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개구리 기획자들 Dec 22. 2019

OKR로 뭐하지 (4) 기획자의 태도, 그리고 OKR

제품뿐만 아니라 나도 OKR이 필요하다.

이렇게 좋은 툴이라면서, 제품에만 적용해야해?

나에게도 OKR이 필요해


2020년! 사람들은 참 십 단위를 좋아한다. 무언가를 이룰 것만 같았던 2020년이 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괜스레 2020년에 의미부여를 더해보며, 회사원 그리고 기획자로서 인생 목표를 정리해보자.


아듀 2019! 모두 올 한해도 고생 많았습니다!



OKR(Objective Key Results)에 대한 개념 설명은 이전 글에서 확인하세요. :-)




어떤 역할에 대한 목표를 세울 것인가

회사에서 사업이나 프로덕트 단위의 OKR을 세우곤 한다. 하지만 개인 OKR을 세우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다. 개인인 '나' 중에서도 '어떤 나'를 주제로 다룰 것인지 결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나'라는 사람은 수많은 역할을 가지고 있다. 하루에 가장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회사에서는 동료, UX 디자이너, 프로덕트 오너일 뿐만 아니라, 엄마의 딸, 친구, 지인, 그리고 나 자체로의 모습과 역할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한다. 역할별 OKR을 하나씩만 세운다 하더라도 1년이 빠듯할 정도이다. 이번에는 '동료'의 관점에서 내가 더욱 '나'다울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워보자.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질 것인가

먼저 Dream을 고민해 보았다. OKR의 가장 상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dream을 세우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Dream을 고려한 이유는Objective에서 '이 목표를 왜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OKR을 이루는 과정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의 출발점도 도달점도 사람이다.

올 해를 되짚어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해이기도 하다. 바로, 사람의 중요성이다. 특히, 회사에서 사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동료, 리더, 팀원,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역할은 없다. 한 사람의 작은 행동과 태도가 나비효과를 만들어 예상치 못한 영향과 결과를 안겨 주기 때문이다. 다사다난한 일을 겪으며,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았다.


언제나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감각이 합해져 한 사람의 태도를 만들고 언어를 탄생시키니까.
누군가를 추억할 때 떠오르는 건 실력이 아니고 태도의 말들이었다.
<태도의 말들: 사소한 것이 언제나 중요하다> 엄지혜


능동적, 똘똘한, 성실한, 센스 있는. 

좋은 표현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모습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모습은 "함께 일하고 싶은"이다. 




Dream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OKR이 필요할까?
어떤 Key result를 완료했을 때 Objective를 이뤘다고 할 수 있을까?



Dream.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 되기

이 문장에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실력이 좋고 능력이 뛰어난 것도 중요한 역량이다. 그럼에도 단순히 일의 퍼포먼스나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수준에 그치고 싶지 않다. 개발 실력이 비상하더라도 고집불통일 수 있으며, 기획력과 아이디어는 뛰어나더라도 실행력이 약할 수 있다. 이 모든 밸런스를 맞추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간과하기 싶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태도'이지 않을까?

환상의 존재, 풀 스택 개발자 그리고 같이 일 하고 싶은 동료



Objective. 매너가 묻어나는 사람 되기


Manners maketh man.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명대사 


영화 <킹스맨>에 나온 명대사인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 처럼, 매너가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을까? 그렇다면 매너를 대변할 수 있는 Key results는 어떤 게 있는지 세 가지를 추려보았다.



Key Result 01. 나의 포지션과 도메인에 대한 올곧은 사상 갖기


프로라면 자신의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상식이며 매너이다. 프로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상응하는 돈을 받는다면 모두 프로이다. 

그렇다면 나의 전문성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의 포지션과 도메인에 대한 올곧은 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대변할 수 있다. 즉, 내가 현재 몸을 담고 있는 도메인, 포지션, 이슈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상태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새로운 이슈에 대해 대등한 위치에서 건설적인 토론을 나누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 모범답안을 제안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가 보자.



Key Result 02. 선향 영향력으로 선순환 만들기


성선설이나 성악설에 대해 나의 생각을 묻는다면 나는 중립을 택하고 싶다. 타고난 성질보다 환경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서로 돕지 않는 종은 사라지고,
서로를 돕는 종은 많은 자손을 남기게 됐다.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오랫동안 유지되며 회자되는 인물은 이타적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닐까?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연구에 따르면,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생물은 생존과 번식을 도모하기 위해 호혜적 이타주의를 택한다고 한다. 나의 이익보다는 남의 안녕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결과론적으로는 나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을 자연도 알고 있다.

호혜적 이타주의(Reciprocal altruism)는 생물학적 이타주의의 일종으로,
다른 개체가 언젠가 자신을 도와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자신을 희생하여 다른 개체를 돕는 행동을 뜻한다.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가 계산적이면 어떤가. 유전자와 자연이 방증해 주는데, 나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당장은 내가 손해보다도 괜찮다는 믿음이 생긴다. 이 작은 믿음을 나를 만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Key Result 03.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히 여기기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
<우아한 형제들 -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법>


<트렌드 코리아 2020>에 따르면, '삼신 가전(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빨래건조기)'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해주는 것에 소비하는 밀레니얼 가치관이 확산하고 있다. 


나의 시간만큼 상대방의 시간도 중요하다. 일을 하다 보면 물리적인 비용을 아끼는 데 집중하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직접적인 돈을 지불하진 않지만, 더 큰 가치를 지닌 시간과 감정을 소비한다. 

회의 전에 안건을 미리 안내하기.
함께 일하는 업무의 맥락과 진행상황을 먼저 공유하기.

단순히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이런 작은 실천들이 더해진다면 일하는 시간들이 조금은 더 풍요롭지 않을까?




기획자의 인생 OKR "Dream.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 되기"
 Objective. 매너가 묻어나는 사람이 되기
  Key Result 01. 나의 포지션과 도메인에 대한 올곧은 사상 기르기
  Key Result 02. 선향 영향력으로 선순환 만들기
  Key Result 03.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히 여기기


내가 만나는 첫 번째 고객은 '동료'라는 점을 잊지 않으면서

이상적이고 거창한 목표들을 세워보았다. 구체적인 액션과 끝맺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다소 OKR의 취지와 다를 수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결책이 단번에 툭 튀어나오기보다는 오랫동안 곱씹어보며 깨달음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올바른 액션을 수립하고자 한다. 


<출처 - @insidestory_kr  생각노트 트위터>


비록 박사(Ph D., Doctor of Philosophy)가 아니더라도 이런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내 행동, 말, 의사결정에 작은 영향을 주고, 짧지 않은 인생 중 언젠가는 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항상 잘 영글은 영감을 전해 주는 생각노트의 글을 한 번 더 상기하며 이 글을 마쳐본다.



작가의 이전글 OKR로 뭐하지 (3) 함께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도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