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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이렇게 아이들에게 친숙해도 되는 걸까?

6학년 음주예방 수업 이야기

by 민들레

오늘도 어김없이 보건실 앞 복도에서 학생들이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를 여러차례 외친다. 분명 2학년이다. 2학년 복도에 보건실이 있으니까. 도대체 저 노래는 무슨 뜻일까? 검색해 봤다. 아파트를 클럽으로 만들어 술 마시고 밤새 놀자는 노래였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아파트를 클럽으로 만들었을까?


큰 아이에게 "아파트라는 노래가 리듬은 참 좋은데 의미가 완전 쾌락주의더라. 아파트를 클럽으로 만들어 술 마시고 놀자는 노래던데."라고 말했다. 큰 아이가 웃으면서 "엄마, 아파트라는 술게임이 있어."라고 말하면서 아파트라는 술게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럼 그 술게임을 초등학생들이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복도에서, 화장실에서, 운동장에서, 화단에서 외치고 다니는 거네. 너무 어처구니없다."라고 말했다. 코카인이라고 말하고 마약에 취한 것처럼 춤추는 코카인 댄스가 생각났다.


술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지정한 마약성 물질이다. 그런데 이렇게 학생들에게 곁에서 친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남들이 인정하지 않는 교육자인 나는 이 노래가 이제는 불편하다. 멜론차트 1위라고 부르고 다니는 우리집 아이들에게 이제 엄마 앞에서는 부르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학생 때 만해도 술 마시면 몽롱해지는 기분을 즐겼다. 술 마시면 억눌렀던 감정을 마음대로 표현해도 타인들이 귀엽게 봐줬다.


아이들을 키우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술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몽롱한 정신보다 맑고 깨끗한 정신이어야 했다. 해야 할 일들이 항상 쌓여있었다. 술로 시간을 버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억눌렀던 감정을 술로 표현하는 것은 비겁하다. 인간으로서 망가지는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다. 이젠 술을 마시지 않는다. 왜냐면 학생들에게 음주의 폐악에 대해 가르치면서 학생들 뒤에서 술 마시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술 마시는 엄마의 모습, 술 마시는 아내의 모습이 아름답지 않고 추하다는 것을 잘 안다. 금주를 한지 꽤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술은 한 번씩 날 유혹한다.


이 수업은 매년 6학년 학생들에게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우리가 왜 술을 선망하며 살고 있는지, 술은 어떤 위험이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수업하였다. 술의 위험은 청소년 음주의 위험성을 위주로 가르쳤다.



술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친숙함. 정말 심각하다

학생들은 음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보호자가 음주를 하는 학생은 22명, 하지 않는 학생은 4명이었다. 보호자가 흡연을 하는 경우는 한 반에 6명 내외다. 흡연은 나쁘다는 사회적 인식이 만연한 반면 술에 대해서는 유독 관대한 사회다. 술로 인해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훨씬 많은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술에 대해 관대한 걸까?

학생들에게 술 마신 경험을 물었다. 술을 마셔본 학생은 22명이었다. 주스나 물인 줄 알고 실수로 마신 경우가 13명, 술맛이 궁금해서는 4명이었다.


어른들이 술을 권해서 마셨다는 학생이 반마다 10명 내외였다. 도대체 누가 초등학생에게 술을 권하는 걸까?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이들의 지인들이다. 학생들이 늘 보고 배우는 어른들이 아무렇지 않게 학생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고 권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이 술은 어른들에게 배워야 하는 걸까? 이들은 초등학생이다. 한 번 정도는 마셔도 괜찮다고, 치킨에는 맥주라며 마시라고도 했단다.


술을 권한 어른들은 학생들이 술을 마시면 웃거나 잘 마신다고 칭찬했다고 한다. 자녀는 술안주가 아니다. 당신이 조금 웃고자 술자리의 분위기를 조금 띄우고자 아이에게 술을 권하는 어른이 아니길 바란다.


