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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매도를 실행하다

집도 인연이 있다

by 손프로

25년 6월은 자고 일어나면 호가가 오르는 시장이었다. 매수자들은 눈앞에서 수천만원이 오른 가격일지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계좌가 나오기만을 기다렸고, 매도자들은 계약일 대비 수억 오른 시장 가격에 속앓이를 하며 소유권 등기를 넘겼다. 매물은 없고 살 사람은 많으니 부동산에서는 없는 매물을 만들어서라도 팔기 위해 집을 팔 생각이 없냐며 매물을 급구했다. 무섭게 오르는 랠리 속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누군가 신고가를 찍으면 다음날 또다른 누군가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금리 인하 기조와 공급 부족, 똘 1에 유리한 세금 정책, 상급지에 대한 욕망 등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폭주하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우리 집도 매도 우위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26년 1월이면 임차인 계약 만기이기 때문에 그 시기에 맞춰 실거주할 매수인을 만나면 더 좋은 가격에 매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매도 결심을 하자마자 단지의 터줏대감이신 일잘러 사장님께 매도를 의뢰했다. 바로 3팀이 집을 보러 왔고, 마침 본인의 집을 선매도하고 자녀를 위해 이 단지에 꼭 거주하고 싶어하는 실수요자가 매도 의사를 밝혔다. 최종 협상에서 매매가를 조금 더 높여 받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는데 일잘러 사장님의 탁월한 협상력으로 목표했던 매도가에 거래를 할 수 있었다. 월요일에 매물을 올리고 그 주 금요일에 바로 매도를 했으니 심장이 쫄깃한 5일이었다. 아직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않은 단지가 많은데 신고가를 찍고 매도를 했으니 매수자에게도, 부동산 사장님께도 모두 감사했다. 똘 1에 비하면 드라마틱한 수익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인프라를 누리면서 행복하게 거주했고, 하락장을 잘 버텼고, 3년 보유하면서 2억 넘게 올랐으니 고마운 집이었다. 1세대 1주택이라서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을 받아 절세도 할 수 있었다.




If~

만약 25년 6월에 매도를 하지 못했더라면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2년 동안 매도가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물론 2년 동안 더 보유하면 전세가도 오르고 매매가도 올라가겠지만 갈아타고 싶은 단지의 상승률을 따라가긴 어려울 것 같았다. 더 늦어질수록 지각비만 늘어나고, 기회의 문은 점점 닫히는 것처럼 느껴져 최대한 빨리 똘 1을 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Tip. 매도의 기술


매도를 할 때 한 부동산에만 내놓기도 하지만 급한 경우 수십 군데의 부동산에 연락을 돌리기도 한다. 래포가 잘 형성되어 있는 부동산이 있다면 한 군데에만 우선적으로 내놓고 대신 중개 수수료를 미리 협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법정상한수수료율이 있지만 매수나 매도 전 수수료율을 조정하면 수백만원을 아낄 수 있다.


"단독매물로 진행하면 수수료율을 조정해주실 수 있을까요?"


또는 기한을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0월까지 매도 부탁드려요. 그때까지 매도가 안되면 다른 부동산도 같이 내놓을게요."


반면에 언제 어디서 매수자가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군데에 매물을 내놓으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 물건이 저층이거나 비선호동이라면 최대한 많은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매도하는 게 좋다. 부동산 사장님께 인센티브를 드리는 것도 방법이다.


"O월까지 매도해주시면 법정상한 수수료 다 드리겠습니다."


매도를 잘하려면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게 처음부터 잘 팔릴 만한 물건을 사는 것이다. 조금 더 비싸도 선호동의 선호층을 사야 내 집이 먼저 팔릴 수 있다. 요즘은 투자자들보다 실수요자들이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만한 집을 사야 한다. 동이나 층이 좋거나 전망, 수리 상태 등이 좋아야 내 물건을 1순위로 매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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