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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ry Oct 26. 2020

(12) 태국: 방콕

alone in timemachine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이 간지러움도 내가 베트남에 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아침 7시 비행기를 타야 해 자정쯤 미리 공항으로 향했다. 남은 돈으로 스타벅스 프라푸치노도 마시고, 잠자기 좋은 의자를 찾아다니다 포기하고 공항 이곳저곳을 누볐다.

새벽 다섯 시쯤 되니 탑승구를 통과할 수 있었다. 여권과 탑승권을 검사하던 직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여권을 받더니 대뜸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재롱을 피웠다. 마지막으로 남은 바트를 쓰려고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시간이 됐다. 비행기를 타러 가기 전, 여권과 탑승권 검사를 마치고 비행기가 있는 곳까지 버스를 타과 이동했다.

비행기 계단을 올라 승무원에게 여권과 탑승권을 보였다. 오른쪽 또는 왼쪽 통로를 이용하라는 말을 기대하고 있는 나에게 돌아온 말은 뜻밖이었다.

‘너 왜 오늘 왔어?’

이해가 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승무원의 손은 탑승권의 날짜를 가리키고 있었다. 맙소사. 나는 정확히 24시간 빠르게 움직였고, 두 번의 검사를 모두 무사히 통과해 지금 비행기 안에 황당한 채 서있게 된 것이었다.

다시 직원들과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돌아가 표를 오늘 비행기로 바꾸기로 했다. 

‘표는 24시간 전에만 바꿀 수 있어.’

비행시간 23시간 45분 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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