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INA Feb 21. 2021

비워야 채워진다.

5 weeks to go : 하프 마라톤 트레이닝 중

꿈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넣은 심표 같아요. 


친구한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미국에서 모국어로 된 책을 읽을수 있다는 설레임, 전자책도 많지만 나는 아직도 책이 좋다. 내 손안에 들려있는 책, 한장 한장 넘기면서 상상할수 있는 이런 책을 읽다보면, 잘 때를 놓쳐 버리고 만다.  잘 쉬려면, 잠을 잘 자야 하는데 잠이 부족했던 한주였다. 제때에 적량의 시간의 잠을 자주지 않으면, 그게 나의 하루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부족한 잠을 캔디, 간식, 커피로 대체해 보지만, 더 잠을 설칠 뿐이고 나를 더 피곤하게 한다.


2월 15일 월요일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회색 하늘 눈이 온다고 했었는데, 아직이다.

5 weeks to go 리커버리 런과 함께 시작하는 한주의 시작, 고작 15분이지만 기분을 바꿔주기 충분하다.

사랑하는 친구와의 데이트에서 선물 받은 책을 읽다가 늦게 잠들었다. 나와 Tom Brady 의 유일한 공통점은 슬립 루틴 (sleep routine) 인데,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일찍 자서인데... 늦게 자니 늦게 일어나 진다. 큰일이다.  


2월 16일 화요일 트리플 세븐 , 스피드 런이다. 1.56 마일 16'35" 26 분. 일단 일어 나기를 하는데, 정신이 없다. 운동으로 잠을 깨어 본다. 루틴이 무너지는건 한 순간이다 싶다. 그래도 매일 아침 일어나 오늘의 출반선에 선다. 주준비가 되었던 안되있던, Ready or Not, 가본다.


2월 17일 수요일 땡큐 리커버리 런, 내가 좋아하는 런이다. 감사를 하니 감사할 일이 많아지는 걸까?

2.69 마일 16'44" 45분. 15분을 운동하는 아침보다 45분을 운동하는 아침 힘이 난다.


2월 18일 목요일 스피드 두 런스 런, 1.65 마일 17'31" 28:59분

어젯밤부터 눈이 아침까지 눈이 온다. 또 눈이 온다 라고 말할 수도 있었겠다. 그런데 알고 보면 오늘 처음 만나는 2021년 2월 18일 목요일 아침의 눈이다.  얼른 봄이 왔으면,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너무 나도 완전한 2월 목요일 눈 오늘 아침을 어둡게 만들어 버린다. 이유 없는 기대라는 게 이유 없는 실망을 만드는 순간이다.


내가 나라서 좋은 것처럼, 오늘은 오늘로 좋은데... 정성스럽게 눈까지 내려주는 겨울 아침 한 테, 자꾸 봄이 되고 여름이 되라고 하는 건 겨울한테 좀 미안한 마음 같다. 겨울, 그냥 겨울 해... 나도 그냥 나를 할게...

밤새 조용히 내린 눈으로 하얀 아침 어떤 기대도 부담도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시작해 본다.


2월 19일 드디어 금요일이다.

며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 인지, 정신이 없었던 금요일이었다. 저녁을 먹고, 눈을 감고 다른 것들을 하지 않고 과감히 자기로 했다.


2월 20일 토요일이다.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11시간 푹 자고 아니, 세상이 달라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늘을 봤다. 로제 샴페인 색깔의 하늘이 시작되고 있다. 나의 하루가 또렷이 보인다. 그래 이거지... 오늘은 13.1Km Dress Rehersal Run. 하프마라톤 드레스 리허설 같이 뛰어 볼 수 있는 아침이었다. 영하 3도의 아침에도 불구하고, 해가 반짝 나온 아침이 나를 들뜨게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글을 써서 생각을 다듬어 놓고, 광란한 밤이 지나간 것 같은 집을 치우고 나니 기분이 좋다. 이번주에 내린 눈으로 온세상이 아직 하얀 이곳, 차가운 공기가 코끝에 닿을때 그 느낌이 좋아서 자꾸 또 출반선 앞에 선다.


13.1K Dress Rehersal Run - 8.14 miles, 9'42" 1시간 19분


자의에 의해 타의에 의해 잡음이 가득했던 한주였다. 노래도, 파드캐스트도 아무것도 듣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숨소리, 바람 소리만 가득하다. 비워야 채워질 수 있는데, 내 욕심에 꾸역꾸역 채워 넣는다고 해서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다시 느꼈던 한주 끝에 또 이렇게 비워 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꿈으로 채워 넣으로 빨리 자러 가야겠다.


이전 19화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