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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산진달래 Jul 05. 2021

폭풍우친 다음날 시골 아침 산책

닭 울음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나오니 비가 온 후 아침 공기가 선선했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지난밤 세차게 비를 내린 회색 구름의 움직임이 모호하다. 다시 비를내릴 것인지 새벽안개와 함께 물러가고 맑은 하늘을 보여줄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듯 바람을 따라 움직였다.

한참 동안 하늘의 동태를 살피다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섰다. 차도 지나가지 않는 아침 6시 공동묘지까지 혼자서 산책을 나섰다. 동네 마실이나 마찬가지 거리이다.

어젯밤 무섭도록 바람이 불었지만 이제 꽃이 핀 깨밭도 붉게 익어가기 시작한 고추밭도 안녕이다. 모진 바람과 세찬 빗방울을 맞고도 견디어낸  자연은 더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홀로 우뚝 선 소나무를 올려다보니 하늘이 그림이다.  정글을 방불케 하듯 무성하게 자란 풀들이 하늘에 닿을 것처럼 바람에 흔들린다. 이제는 농부의 손마저 타지 않은 이곳은 말 그대로 청정지역이다.

총 초록의 산하가 오랜만에 수분을 충분히 받아들였다. 이제 더 진한 녹색으로 덧칠해 갈 날만 남았다.

폭풍의 눈 한가운데를 지나간지 불과 몇 시간이 안 되었다. 낮은 산을 지나자 드디어 저 멀리 다도해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맞으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잠시 바다를 바라보며 숨을 한번 크게 들이셨다.

이제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갈 시간이다. 언덕을 올라갈 때 밭둑에 매달린 토종 호박이 눈에 들어왔다.  내려가는 길 호박 기념사진 한 장 남겼다. 풍요로웠던 고향 여름의 상징 같은 호박이 반갑기만 하다.

나름 헐떡이며 올라갔다왔는데 2000보다.


아침 산책 2부는 놓치기 아까운 폭풍우친 다음날 여름 아침 섬마을의 해안도로로 바다를 보러 드라이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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