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놀라게 한풀꽃들
이 세상에 살아있는 것들은 쓸모없는 것은 없다고 했다. 사람들에게 자주 밟히지만 길가의 민들레도 예쁜 꽃을 피운다. 도시에서 살 때는 가장 작은 꽃을 피우는 야생화의 이미지는 민들레 하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골에서의 삶은 살아있는 작은 생명들이 꽃을 피우는 세상 속으로 나를 인도하고 있다.
시골길을 걷다가 지금껏 보지 못한 아주 작은 꽃을 발견했다. 그러자 또 다른 야생화가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예전에는 관심이 없었던 풀꽃들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하자 내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아주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세계이다. 작은 생명들은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히 피었다가 아무도 모르게 지며 자연의 순리를 따라 살아간다.
작은 꽃을 피우는 이 생명들에게도 이름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풀꽃, 들꽃, 야생화처럼 모든 것을 통틀어 부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이름을 알고 싶어 진다. 자세한 쓰임새도 궁금하다. 다행히 사진을 찍어 보여주면 이름을 알려주는 핸드폰 어플이 있어서 이름을 찾아볼 수가 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많이 찾아보는 야생화가 아니면 진짜 이름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비슷한 이름을 찾고 또 비슷한 이미지를 찾아본다. 이름을 알고 나서 풀꽃을 다시 보니 잡초처럼 쓸모없던 풀들이 먹을 수 있는 나물이 되고 약초로 변하기도 한다.
괭이밥, 떡쑥, 큰방가지똥풀, 고들빼기, 뱀딸기, 벌노랑이,
개불알풀, 살갈퀴, 광대나물, 멍석딸기, 흰곰딸기, 할미꽃, 꽃마리, 주름잎,
금창초, 자운영, 괭이밥, 덩이 괭이밥, 벼룩나물, 황새냉이꽃
이 작은 꽃을 피우는 생명들의 이름을 알아내자 더욱 친근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작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세상 속으로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어떤 야생화는 어린 시절에 많이 보았던 풀꽃이다. 그러나 관심과 거리에서 멀어지면서 잊혀졌었다. 어떤 야생화는 추억 속에 조차 기억되지 못한 풀꽃도 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존재하고 있었던 야생화다. 새롭게 등장해 꽃을 피우는 생명들도 있다. 아쉽게도 어떤 야생화는 이름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
길을 걷다 보면 여전히 제일 먼저 나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오랫동안 익숙한 것들이다. 화려함으로 크기로 익숙함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조금 더 작은 세상 속으로 나의 시선을 돌려 본다. 그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 아주 작은 생명들이 꽃을 피우는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크고 작은 생명들이 무명이나 유명이나 함께 어우러져 바람의 지휘에 맞추어 춤을 추며 아름다운 자연의 교향곡을 만드는 섬마을이다. 살아 있는 생명들은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진리를 작은 생명이 꽃피우는 것을 보며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