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아침에 걷기 좋은 산책로

by 약산진달래

산책을 시작한 지 벌써 일주일이 다 돼간다. 그런데 아직 만보를 걸어본 날이 하루도 없다.

비가 드디어 멈춘 것처럼 하늘이 잠잠한 아침이다. 혼자 걷기 좋은 길을 지나 한 블록 더 걸어갔다. 여름 아침에 걷기 좋은 산책로다.

이번에는 메타세쿼이아 길로 들어섰다. 새 보도블록으로 정비를 하고 사람들은 혼자걷기 좋은 길 산책로보다자전거 길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자전거길에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로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동네가 처음 들어설 때 부터 메타세콰어를 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는 메타세쿼이아를 도로의 가로수로 심지 않는다. 뿌리가 보도블록을 뚫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자동차 도로 쪽의 메타세쿼이아들은 반대편 나무들보다 약해 보인다. 새 보도블록 때문에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더 자라지 못할지도 모른다.

봄여름 가을 언제 걸어도 좋은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겨울에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메타세쿼이아 길을 지나 더 걷기를 시도해보았다. 이번에는 혼자 걷기 좋은 길로 다시 들어섰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빗물 웅덩이가 있어서 질퍽거렸다. 괜히 올라왔다는 생각을 한다. 무궁화 꽃이 피는 길이다. 한 나무에서 하얀색과 분홍색 무궁화 꽃이 같이 피는 줄 알고 놀랐다가 자세히 보니 옆 나무 가지였다. 이제 피기 시작한 걸 보니 무궁화 꽃길을 걷기 위해 몇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모퉁이를 돌아 마지막 혼자 걷기 좋은 길에 들어섰다. 지난겨울에 옮겨 심은 듯한 수국이 꽃을 피웠다. 겨울의 추위도 이기고 피어나다니 대단하다.

이 길은 음지라서 그런지 상사화 꽃이 피지 않는 한 사람들이 많이 걷지 않는 길이다. 음지길이지만 나라도 자주 걸어줘야 하는데 올해 들어 처음이다. 그만큼 산책을 하지 않았다.


산책로의 중심인 혼자 걷기 좋은 길과 메타세쿼이아 길을 끝났다. 아파트를 지나 도로를 건너 산 아래 도로로 들어섰다. 이도로는 차도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는다. 그래서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벌써 남도의 꽃 배롱나무꽃이 피기 시작했다. 한여름 남도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디서나 배롱나무꽃을 볼 수 있다. 여러 날에 걸쳐 번갈아 피고 져서 오랫동안 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꽃이다. 이쪽 사람들은 배롱나무꽃이라 하지 않고 백일홍이라고 불러서 내가 알고 있는 백일홍 꽃을 근처에서 찾아본 적이 있다. 배롱 배롱 하다 백일홍이 되었다는 구전 이야기를 들었다. 배롱꽃 피는 길이라 불러도 좋겠다.

산 바로 아래라서 그런지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칡 잎사귀가 치렁 치렁하다. 시골이라면 사람들이 사는 땅을 점령해가는 칡덩쿨이 무섭겠지만 도시에서는 칡덩쿨이 시원스러워 보인다. 보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지는 칡덩굴이다. 이 도시의 풀들은 자유로워 좋겠다.

공원 산책길을 향해 가는데 드디어 찬바람이 불어온다.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걷고 있는데 비가 내리려고 하는 것 같다.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을 거면 산책을 나올 때 모자라도 쓰고 다녀야겠다.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오는 길 비 오는 날 빗물 청소를 하는 관리실 아저씨를 보았다. 뭐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어린이집에서 심어놓은 방울토마토 열매에 시선을 주다 주인 잃은 핸드폰을 발견했다. 아마 나처럼 방울토마토에 정신을 뺏기다 놓고 간 것인지도 모른다. 분실된 핸드폰을 관리실로 잘 찾으러 오길 바란다. 혹시 새 핸드폰으로 바꾸고 싶어 놓고 간 것은 아니겠지 아직 배터리 전원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일부러 버리고 간 것은 아닐성싶다.

오늘 아침 걷기 좋은 산책로를 돌아 4000보 성공이다.~^^ 이 정도로 쭉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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