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2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기회인 줄도 몰랐던 기회들(2)

강남 부동산은 옳았다

by 손프로 Mar 23. 2025

2024년 초, 자산재배치를 할 때 첫번째 플랜은 종잣돈을 빠르게 모으고 서울 집을 전세 낀 채로 팔아서 모든 현금을 강남 1주택에 올인하는 것이었다. 내가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지를 전세 끼고 매수한 뒤, 전세를 2번 돌리는 동안 돈을 최대한 모아서 입주하는 전략이었다. 개포 신축과 역삼동 구축, 잠원동 구축, 송파구 신축, 이촌동 구축까지 투자 범위에 들어왔다. 하지만 희망회로를 돌리는 동안 강남은 빠르게 가격을 회복했고, 불과 몇 개월만에 수억씩 올라 앞자리가 바껴 있었다. 강남 집값이 오르는 속도는 내가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빨랐고, 돈을 모아서 매수하는 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고가 단지의 경우 가격의 등락폭이 크고, 전세가의 출렁거림도 크기 때문에 평범한 월급쟁이에게 리스크가 더 크게 느껴졌다. 나의 그릇이 아직 강남 아파트를 담을 만한 크기가 아니었다. 또한 강남에 집을 산다는 것은 결국 실거주를 고려해야 하는데 굳이 강남에 거주하고 싶은 생각도, 최고 학군지에서 아이를 교육시키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만약 거주하지 않고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투자금 대비 수익이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투자 관점에서는 비용 대비 편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If~

돌이켜봤을 때 내가 거주하고 싶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은 많은 비용을 내고서라도 거주하고 싶어하는 곳이기에 강남으로 갔어야 했다. 강남 아파트를 보유하는 것은 자산적으로나 심리적인 관점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었다. 게다가 예상치 못했던 2025년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 3구는 더 올랐고,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지정되면서 거래도 어려워졌기 때문에 그나마 규제가 없었던 시기에 갔어야 했다. 강남은 온 국민의 관심대상이고 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를 할 때가 많다. 규제도 없고 가격도 쌌던 23~24년은 강남으로 갈아탈 수 있는 최고의 타이밍이었다.




Tip 1. 하락장에서의 투자법

23년과 24년은 서울의 좋은 아파트들도 지난 상승장 가격 대비 20% 정도 빠져 있던 시기였다. 가격이 많이 싸졌기 때문에 안전마진을 갖고 투자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그러다 금리도 내려가고 사람들의 심리도 서서히 살아나면서 좋은 지역일수록 가격을 먼저 빠르게 회복하더니 어느 순간 전고를 뛰어넘는 단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맞물려 강남 3구 아파트값은 활활 타올랐다.

전고 대비 하락률은 초보 투자자에게 안전마진을 갖게 해주는 안전장치이기도 하지만 상승 기류가 감지되는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전고 대비 하락률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앞으로도 수요가 몰릴 곳을 "선점"하는 것이었다. 투자자에게 싸게 사는 것은 중요하지만 전제는 "가치가 있는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다. 지금은 바겐세일이 끝나가는 시기이므로 전고대비 하락률이라는 수치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좋은 물건을 싸게 사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Tip 2. 자산을 불리는 갈아타기

갈아타기를 하려면 내 집을 싸게 팔더라도 상급지 집을 싸게 사면 된다. 내 집을 5천만원 싸게 팔고 이사갈 집을 1억 싸게 사면 되는데 감정이 개입하는 순간 그런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 내 집을 비싸게 팔고 저쪽 집을 싸게 사고 싶지만 세상에 그런 경우는 확률적으로 낮으며 모든 우주의 기운이 모아져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두 단지의 가치를 살펴보고, 10년 뒤 어떤 단지를 소유하는 게 더 자산 가치가 있을지 생각해보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이전 12화 기회인 줄도 몰랐던 기회들(1)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