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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Feb 07. 2024

그림책은 만능 치트키

13화 그림책 활동

3그림책을 이용한 수업은 마음 치료 독서 활동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짧은 글이지만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크기 때문에 요즈음 그림책은 더 이상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가 따로 나오기도 하지만 요즘은 구분하지 않고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이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초, 중등을 위한 수업이라면 그림책을 이용한 활동은 책 쓰기 단계의 초반에 넣는 것이 적합하다.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한 차시의 수업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자신의 기억을 꺼내서 정리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자신이 쓰게 될 글의 방향을 정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번 수업에서 책 쓰기 수업을 위한 그림책 활용은 진행했다. 하나는 1화에서 언급했던 <이게 정말 나일까>, 또 하나는 '3화 질문이 왜 중요할까?'에서 '브레인 라이팅' 활동의 일환으로 <아름다운 가치사전 1,2>의 일부를 읽고 가치에 대한 생각을 쓰게 하는 활동이었다.


이번 화는 수업에서는 활용하지 않았지만 차시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그림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 책은 <나는 기다립니다>(다비드 칼리 글/세르주 블로크 그림, 문학동네)를 이용한 활동이다.


- 종이를 잘라 책의 모양으로 묶은 종이책과 빨간 실을 준비한다. 책 쓰기 수업의 시작 단계라서 강의에 대한 기대, 첫 느낌을 쓰게 하거나, 그림책이 담은 본래의 의미와 연관 지어 '지금 자신이 기다리는 것'을 주제로 생각과 기억을 꺼내는 활동이다.


우선 출판사에서 올린 1분 정도의 짧은 영상을 본다.
다음으로 책의 실사판을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학생 수만큼 준비되어 있으면 각각 나눠주고 보는 것이 좋다.)
모두가 책의 디자인을 살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훑어보게 한 후, 생각하는 시간을 충분히 준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학생들의 반응을 살피며 글과 그림을 꼼꼼히 읽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NNcrhFw-apY&t=9s


이 책에는 마침표가 없다.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을 끝없이 풀어지는 끈을 통해, 기다림이 의미하는 크고 작은 무게감을 짚어내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기다리는 것에 대해 깊이 성찰하도록 안내하는 그림책으로 기쁘고 슬프고 아팠던 순간, 가슴 졸이던 인생의 시간을 만나게 하는 그림책이다.


- 책을 만들 재료가 준비가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노트에 여유 있게 칸을 만들어 페이지를 대신하게 하거나 도화지 한 장을 책으로 접어 활동할 수도 있다. 빨간 끈 대신 색연필을 준비한다. 이때, 빨간 끈으로 이어지는 의미, 관계의 소중함, 지켜내야 할 것을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이 빨간 끈임을 강조한다.


기다림은 자칫 지루하고 힘든 것일 수 있지만 살아가는 내내 겪어야 하는 축복이 될 수 있으며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이어지는 관계의 풍성함 행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하면 좋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기다림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어린 시절 어떤 순간을 기다렸나요?
그동안 무엇을 간절히 기다려본 경험이 있나요?
지금 여러분은 무엇을 기다리나요?


몇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는 영상의 제목처럼 '지금 학생들이 기다리는 것'에 대해 생각을 펼치도록 한 후에 종합해서 한 편의 글로 정리하게 한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기다림'과 '관계', '행복'에 대한 이야기들이 모아지며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수업의 마무리로 학생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친구들이 만든 책을 하나로 묶을 경우,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명이 함께 책을 만드는 활동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수업이다. 또한 책을 쓰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의 활동으로도 매우 적합하다.




<고함쟁이 엄마>(유타 바우어, 비룡소)를 이용한 활동은 마음 백과사전 만들기다. 엄마의 고함에 충격을 받아 온몸이 산산조각 부서진 펭귄. 머리는 우주로 몸은 바다에, 두 날개는 밀림으로 부리는 산꼭대기에, 꼬리는 거리에 놓인다. 아이가 느끼는 무서움과 놀람의 충격을 온몸이 흩어지는 것으로 표현한 작가의 표현이 기발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YlObt142wLE


화가 난 엄마와 에너지 넘치는 자녀와의 갈등은 미안하다는 말과 따뜻한 포옹으로 마무리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가 느끼는 마음의 변화는 엄청난 진폭을 겪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경험으로 안다. 그런 마음에 대하여, 마음의 변화 과정에 대하여, 아픔에 대하여, 상대에 대하여, 나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활동이 될 수 있는 수업이다.


여러분의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마음이 찢어질 때는?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할 때 내 마음의 모습은?(상태는?)
마음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내 마음은 어떤 색일까요?
왜 그 색을 선택했을까요?


질문에 대한 답을 바탕으로 시나 생활글, 그림으로 표현하게 해서 서로의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앞서의 그림책과 마찬가지로 공저책의 한 꼭지로 활용해도 좋다. 독자적인 책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고함쟁이 엄마> 역시 책의 주제를 잡기 전, 자신을 찾활동으로 준비하면 좋을 듯하다.


그림책을 이용한 활동은 학생 수만큼 그림책이 준비되면 좋다. 최소한 몇 권이라도 준비되어야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책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짧은 영상이나 교사가 지닌 한 권의 책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이럴 경우에는 EBS 지식채널 e 영상을 활용해서 여러 가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도 책 쓰기 수업의 시작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다.


-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 (인터뷰 그림책)

   ; 작가가 0세에서 100세까지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사람들의 대답을 모아서 만든 인터뷰 그림책

- 물이 되는 꿈(아코디언 병풍책)

   ; 루시드 폴이 노래하고 이수지 작가가 그린 한 편의 시 같은 아름다운 노랫말 그림책

     아코디언 북 또는 병풍처럼 펼쳐지는 독특한 매력의 책

- 도망가자(노래가 된 그림책)

   ; 선우정아의 노래에 곽수진 작가가 그린 그림으로 만들어진 그림책

- 도시다감(감성사전_부천 시민들이 만든 책)

   ; 부천시민의 삶과 기억, 일상의 감성이 담긴 글귀들이 모여 한 편의 도시 문학으로 탄생한 책. 어린이부터 노년까지 각 세대의 일상적 감성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부천 시민이 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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