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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는 민들레 Nov 18. 2024

19년 차 초등  보건교사의 학교 내 생존법

업무조정 회의에 절대 안건을 올리지 말아라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보건교사라면 학교에서 열리는 업무조정회의에 절대 안건을 올리지 말아라.  
안건으로 올리는 업무는 어차피 네가 하게 되어있다.

 업무조정회의에 안건을 올리면 너는 업무도 고스란히 하게 되고 학교 내에서 왕따, 은따를 당하게 될 것이다. 업무 하기 싫은 보건교사로 비난도 받고 공동체에 협력하지 않은 교사로 낙인찍힐 것이다.

초등학교 업무조정회의는  민주적 절차를 가장한 다수결에 의한 업무 몰아주기다.

다만 네가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거나 학교를 그만두어도 되는 경제력에 소유자라면 업무조정회의에 안건을 올려도 좋다.

-19년 차 평범한 보건교사의 학교 내 생존법


교감선생님의 전화

옆 보건실에 전화가 울렸다. 선생님이 공손한 태도로 전화를 받고 끊었다.

-선생님, 교감선생님께서 올라오신다네요?

-뭐 때문에 올라오신데요?


-몰라요. 시기가 업무조정 시기잖아요. 업무 때문인 것 같은데요. 

-무슨 업무조정? 우리가 2년 전에 양보할 것 양보하고 받을 것 받았는데 아직도 더 받아야 할 것이 있나 보네요. 전임 보건선생님은 쎄니까 아무 말 못 하다가 저희가 오니까 슬금슬금 업무가 하나 둘 넘어오네요.


-제 생각에는 미세먼지 업무를 조정하려는 것 같아요. 작년 부장도 올해 부장도 매번  저희가 미세먼지 업무 협조  때마다 은근히 보건업문데 자기들이 하는 것처럼 말하지 않던가요?

-맞아요. 매번 그랬죠.  일단 오시면 무슨 일인지 들어보고 어떻게 할지 이야기 나눠보게요. 



역시 업무조정

교감선생님께서 웃으면서 보건실에 들어오셨다. 셋이  회의용 탁자에 마주 앉았다. 나는 교감선생님께 보리차 한 잔을 드렸다. 우리가 교육지원실에 내려가도 되는데 본인이 직접 올라오니 미안하기도 했다  교감선생님께서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업무조정 기간이잖아요. 미세먼지 업무를 담당하는 부장님께서 다른 학교는 보건교사들이 대부분 미세먼지 업무를 하고 있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교사가 이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업무 조정 요청서를 쓰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부장이 원래대로 계획을 세우고 보건선생님들은 자료집계에 미세먼지 점검표를 제출하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업무를 더 해주시면 어떨까요?  부장이 미세먼지 업무 자체를 보건선생님이 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는데 제가 우리 학교는 보건실 이용학생도 많고 하니 계획을 원래대로 주관부서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습니다. 그랬더니 계획은 하시겠다고 하더라고요.

맞았다. 우리가 예상했던 이유다. 그래도 교감선생님께서 통째로 업무가 날아오는 것은 막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옆 보건선생님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기간제 보건교사다. 그 선생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면 내년에도 계약이 이루어져야 하니까.


-교감선생님 전임 교장선생님께서 그 부분에 대해 업무조정을 하셨습니다. 저 전근 오자마자 미세먼지 업무를 부장이 하니  양성평등업무를 가져가라고 하셔서 생활부에서 제가 가지고 왔습니다. 보건수업도 그 업무를 안 하는 조건으로 더 많이 가져왔고요. 그런데 갑자기 업무의 일부를 가져가라고 하니 저는 좀 당황스럽네요.

-선생님, 일단 업무조정해 달라고 요청서가 올라왔습니다. 제가 그 선생님을 설득해서  계획은 하신다고 하시니 선생님도 좀 양보하는 것이 어떤가요? 솔직히 지원실 부장들이 수업하랴 업무하랴 너무 바쁩니다.


-교감선생님, 저희가 못하겠다고 하면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업무조정회의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양쪽의 입장을 업무조정회의에서 듣고 결정하게 됩니다.


속으로 생각했다. 업무조정회의? 업무조정회의에서 보건교사 편을 드는 바보 멍청이가 학교 내에 어디 있겠는가?  학교 안이나 밖이나 보건교사를 교사 취급도 하지 않는데. 보건교사 편하다는 인식이 만연한데 말이다. 지금까지 경험대로라면 회의에 참석하는 이들은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떻게 수업하는 교사에게 그런 업무를 줍니까?

-교사가 할 업무가 아니잖아요.

-미세먼지? 보건교사 업무 아닙니까?

