바쳐 사랑하는 것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앞으로도 계속 즐겁게 만화를 보자. 언젠가 만화책으로 한쪽 벽을 가득 채우게 될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