초등학생에게 담배 한 번 피워보라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 왜? 흡연은 해롭다고, 흡연은 중독될 수도 있고 흡연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고? 그럼 술은 위 항목 중 한 가지라도 해당하지 않는 것이 있는가? 술도 해롭고 술도 중독될 수 있다. 집에서 얌전히 마시면 타인에게 피해를 안 준다고? 당신의 자녀가 술 마시는 당신을 보며 뭘 배울까? 난동을 부리지 않고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도 당신의 자녀는 술에 대한 관대함을 당신에게 배울 것이다. 그것이 곧 타인에게 주는 피해다.


학생들에게 어른이 되었을 때 술을 마실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음주계획이 있는 학생은 15명, 없는 학생은 9명이었다. 다른 반들도 대략 이 정도 되었다.


다른 반에서는 취하고 싶어서, 다른 사람과 술 마시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술을 마신다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도대체 누구랑 약속되어 있냐고 물었다. 아빠, 이모부, 할아버지, 할아버지 친구들, 엄마, 동생, 친구들, 아빠 회사 삼촌들 등 다양했다. 모두가 외로운가 보다. 술친구가 없어 학생들이 성인이 되면 술 마시기로 약속한 걸 보면 말이다. 술안주가 맛있어서 술을 먹겠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술 마시면 어른들이 기분이 좋다고 해서 마시겠다는 학생도 있다. 술부심뿐만 아니라 술 마시는 것이 멋있어서 마시겠단다. 어른들이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며 술을 마셔 스트레스를 풀겠다는 학생도 반마다 1명 이상 있었다.

술을 마실 계획이 없는 학생들 중에 다른 반에서는 술의 폭력적 이미지가 싫다는 학생이 있었다.


아직 대학에 가려면 멀었는데도 대학생활을 해야 하니 음주를 하겠다는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집 큰아이가 생각났다. 큰아이는 알코올분해 효소가 없어서 그런지 술을 마시면 온몸이 빨갛게 된다. 아이는 대학 신입생 환영회 때 술을 못 마셔서 선배나 동기들과 친해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모든 친목행사 때마다 술이 등장했고 술 마시지 못하는 자신은 늘 소외되었다며 술을 못 마시는 자신을 한탄했다. 대학의 대부분의 친목행사에 술이 등장했단다. 내가 대학을 졸업한 지 26년 정도 되었는데 지금도 대학문화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모두가 술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마음대로 감정을 표출하고 그것을 진솔하다고, 인간적이다고 받아들이는 사회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힘들다.


나는 다양한 모임이 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술을 마시지 않아도 충분히 신나고 재밌다. 개그맨 유재석도 술을 못 마신다고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제일 재미있다. 술 마시지 않고도 신나고 인간적이며 솔직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것은 부모로서의 책무이다.



술방에서 우리 아이 구하기

어른이 되면 음주를 하겠다는 학생이 15명, 흡연을 하겠다는 학생은 4명이었다. 학생들은 왜 이렇게 음주에 대해 호희적인 것일까?

학생들은 주변에서 술을 즐기는 어른들을 많이 본다. 집에서 늘 술을 마시는 보호자들을 보며 학생들은 술에 대해 관대해진다. 특히 많은 가정에서 즐겁고 신나는 일에 술은 빠지지 않는다.


유튜브에 보면 술방들이 판을 친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들이 상업적인 이유로 술방에 출연하다. 자신이 선망하는 연예인이 술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은 무엇을 배울까? 학생들은 아마도 '술 마시면 저렇게 재미있게 놀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성인이 되었을 때 술 마시며 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신동엽의 '짠한 형'을 종종 본다. 유명 연예인이 신동엽과 술 마시고 웃고 떠들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진솔한 모습으로 포장된 추한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술방의 뒷부분에서는 대부분 혀가 꼬인다. 굳이 저렇게 까지 방송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래도 그는 어쩌면 초등학생들이 선망하는 연예인이 아니여서다행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영지의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을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신동엽의 '짠한 형'보다 구독자가 많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어린 연예인들이 많이 나온다. 나는 큰 아이에게 "이영지라는 연예인 정말 웃기더라. 입담이 너무 좋아. 어느 개그프로에 나왔냐?"라고 물었다. 큰아이가 웃으며 "엄마, 가수야! 고등 래퍼에 나온 가순데 웃기지? 개그맨보다 웃겨."라고 말다. 그의 술방을 여러 편 봤다. 보는 내내 너무 재미있어서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좀 기괴하고 많이 산만한데 이상하게 웃음을 줬다. 보는내내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가 술 없이 그런 방송을 만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충분히 술 없이도 즐겁게 어떤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연예인으로 보인다.