-그 업무가 얼마나 힘들다고, 보건선생님들이 정말 너무 하네요.

안 봐도 비디오다.


19년간 학교 업무조정회의에 안건이 올라왔을 때마다 나에게 업무가 오지 않은 적은 거짓말 안 하고 단 한 번도 없었다. 안 하겠다고 하면 인근학교까지 '학교 공동체에 협력하지 않은 교사로'로 낙인찍는 것이 초등학교문화다. 특히 교육부가 교과, 비교과 나누고 난 후로 비교과 교사들은 학교 내 입지가 애매모호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번에 늘봄연구사 지원 자격에서도 초등교사 중 비교과 교사만  빼지 않았는가? 작년에 비교과 교사만 수당도 인상해주지 않은 교육부의 인식과 학교 내 구성원의 인식은 별반 차이 없다. 수업하는 교사가 미세먼지 업무를 왜 하냐고? 나는 수업 안 하냐고 반문하면 또 이렇게 말한다. 그까짓 것 몇 시간 수업하면서 디지게 말 많네. 저는 수업을 적게 하는 대신 업무가 많고 아픈 학생들도 수십 명 치료한다고 하면 '너 그 일하려고 왔잖아.'라고 말할 것이다.  이미 이렇게 말이 나왔다면 안 할 수 없다. 이것이 초등학교 생태계. 


초등에서 비교과 교사인 보건교사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주는 업무를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난 살아남아야 한다. 집 살 때 빌린 대출금도 갚아야 하고 애들 대학도 졸업시켜야 한다.  뭘 탓하랴. 돈 없는 날 탓해야지. 치사하고 더럽다. 하지만 살아남아야 하기에 일단은 교감선생님께

-교감선생님 너무 당황스럽습니다. 일단은 저에게 생각할 시간을 좀 주십시오.

-선생님 오늘 퇴근 전에는 알려주십시오.

-교감선생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교감선생님, 교감선생님의 입장이 얼마나 난처할지 이해합니다. 교감선생님께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제가 하는 일이 업무조정이잖아요. 생각해 보시고 말해주시면 됩니다.

-네



업무받아 들이기

보건실이 출렁출렁거렸다. 어지러웠다. 이를 어쩌란 말인가?  계획하는 사람이 업무 점검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교사가 할 일이 아니라고, 보건선생님이 해야 한다고 말했을까? 그의 눈에는 내가 교사가 아닌 걸까?  


기간제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선생님 저는 기간제 교사라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힘듭니다.

-네. 저도 선생님 입장 이해합니다. 제가 일단은 못하겠다고 업무정상화 회의에 안건을 올리자고 하겠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안건을 올렸는데 다른 학교처럼 통으로 다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죠?

-그러네요. 저도 그것이 가장 염려됩니다. 그래도 교감선생님께서 저희 사정을 알고 통째로 오는 것은 막아주셔서 감사하네요. 정말 학교에서 조용하게 있는 듯 없는 듯 살고 싶은데.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이렇게 조정하려는 관리자도 많지 않다.


아픈 학생들을 치료하며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학생들이 없는 시간에 짬을 내어 교육지원실에 갔다오기로 맘 먹고 옆기간제 선생님께

-선생님 계획한 사람이 점검하는 건데 너무 부당하네요. 일단은 교감선생님께 업무조정회의에 안건을 올린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교감선생님을 찾아갔다.

-교감선생님, 그냥 안건에 올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교감선생님도 많이 힘드실 텐데요.

-아닙니다. 선생님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습니다.


교감실에서 나와 보건실에 가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안건에 올려도 어차피 내 업무일 텐데 말이다. 보건실로 돌아와서 옆 기간제 선생님께

-선생님, 그냥 업무조정회의에 올린다고 말하고 왔어요.

-선생님, 교감선생님께서 그간 저희 어려움 많이 도와주셨잖아요. 몸도 편찮으시고요. 어차피 저희 일이 될 텐데요. 다시 생각해 보시면 어떤가요?

-근데 너무 이상하잖아요. 계획한 사람 따로 있고 점검하는 사람 따로 있고요. 차라리 담당부장이 저희에게 업무를 넘기겠다는 언질이라도 주었다면 좋았을 텐데요. 저는 그 부분도 섭섭해요. 행정실 직원들도 우리에게 업무 넘길 때는 미리 언질은 주잖아요. 같은 교사끼리 너무 한 것 같아요.

-선생님, 초등교사랑 우리랑은 같은 교사가 아니잖아요. 우리는 수당 삼만 원이고, 초등교사는 수당 이십만 원이에요. 같은 교사가 아닌 지 오래되었어요.

라고 말하며 웃었다. 나도 웃었다. 보건교사 수당이 이십삼년째 삼만원 인것이 이렇게 한 번씩 우리에겐 웃음거리가 된다.


