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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05. 2021
고동 잡는 아이들
고동을 잡으러 바다로 나갔는데 만수였다.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나온 바다에서 고동을 잡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야 했다.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음에는 물 떼를 꼭 알아보고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름바다로 아이들과 함께 바다에 나왔다. 물이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조용한 관산리 앞바다가 소문이 많이 났는지 차 박하는 차들이 여러 대 정차해있었다. 모두 낚시를 하기 위해 먼 이곳까지 내려온 이들이다.
바다로 가는 길 언덕에서 새빨간 산딸기를 보고 모두 놀라고 말았다. 이제 산딸기 철이 지난 줄 알았는데 여전히 산딸기가 붉게 익어있었다. 산딸기의 단맛에 홀렸는지 벌과 날파리들이 정신없이 몰려들어 있었다.
산딸기에 관심을 두는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어서 고동을 잡으로 바다로 내려가고 싶어 한다.
주차를 계단이 있는 곳에 하지 못해 아슬한 클라이밍을 타듯 조심스럽게 바위를 잡고 바다로 내려갔다.
고동을 잡으러 이 바다에 올 때면 우리 가족 이외에 고동을 잡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두 팀이나 고동을 잡는 사람이 있었다. "언제 고동 잡는 곳이 알려졌지?" 조회수가 폭발적이었던 내가 올린 글을 보고 이곳까지 고동을 잡으러 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혼자서 해보기도 한다.
아이들은 고동을 잡는 것이 재미있고, 어른들은 발을 잘못 디뎌 아이들이 미끄러지기라도 해서 다칠까 걱정이다. 작은 고동도 큰 고동도 그냥 상관없이 아이들이 잡기 시작한다면 어른들은 될 수 있는 대로 큰 고동을 잡고 있다.
어른들이 바다에 발을 담그고 큰 고동을 잡자 마른 바위에서만 고동잡이를 하던 아이들도 바다에 발을 담그고 싶어 안달이다. 그러나 운동화를 신고 왔기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라고 할 수 없었다.
작은 게 한 마리가 기어가는 것을 보고도 아이들은 신이 났다. 여름 태양은 뜨거웠지만 언제나 바다는 선선한 바람으로 상쾌함을 준다.
고동은 적당히 잡아야 가장 좋은 법 더 고동잡이를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달래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다음날을 기약하면서 말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섬마을의 해안도로를 차를 타고 지나가는 시간은 가장 기분이 상쾌한 시간이다. 아슬아슬한 가파른 언덕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고기를 잡는 망태를 바다에 던져놓으면 눈먼 고기가 잡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언젠가 한번 망태를 바다에 던져 놓고 고기잡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긴 모가지와 긴 다리를 자랑하는 하얀 백로들을 보았다. 오늘따라 더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는 섬마을의 풍경이다. 해변길 드라이브를 마치고 마을을 거슬러 올라 큰길로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