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배울 기회
왜 나는 아이가 둘이 된 걸까. 왜 내게 두 딸이 왔을까. 쌍둥이 임신이 힘들 때마다 나는 질문했다.
나는 종교가 없으므로, 그 질문은 우주라던가 운명이라던가 삼신할매에게 던져졌다.
내가 알아차릴 수도, 가늠할 수도 없는 거대한 힘이 나를 예측불가능한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뜨린 기분이었다.
이 소용돌이가 나를 어디에 데려다놓을지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지만 알고 싶었다. 내가 이곳에 빠진 이유를. 그 의미를.
두 아이를 키우게 될 거라곤 평생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까지 내 삶엔 오직 나뿐이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에 내 시간을 모두 쏟아부었다.
아이를 키우면 내 시간과 에너지를 내놓아야 하고 희생이 따른다고. 그러기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늘 생각했다. 그래서 미루고 미뤘다. 그러다 아이를 낳는다면 외동을 낳기로 나와 타협했다.
아이들은 내 결심과 상관없이 왔다. 왜 둘일까. 질문을 하고 답을 찾다보니 내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다.
엄마가 된다는 건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동안 내안에 오직 나만 존재했으므로, 나는 아이 하나 갖고는 엄마의 사랑을 배우기 힘든 모양이다.
그래서 삼신할매나 운명이나 어떤 거대한 손이 이렇게 내게 말하는 것이다.
“넌 하나론 안돼. 둘이어야 제대로 사랑을 배울 수 있어.“
어떤 일에든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은 내게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럼 난 사랑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갔겠지.
아이를 키우는 마음은 단순히 타인을 배려하거나 이성을 사랑하는 것과 다를 것이다.
아이들이 나를 얼마나 변화시킬까.
혼란스럽지만 기대되고, 힘들지만 기쁘고, 걱정되지만 고마운 감정이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