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머리가 무겁다. 이럴 때는 산책이 제일이다. 다른 아파트에 주차한 차도 집 앞으로 주차하고 쓰레기도 버릴 겸 산책을 나왔다. 앗싸 집 앞 주차장이 세 자리나 비었다. 급한 마음에 쓰레기박스는 아무 데나 내려놓고 차를 옮겨와 집 앞동에 주차했다.
건널목을 건너는데 빨간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다. 불났어요 불났어요 라는 말처럼 내 귀에 들려온다. 요란한 소방차도 초록빛 신호등에서 얌전히 기다릴 줄 안다.
산책하기 좋은 곳 요즘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 메타쉐콰이어길이다. 울통불통했던 인도 매트를 새롭게 정비를 하고 나서 자전거길이 걷기 좋은 길이 되었다. 요즘 이 길을 걸으며 느끼는 건데 걷기 위해 산책을 나온 사람들과 메타쉐콰이어 나무가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여름날의 나무는 걷기 위해 나온 사람들의 사람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있다.
나뭇잎 썩은 냄새와 함께 비가 온 뒤의 습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 가운데 발견한 신비로운 생명체 바로 버섯들이다. 버섯균들이 쏙쏙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생김새가 너무 앙증맞아 보인다. 빵 같기도 하고, 과자 같기도 하다.
이 작은 버섯들은 비가 온 후 잠시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여주다 해가 뜨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 산책로에 언제 이런 신비로운 버섯균들이 자랐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신기루 같은 아이들이다.
이 작은 요정의 무리 같은 버섯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된 것도 산책을 하면서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고 가기 때문이다. 언제나 똑같은 것 같은 평범한 산책길이지만 버섯 요정들이 사는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 오늘은 특별한 산책길이었다. 왼발 왼발 구령을 생각하며 걷는 길 버섯나라 요정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