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 그 바다를 생각한다.

조약도가사 동백숲해변

by 약산진달래

'바다에 가고 싶다 ', '산에 가고 싶다' 삶에 지친 사람들은 힐링이 필요할 때 여행을 떠난다. 나도 힘들고 지칠 때면 여행을 떠난다. 그 섬으로, 그 바다로 아무 생각 없이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여행을 떠난다.


어린 시절에는 바다와 산에 가로막혀있는 조약도 이 작은 섬은 답답하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어쩌다 이런 촌구석에 태어났는지 어서 자라 이 꽉 막힌 곳을 탈출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삶에 지칠 때면 언제나 생각나는 곳은 조약도 작은 섬이었다. 엄마 아버지가 계신 곳이고 내가 태어난 나의 고향, 그곳에는 산이 있고 바다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집 앞에서도 고개만 내밀면 볼 수 있었던 관산리 앞바다는 간척사업으로 육지로 변해 버렸다. 이제는 바다를 보려면 조금 나가야 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오랜만에 자가용으로 섬을 한 바퀴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바다라는 이미지를 갖춘 곳이라면 모래사장이 깔린 해변이다. 이 작은 섬 조약도에는 모래가 깔린 해변이 있는데 바로 가사 동백숲 해변이다.


가사 동백숲 해변은 어린 시절에는 매해 한 번은 소풍을 다녔던 곳이다. 어른이 되어 친구들을 데리고 고향에 내려오면 아버지는 경운기에 태워 가사 동백숲 해변에 데려다주셨다. 경운기를 타고 섬을 지나갈 때면 아버지는 우리 집의 논과 밭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시곤 했었다. 형제자매들의 아이들이 커가기 시작하면서 가사 동백숲 해변의 여름 바다는 최고의 놀이터가 되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해변에는 여전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발자국 하나 없는 작은 해변의 모래사장은 누군가가 찾아와 발자국을 남기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바다를 한번 바라보고, 동백나무 사진을 찍어 보려고 하는데 카메라 안에 모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고목이다. 동백숲의 울창한 모습을 눈에 담고 돌아왔다.


지금도 고향집이 이렇게 멀리 있는 다도해가 아니라 도시에서 가까운 시골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동해 바다처럼 멀리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지도 않고 푸르디푸른 물결이 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도 아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 마음이 뻥 뚫릴 것 같은 시원함을 주는 곳도 아니다.


작은 산이 있고 아주 작은 바다가 있는 곳, 바로 나의 고향 조약도는 전부 갖추고 있다. 삶에 지쳐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내 고향 조약도에는 도시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산이 있고 바다가 있다. 가사 동백숲 해수욕장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그 바다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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