-선생님, 그냥 교감선생님께 저희가 한다고 하면 어떤가요?

-그게 좋겠네요. 저번에도 초등 담임선생님들이 아픈 학생 보호자 연락을 저희에게 하라고 했을 때 교감선생님께서 교육청 매뉴얼대로 담임교사가 보호자랑 연락하라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아는 후배는 관리자가 후배에게 직접 보호자 연락하라고 했다더라고요. 그래도 교감선생님께서 현명하시고 다른 관리자들에 비해 중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려고 하시긴 하잖아요.  서류 몇 장 만들고 혹시 교육청에서 점검 오면 며칠 힘들면 되는 일이니 그냥 저희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교감선생님께 저희가 하겠다고 말하고 와야겠네요.

-네. 그렇게 하는 것이 맘 편할 것 같아요.


-그리고 괜히 업무 정상화 회의에 안건이 올라가서 미세먼지 업무가 통째로 날아온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행정실에서 그간  잘하던 공기청정기 설치와 관리, 노후차량관리, 차량 2부제 등의 업무도 저희에게 주려고 할 거예요.

-맞아요. 불보 듯 뻔하네요. 행정실도 지금 미세먼지 업무를 초등교사가 하니까 그 업무를 조용히 하는 걸 거예요. 만약 저희가 다른 학교처럼 그 업무를 모두 하게 된다면 행정실도 말하겠죠? 업무를 계획한 사람이 전부 하는 거라고.

-그럼 또 업무 조정회의가 열리고 보나 마나 통째로 다 저희 업무가 될 거예요.

-네. 그럴 거예요. 통째로 날아오는 것을 막으려면 부당하지만 그냥 받아야 될 것 같아요.

-그러네요.



민주주의를 가장한 학교 내 업무조정회의

-교감선생님,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갑자기 왜요?

-어차피 업무 조정회의에 올라가 봤자 저희에게 그 업무가 올 것이 뻔하니까요.  그냥 하겠습니다. 또 업무조정회의 구성원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등교사들이 많은 그 회의에서 보건교사 입장을 들어줄 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학교에 이년만 있으면 나갑니다. 조용히 이년만 업무하고 나가겠습니다. 문서 몇 장 만들고 하루이틀 힘들면 되는 일들로 여러 사람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선생님, 업무 조정회의는 행정실직원 2명, 공무직원 2명, 초등교사 3인입니다.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학교에서 업무갈등이 있으면 민주적으로 회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학교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업무조정을 신청하신 선생님 말씀대로 교사가 할 업무는 아니다는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었고 선생님들 입장도 알고 있기에 업무조정 회의에 올리기 전에 협의를 해보려고 했습니다.

업무조정회의에 들어가는 초등교사도, 행정실도, 교육공무직원도 다 우리편이 아니다. 가뜩이나 행정실과 업무갈등도 많은데 행정실이 우리 입장에 서줄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다.


-교감선생님 교사가 할 일이 아니다고 하셨는데 저도 교사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업무가 교육활동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그간 수없이 초등교사와 업무가 중복되었을 때 초등교사나 관리자에게 듣던 말이다. 교사가 할 일이 아니다.  교감선생님의 말이 요즘 학생들 표현대로 나를 빡치게 했다. 교감선생님께서는 매우 당황해하시면서

-아니 수업을 주업으로 하는 일반교사를 칭한다는 것이 표현이 잘못되었네요. 죄송해요. 선생님. 그냥 업무 조정회의에 올려요. 회의에 올리지도 않고 선생님께 업무가  올 것이라고 단언하지 마세요. 회의결과 업무가 오게 되면 그때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생님께서 하시면 됩니다. 선생님께서 그런 이유로 업무를 하신다고 하시면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아닙니다. 교감선생님께서 중간에 얼마나 입장이 불편할지 이해됩니다. 일단 일 년 해보고 문제점이 생기면 제가 다시 업무조정을 신청하겠습니다.

-처음부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제가 그냥 그렇게 하라고 하겠는데요. 제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저는 학교라는 곳은 그 어느 곳보다 민주적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도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교감선생님, 학교가 민주적인 조직이면  좋겠지만 학교는 전혀 민주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곳이 아닙니다.  교감선생님께서 얼마나 애쓰시는지, 얼마나 합리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려고 하는지 잘 압니다. 그냥 제가 하겠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일 년 하고 그럼 다시 이야기하시게요.

-네.

일 년 후에도 업무조정 회의에 나는 이 안건을 올리지 않을 것이다. 올려봤자 어차피 또 내가 하게 될 것이고 운이 좋지 않으면 업무를 통째로 받아오게 될 것이 뻔하니까.


