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엄마들이 한 번쯤 고민하는 영어유치원 이슈
뉴질랜드에 가는 것이 정해지기 전 막 한국나이 5세가 된 우리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었다. 뉴질랜드에서는 유치원을 바로 다녀야 하기에 혹시 준비가 안되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였다. 당시 내가 정말로 보내고 싶었던 한 곳은 영어유치원 원장님이 영어와 유아교육을 함께 전공한 분이셨기에 탐이 났다.
# 학원으로 분류되는 영어유치원, ‘언어’와 ‘보육’을 둘 다 잡을 수 있어야
영어유치원은 보내면 확실히 영어교육에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나마 영어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수업을 해본 입장에서는 조금 망설여 진다. 해외에 나가서 유치원을 다니는 특수한 경우는 한국 친구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이 원어민 친구들이기에 막상 한국어로 서로에게 떠드는 것이 타 국가 친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배우고 영어를 더욱 쓰고자 노력하다. 하지만 영어유치원은 결국 한국인 친구들뿐이다. 선생님과 대화할 때 빼고는 소통하는 시간도 줄 뿐더러, 친구들과 소통할 때 아무리 영어를 쓰라고 이야기를 해줘도 유치원 생들에게는 잘 안 들리는 경우가 더 많다.
한 번은 내가 들어가는 5살 반 수업에 짖궂은 여자아이가 한 남자아이에게 바지를 내려보라며 장난을 친 적이 있었다. 남자아이는 바지를 내리다 못해 속옷까지 내리는 일이 벌어 지고야 말았다. 원어민을 대신하여 영어 100% 수업에 참여하던 나는 그 반 담임이셨던 한국인 선생님께 한 번 더 이야기하여 아이들의 일을 해결했다. 하지만, 학원시스템이 더 강한 영어유치원의 경우, 누리과정 보육을 함께 실행하는 교육에 비해 확실히 규칙을 익힌다거나 인성적인 부분을 다져나가는 것이 약하다.
유치원 시기는 아이들이 사회성을 익히고 EQ를 발달시키면서 규율이라는 것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이며, 아이들이 몸에 좋은 습관이 배도록 하는 즉, 공부가 알맹이라면 그 알맹이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빚는 그러한 시기이다.
보통 처음 영어유치원 상담을 가면 원장님들이 내세우는 것은 “어머니, 저희 유치원은 영국식 ***사의 교과과정을 쓰고 있고요…” 또는 미국의 어떤 유명한 출판사의 교재를 쓰느냐 일 것이다. 그것보다도 유치원의 전반적인 커리큘럼이 아이의 한국 누리과정도 커버해 줄 수 있느냐는 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 뇌발달에 중요한 만 4세, 5세, 6세 시기, 언어 뿐 아니라 다방면의 균형적인 발달이 필요
스스로 사고 하고 자기표현 하는 방식을 적립해 가는 만 4세, 모국어로 자기표현을 하고자 할 때 제2외국어가 들어서면서 혼란해할 가능성도 있다. 만 5세 이후 언어적 능력이 발달할 때 영유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영어유치원을 꼭 보내고 싶다면, 선생님들이 보육에 얼마나 정성을 기울이는 지 꼭 확인하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감정조절 능력을 키우고 EQ발달을 고조시킬 수 있는 만 4~6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보듬어 주며 친구들 과의 관계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 받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뉴질랜드에서 다녔던 유치원의 경우, 영어로 배우는 내용의 다수가 친구와의 관계 그리고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나와 내 가족과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로 아이의 자존감의 기틀을 닦을 수 있는 분야의 교육이 많았다. 영어로 미국 교과서의 미국 역사가 아닌 한국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영어유치원이 있다면 정말 금상첨화일 것이다. 또는 최근 사립 유치원들도 영어교육의 시간을 많이 늘리고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면서 영어유치원 못 지 않은 교육 컨텐츠 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유치원을 선택할 때에도 영어유치원도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해 보되 아이가 다방면으로 발달할 수 있는데 지대한 공을 세울 수 있는 그런 교육기관과 동반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영어유치원을 고민하는데 엄마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은, 아이의 종착지가 외국 고등교육 과정인지 한국 고등교육 과정인지이다. 간혹 여러가지 이유로 (주로는 다문화 가정) 국제학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들도 있다. 한국의 정규과정이 아닌, 해외로 나가야 하는 경우들이 그러하다. 수학 같은 경우는 한국 아이들의 수준이 월등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오히려 한국 교과과정을 잘 따라 가다가 독해가 되는 아이들이 외국에 나가서 적응하는 것이, 국제 학교를 다니다가 한국 정규과정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수월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한국 수능을 미국 대학들에서 받아주고 있다. 그래서 영유를 다니며 영어를 미리 하더라도 국어와 수학 역시 영어 만큼이나 꼼꼼히 해줄 영유를 선택하기를 추천한다.)
# 영유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영어 스피킹이 아니다! 뇌발달이다.
Bi-lingual 두 가지 언어를 쓰는 뇌는 executive function 이 잘 발달한다. 그래서 뇌발달에 좋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제2외국어 환경에도 많이 노출 시켜주고 싶다면 영유는 좋은 선택이다. 제2외국어가 꼭 영어일 필요는 없다. 중국어나 다른 언어여도 되지만, 영어를 미리 하면 입시에도 장점이 크다. 영유 보낼 때도 기억하자. 아이가 당장 영어 아웃풋이 안보인다고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의 뇌는 긍정적으로 발달하고 있을 것이다.
영어유치원의 선택에 앞서 엄마가 아이의 앞으로의 교육과정에 대한 로드맵을 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이의 성향 및 누리과정에서 꼭 거쳐야 하는 EQ발달 또한 IQ와 함께 적정 히 받을 수 있는지를 잘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조건 영어유치원이 좋지 않다 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의 교육은 대학과정까지 치면 15년 이상을 바라봐야 하는 장기 마라톤이다. 그 큰 그림안에서 전체적으로 연결이 될 수 있는 일부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