술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술방을 하는 많은 연예인들은 생각해봐야 한다.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어떤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다. 그들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사회적으로 그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쎈지 말이다. 연예인들이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


먹방을 보고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 학생이 17명이었다. 나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먹방을 보고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려 22명 중 17명이나 그런 생각을 해봤다고 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술마시며 재미있게 노는 영상을 자주 본다면 어떻게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아마도 먹방처럼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또한 술을 먹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오전 7시에서 오후 10시까지는 법적으로 술광고를 할 수 없고 방송에서 술광고 노래 사용도 금지됩니다. 왜 이런 규정이 있을까요?

라고 물었다. 그러자 두 명의 학생이

- 아침부터 사람들이 술마시고 해야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 영상을 보면 술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라고 답했다.

-현재 유튜브나 공중파에서 술 먹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앞으로는 술광고 뿐만이니라 술먹는 장면도 국회에서 법률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술광고만 못하게 하면 뭐합니까? 술먹는 장면이 무방비로 나와서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데 말입니다.


아래 링크된 신문자료 중 중요한 부분들만 정리하여 학생들과 함께 살펴봤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0901150900004


https://www.healthi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33

초등학생 자녀를 둔 보호자들이 보는 영상에 연예인들의 술 마시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보호자는 자녀와 함께 15세 이상 시청가의 영상을 볼 때는 음주장면이 나오면 시청지도를 해야 한다. 술 마시는 장면이 나왔을 때 '속상하다고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잘못이야.', '자신의 진심을 표현할 때 술 말고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하고 말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많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보호자들은 자녀와 영상을 함께 보는 것을 시청지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술은 세계 보건기구에서 지정한 마약성 물질이고 1급 발암물질이야

술은 에탄올이 함유된 음료를 가리킨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술을 마약성 물질로 지정했다. 우리나라 주세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 "주류"란 다음 각 목의 것을 말한다.
가. 주정(酒精)[희석하여 음용할 수 있는 에틸알코올을 말하며,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어서 직접 음용할 수는 없으나 정제하면 음용할 수 있는 조주정(粗酒精)을 포함한다]
나. 알코올분 1도 이상의 음료[용해하여 음용할 수 있는 가루 상태인 것을 포함하되,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 및 알코올을 함유한 조미식품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은 제외한다]
다. 나목과 유사한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알코올은 의존성과 독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약물의 의존성과 독성을 3이라고 했을 때 알코올은 독성은 1.5, 의존성은 2 정도 된다. 수업할 때는 나무위키의 알코올의 의존성과 독성에 대한 그림자료를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학생들은 알코올의 독성과 의존성이 담배와 비슷하고 사실과 마약류 예방수업에서 살펴봤던 대마초나 엑스터시보다 독성과 의존성이 높다는 것에 꽤나 놀라워했다. 술의 진실을 알려주는 어른들은 왜 없는 걸까? 돈이면 다 되는 세상에 이를 이용하는 악인들이 너무 많다.


대부분의 술은 소장에서 흡수되고 간에서 해독과정을 거친다. 간은 알코올은 아세트 알데하이드로 분해되고 이는 아세트 알데하이드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분해된다. 아세트산은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어 배출된다. 아세트 알데하이드가 1급 발망물질로 세포와 DNA를 손상시켜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된다. 술은 지방간, 간경화, 알콜성 간염, 간암을 일으킨다. 또한 췌장을 망가뜨려 당뇨병과 췌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위에 가서는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위궤양, 위염을 일으킨다. 술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알코올의 독성 성분이 뇌를 위축시켜 알콜성 치매를 불러일으킨다.



술 언제부터 살 수 있을까?

작년 이맘때 1월 1일이었다. 예쁘게 꾸민 큰 아이가 대학가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술을 한 번도 마셔본 적 없었기에 아이에 일단 한 잔 마시고 아빠처럼 온몸이 빨갛게 되면 마시지 말라고 당부했다.