가만히 있으면 물어 뜯기지 않는다. 내 업무 아니라고, 업무조정회의까지 가겠다고 발악하면 너덜너덜 찢겨져 상처나고 흉진다.


교감선생님께는 미안했다. 그분은  내가 업무고충을  말하면  보건교사 입장에서도 단 한 번은 생각 해 보는 관리자다. 그간 내가 만난 초등학교 관리자의 대부분은  나 같은 미비한 존재는 고려하지도 않았다.



생존하려면  참아라

- 선생님 교감선생님께 그냥 저희가 한다고 했어요.

- 잘했네요. 선생님 내년에 그 업무가 오면 제가 하겠습니다.

-아니에요. 선생님. 제가 받아오기로 했으니 교감선생님께 제 업무로 분장해 주라고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까지 나보다 약자인 기간제 보건선생님께 업무를 밀어서야 쓰겠는가? 나라도 나보다 약자에게 함부로 하지 않는 이가 되고 싶다.


오후에 우리에게 업무를 미룬 부장이 보건실에 왔다.

-선생님, 제가 운동부 학생들 데리고 1주일 출장을 다녀와야 해서요. 구급약품을 좀 챙겨주실 수 있나요?

-네.

기간제 선생님과 구급약품을 챙겨주었다. 부장선생님은 올해 운동부 예산이 많이 깎여서 구급약품도 제대로 못 사고 예전과 다르게 학생들 지원도 많이 줄었다고 했다.  본인 차를 가지고 먼 곳까지 운전하고 가야 한다고 하니 괜히 짠한 마음이 들었다. 나랑 기간제 선생님은 고생 많다고, 잘 다녀오라고 말했다.


부장선생님이 가시고 내가 기간제 보건 선생님께

-선생님, 정말  업무 가져오기 잘했네요. 저렇게 바쁜데 이렇게 라도 도와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 마음 약해지지 마세요. 우리도 힘들 때 많잖아요. 우리 수당은 삼만 원, 부장수당은 십오만 원. 담임수당은 이십만 원.

이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기간제 선생님도 분명 속으로 나처럼 생각했을 것이다. 업무 가져오기를 잘했다고.




생존하려면 부당함을 말하지 말라

비교과, 특수교사 단톡방에 상담선생님께서

-특수 선생님 말씀처럼 정령평가 평가기준안을 다시 살펴보니 그러네요. 우리 업무 하는데 업무 곤란도가 학년 교육과정 운영, 교무업무라고 되어있네요. 그럼 우리는 업무 없음이 되네요. 이의제기는 다음기회에 해 보기로 해요. 우리 업무도 있는데, 그 부분을 굳이 세분화해서 우리를 으면 초등 담임교사들이 반발할 것 같아서 그러네요. 그냥 작년처럼 업무 '있음'.' 없음'으로 하면 좋았을 텐데요.

아마도 학교에서 성과상여급 정량평가 기준안을 교내 쪽지로 보냈나 보다. 나는 그 기준안을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보면 속만 상하니까. 요즘 정량평가 기준안을 만드는 시기인가 보다. 보건교사 단톡방에 기준이 너무 하다는 의견이 많이 올라오는 걸 보면 말이다.


초등학교 보건교사들이여 성과상여급 정량평가 기준안에 관심 갖지 말아라. 네가 기준안을  조금만 너에게 맞게 바꿔주라고 하면 득달같이 초등교사들이 달려들 것이다. 이 사안도 부당하다 말하면  왕따, 은따, 욕심 많은 보건교사, 자기들이 뭘 한다고, 자기가 담임교사보다 힘들어 등의 비난이 따라온다. 가능한 정량평가 평가기준안을 만드는 위원회 자체에 위원으로 참석하지 말아라.

나는 상담선생님 톡에

-이의제기해도 들어줄 사람 없어요. 그냥 원안대로 가시게요.

라고 댓글을 달았다. 교과, 특수 선생님들이 카톡 댓글달기에 울고 있는 이모티콘으로 답했다. 하지만 아무리 울어도 학교 내에서 우리를 동정하는 이는 없다. 학교 밖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의 인정과 사랑만 있으면 된다

그냥 조용히, 묵묵히 내 일만 열심히 할 것이다. 학교 내 구성원들은 비교과의 고달픔을 몰라줘도 학생들은  알아준다. 또한 그들이 몰라주면 어떠하리. 학생을 위해 내가 일하고 있으면 된다. 내가 학교에서 일 때문에 힘들 때 언제나 날 위로하고 힘이 되어 주는 이는 교직원도, 관리자도, 학부모도 아닌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이 알아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학생들의 인정과 사랑이 나에겐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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