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개구리 기획자들 Jun 09. 2021

요즘 MZ세대가 대화하는 법

코시국서비스 분석(4) 트렌드가 이끈 커뮤니케이션 문화



편지가 지난 몇 달 혹은 몇 주 간의 안부를 묻는 의사소통 수단이라면

전화는 지난 몇 시간의 안부를 묻는 의사소통 수단이고,

문자는 얼마 전의 안부를 묻는 의사소통 수단이며,

카톡은 지금 이 순간의 안부를 묻는 의사소통 수단일 것이다.


편지에서 전화로, 전화에서 문자로, 문자에서 카톡으로. 

스마트폰 등장 이후 우리의 소통의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MZ세대들은 한순간도 손에서 폰을 떨어뜨리지 않은 채 지금도 '불소'를 하고 있다.

불소(불타는 소통)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만큼 소통에 진심인 MZ세대들은 어떻게 대화를 나눌까.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보다 더 새로워지고 다양해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살펴보자.



클럽하우스


어쩌면 가장 오랫동안 선호되어왔던 음성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전화'라는 형태로 아직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텍스트에 익숙해진 MZ세대들에게는 '폰 포비아'가 등장할 정도로 외면당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음성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진화시켜 폭풍처럼(?) 등장한 것이 바로 클럽하우스다.


내가 원하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방(room)에 입장해서 말하지 않고 듣기만 해도 된다. 지루하면 바로 나올 수 있다. 음성 커뮤니케이션이 스마트폰 시대를 맞이해 전문성과 폐쇄성이 더해져 클럽하우스라는 형태로 다시 태어났다.

전문성

클럽하우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대화 주제 아래 다양한 클럽과 방이 생겨난다. 대화가 이루어지는 '방'은 주제에 대해 (보통은) 전문성을 가진 스피커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전문성이 참여자들을 방에 입장하게 만들지만, 오히려 발언권을 얻지 않고 듣기만 하는 식으로 대화 참여를 (심리적으로) 제한하기도 한다.


폐쇄성

클럽하우스에 입성하려면 초대장이 필요하다. 누구나 클럽에 가입하고 방에 들어가 음성으로만 이루어지는 대화에 참여할 수 있지만, 발언권을 얻으려면 손을 들어 허락을 구해야 한다. 클럽하우스는 이러한 폐쇄성을 통해 클럽하우스 사용자 스스로가 '특별한 사람'이(된 것 같다)라는 가치를 부여한다.


+ 클럽하우스가 최근 반짝하다가 시들해진 이유는 어쩌면 이러한 특성들이 대한민국 MZ세대의 가치관과 다소 어긋났기 때문은 아닐까. (참조: https://www.yna.co.kr/view/AKR20210411039000017)




스냅챗


시작은 어쩌면 스냅챗이었다. SNS의 본격화를 이끈 페이스북의 '피드'라는 단순한 형태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영상 메시지' 아이디어는 꽤나 파격적이었다. 

전통적인 '텍스트 메시지' 혹은 스트리밍 이전의 '비디오' 형식의 소통을 벗어나 최초로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택한 스냅챗은 오히려 다른 SNS들이 라이브 기능을 탑재하도록 만들었다.

흥미성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우리는 주로 텍스트와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보다 생동감 넘치는 대화를 위해 사진 이미지를 첨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냅챗 이전에는 영상 통화만 생각했지, 영상 메시지를 거의 대화하듯이 주고받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여기에 영상을 즉석에서 꾸밀 수 있는 다양한 효과까지 제공한다. 


실시간성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메시지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계속해서 대화에 참여가 필요한 기존의 영상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영상통화보다는 실시간성이 덜해졌다. Z세대들이 통화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할 말이 떨어졌을 때 침묵이 싫어서’, ‘상대방의 말에 즉시 대답해야 해서’, ‘통화하는 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없어서’ 등으로 조사되었다(출처: 이투데이). 스냅챗은 생동감 있는 영상을 통해 대화를 하면서도 침묵이 없고, 즉시 대답하지 않아도 되며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다른 일도 할 수 있도록 실시간성을 살짝 뺐다. 




트위터 


트위터, 너무 옛날 SNS 아니냐는 당신. 당신은 Z세대가 아니거나 '불소'를 즐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트위터의 주 이용자의 88%가 2~30대로(출처: 조선일보), 이 중 80%의 유저가 하루 10번 이상 트위터를 이용하고 50%의 유저가 3시간 이상의 시간을 트위터에서 보내고 있다(출처: 동아일보). 트위터가 오래도록 사랑받으며 열띤 토론의 성지가 될 수 있던 비결은 익명성과 개방성에 있을 것이다.

익명성

정체를 숨기는 악플러가 익명성의 폐해이기도 하지만, 보다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트위터의 이용자들을 이 곳에 묶어두고 있다. 주변 친구들과 나누기 힘든 정치 이야기나 몰래하는 덕질을 하는 등 다소 한정된 주제의 대화가 많이 오고 가지만, 그래도 헤비유저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익명성을 더한 텍스트 커뮤니티는 어느 정도 '먹혔다'고 할 수 있겠다.


개방성

트위터에서 가장 칭송받는(?) 기능 중 하나는 역시 'RT(Re-twitt)'일 것이다. 누군가 트위터에서 발언을 하면 여기에 이어 나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작성할 수 있는데, 이런 시스템이 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더욱 개방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RT가 또 다른 RT로 이어지며 '트친' 간의 관계도 개방되어가게 만들어주고 있다.




브이라이브


우리는 이제 친구가 아니라 내가 동경하던 스타들의 실시간도 함께할 수 있다. 팬의 마음(팬성)은 커뮤니케이션도 복합화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영상도 보고 싶고, 목소리도 듣고 싶고,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댓글을 남기고 싶은 다양한 마음을 모두 반영한 대표적인 서비스가 브이라이브다. 

복합성

연예인이 팬들과 소통하고 싶을 때 브이라이브를 켜면 영상통화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Voice Only로 전화하듯이 목소리로만 대화를 할 수도 있고, 팬들은 댓글로 반응을 한다. 연예인과의 다양한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지원으로 팬들을 모으고, 자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커뮤니티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팬성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더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싶은 마음. 브이라이브를 비롯한 다양한 팬 커뮤니티 서비스가 등장한 이유가 되겠다. 코시국으로 인해 공방(공개방송)을 뛰지 못하는 팬들의 마음을 달래고자 '언택트 콘서트'를 브이라이브를 통해 방송하는 연예인들도 생겨났다. 일반 이용자의 팬심뿐만 아니라 자신의 팬들과 소통하고 싶은 연예인의 팬심을 양방향으로 만족시켜주게 되었다.




트렌드가 이끈 커뮤니케이션 문화와 서비스는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 중 스테디처럼 자리 잡아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서비스들도 있지만, 반짝하고 사라질 서비스도 있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이 단순 이미지+텍스트 피드 중심에서 라이브로 서비스를 확장했듯이, 다양한 서비스들이 현재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발전해나가야 스테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밥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