술마시로 삼겹살집에 여학생 4명이 들어갔단다. 주인장이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 "여기 05년생이다. 잘해줘라."라고 말하고 술을 줬다고 한다. 친구들은 소주를 한 잔씩 따르고 마셨는데 자신은 겁나서 그냥 안 마셨다고 했다. 친구들은 부어라 마셔라 하고 자기는 깔깔거리는 친구들을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소주 한 병은 여학생 3명이서 나누어 마시고 친구들과 함께 버스 정류장에 갔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들이 다 버스 정류장에 흥건히 취해 볼이 빨갛게 되어가지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동창회를 열어도 될 정도였다고 한다.


많은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1월 1일에 성인 되는 첫날이라며 술잔을 기울인다. 성인이 되는 첫날을 봉사나 등산, 여행, 아르바이트 등으로 멋지게 시작할 수 있는데 왜 술로 시작하려는 걸까? 그런데 궁금하다 만 19세와 만 18세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12월 31일까지 미성숙했던 학생들이 1월 1일이면 성숙해지는 것인지 말이다.


술은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살 수 있다. 생일이 지나지 않아도 술이나 담배를 구매할 수 있다. 생일이 지났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다.


청소년 음주 왜 위험할까?

나는 청소년 음주의 해로움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청소년 음주의 위험성을 아래의 신문기사문의 중요 부분을 스크랩해서 학생들과 함께 읽었다. 성인 쥐와 10대 쥐에게 알코올을 주입하고 행동반응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통해 알코올이 성장기에 더 위험한 이유를 알려주었다.


청소년 음주가 위험한 이유? 알코올 중독 발전 가능성↑ < 건강정보 < 의료/제약 < 기사본문 - 엠디저널


https://www.youtube.com/watch?v=cn8VSFJvdos

성인 쥐와 10대 쥐에게 알코올을 투여하고 행동반응을 보여주는 실험영상



음주, 한 가족의 행복을 빼앗다

초등학생들도 생각보다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는 학생들이 많다. 자기들끼리 문제행동을 하는 같은 반 학생을 금쪽이라고 부른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엄마가 사망하고 금쪽이가 되어버린 학생의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많은 학생들이 이미 봤었는지 자기도 그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했다. 나는 학생들에게 만약 그 음주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면 금쪽이로 나왔던 그 아이는 어떻게 살았을지 의문을 던졌다.


술 절제하면 된다고? 알코올중독자들은 술 마시기 전에 그 사실을 몰랐을까? 인간은 그렇게 완벽하지 않다. 술을 마셨을 때는 나의 뇌는 내가 아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NR6e3Mwql4


취중진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다. 술 취했던 경험이 있는 이에게 물어봐라. 취중진담이 나오는지 말이다. 술 먹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고. 술 마시면 동물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막말하고, 폭행하고, 사고 치고. 술 마시고 인간적은 면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색을 먼저 해야 한다.



음주예방 교육 활성화 되어야 한다

40분 동안 열변을 토했다. 수업 후 음주 계획이 있는 학생을 다시 조사했다. 10명이 손들었다. 5명은 마음을 바뀌었다.


수업 직후에는 솔직히 김이 샜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준비해서 수업했는데 10명이나 성인이 되면 음주한다고?


그러나 나중에는 마음을 달리 먹었다. 술을 먹겠다던 5명이라도 구제해서 다행이다라고. 다른 반들도 5명 정도 구제했다. 6학년 4개 반 20명의 학생을 구제한 것만으로도 나 자신을 칭찬해 본다. 한 번 교육할 때마다 5명씩 줄어든다면 2번만 더 음주예방 교육을 한다면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에 주민등록증 들고 술 마시러 가는 학생들이 없어질 것이다.


이 수업이 학생들이 학교라는 교육기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는 음주예방 교육이 아니길 바라본다.


우리 집 아이들에게 물어봤더니 중 고등학교에서 보건수업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어쩌면 초등학교보다 중 고등학교에서 더 활성화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보호자가 학생들에게 음주를 권한다. 미디어가 학생들의 음주를 부추긴다.

학교만이라도 음주와 친해지려는 학생들을 막는 브레이크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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