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INA Sep 19. 2020

처음 가보는 10,000m를 준비하는 길

싱가포르 : 첫 10킬로미터 레이스  

일단 10,000m 달리기로 결심을 하고 결정을 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 해 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지금까지 제일 길게 달려본 거리는 실내에서 트레드밀 위해서 5마일을 달린 것이다. 그 거리만을 믿고 자만할 수 없다. 덥고 습한 싱가포르에서 밖에서 달릴 수 있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밖에서 달리는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그렇게 해보지 않은 일들, 가보지 않은 길들을 마주 하면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운다. 해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것들. 무엇이든지 해보고 싶은 생각이 1%이라도 있으면 해봐야 한다. 


2019년 1월 12일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1월은 덥다. 1월 아침 반팔을 입고 오차드 로드 (Orchard Road)로 달려 나간다. 그리고 보타닉 가든 (Botanic Gardnen)까지 달려가 봤다. 달려서 갈 수 있는 거리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UNESCO World Heritage Site으로 정해진 보타닉 가든의 매력에 점점 더 빠진다. 달려오는 것도 신이 나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보타닉 가든 안을 달릴 때도 너무 기분이 좋다. 내가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이런 아름다운 곳을 마음만 먹으면 아침에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


보타닉 가든, 싱가포르

2019년 1월 14일 중국. 1월의 중국은 춥다. 싱가포르에서 비행기로 약 6시간 중국 베이징 출장을 와서 호텔에 도착해서 아침에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하러 내려가기. 하루도 당연한 건 없는데, 또 내 하루가 일상이 되어서 당연하기를 바란다. 아무리 자주 출장을 다녀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워킹맘의 마음은 무겁다. 아침에 달리면서 마음을 다시 잡는다. 오늘 할 일을 정리하며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 나에게 주어진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들과 일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한다. 

지금이 제일 중요하다. 


JW Marriott Beijing


호텔 안 운동하러 가는 곳에 진열되어 있던 올림픽 성화봉들 그리고 프랑스 출신 근대 올림픽 경기의 창시자로 올림픽의 발전과 운동 추진에 인생을 바쳤으며 스포츠와 교육의 연관성을 주장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의 문장. 오늘 하루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살아내면 된다. 최선을 다해서 살면 된다. 

The most important thing in the Olympic Games is not winning but taking part: the essential thing in life is not conquering but fighting well.
- Pierre De Coubertin


피에르 두 쿠베르탱의 문장


2019년 1월 19일 싱가포르. 출장 후 무사히 다시 돌아온 싱가포르 따뜻한 1월의 주말이 감사하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보타닉 가든으로 뛰어나갔다.


보타닉 가든, 싱가포르


2019년 1월 20일 미국. 싱가포르 창이 (Changi) 공항에서 미국 (Newark) 논스톱 19시간 비행 후 도착한 미국 동부의 1월. 잠시 잊고 있었다. 미국의 1월은 아주 춥다. 익숙한 곳에서 느끼는 낯섦이다. 내가 누구인지 여기는 어디인지 비몽 사몽 보고 싶었던 사촌언니 집으로 간다. 정신이 없어도 옷을 갈아 입고 운동을 간다. 아침이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달리고 본다. 시차 적응을 그렇게 한다. 그렇게 미국 출장 내내 아침은 달리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시차를 무시해 본다. 매일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맨해튼이 보이는 뉴저지


2019년 1 26 싱가포르. 긴 출장이 끝나고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분명 내가 20년을 넘게 살았다 미국에 있다가 왔는데, 비행기가 싱가포르 공항 활주로에 닿을 때 마음이 놓인다. 나 집에 왔다. 1월이 따뜻한 싱가포르가 나의 일상이 그리웠다. 이렇게 1월의 트레이닝이 마무리되는듯했다. 싱가포르, 중국, 미국, 싱가포르. 언제 어디서나 아침이면 추우면 추운 데로 더우면 더운 데로 매일 아침은 달리기로 시작되었다.


멋도 모르고 처음 달려 보기로 한 10,000m 잘한 것 같다. 어느새 나의 아침이 나를 완전히 지켜 주고 있었다.







이전 03화 힘들다, 뛰어야겠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