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무리 하며
나는 화려한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았다.
누구의 집 마당에도 있을 법한 꽃, 부엌의 된장국 냄새, 아이들의 까르르 웃음, 장마를 피해 돌아온 고양이의 야윈 모습처럼, 삶 구석구석에 숨은 소소한 장면들을 적고 싶었다.
그 작은 장면들은 눈에 띄지 않지만, 돌이켜보면 우리의 하루를 지탱해 준 힘이었다.
고단한 날을 버티게 해 준 밥 한 숟가락,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 아이가 쥐여 준 종이 카네이션 한 송이….
그 모든 것이 모여 삶은 여전히 살 만한 것이 되었다.
나는 글을 쓰며 배웠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고, 늘 우리 곁의 평범한 풍경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사람은 그 희망을 발견하고 나누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이 모든 순간들을 가능케 하신 분이 계심을 고백한다.
하루하루 작은 빛으로 우리 곁을 지켜주시고, 흔들리는 삶에도 길을 놓아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 은혜가 아니었다면 이 글들도, 이 삶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글들을 읽는 이 또한 자기 곁에 숨은 꽃을 발견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꽃을 주신 하나님께 조용히 감사드리며 고백하기를 —
“삶은 여전히, 충분히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