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꿈 사상

심리학의 이해

by 해질녘

카를 융 : 기억 꿈 사상 카를 구스타프 융 김영사

카를 구스타프 융의 자서전 〈기억 꿈 사상〉. 융의 제자이자 여비서인 아니엘라 야페가 1957년부터 약 5년 동안 그와 나눈 대담을 엮은 것이지만, 융이 직접 문장들을 검토하였기 때문에 거의 융 자신의 집필로 이루어진 저서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죽은 후에 출간해야 한다는 융의 뜻에 따라, 그가 86세의 나이로 죽은 다음 해인 1962년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과학주의를 넘어 인간정신의 신비를 분석한 심리학자 융의 사상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서이다. 그가 남긴 육성을 통해 한 인간의 정신적 깊이와 폭이 얼마나 깊고 넓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일생 동안 종교적인 주제에 매달리며 신의 존재를 심리학적으로 증명하려고 한 그의 노력이 담겨 있다. 또한 이 자서전은 전 생애를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융합을 추구한 한 인간의 가장 충실한 자기실현의 역사를 전해준다. 80살이 넘은 나이에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어린 시절의 기억, 평생을 사로잡은 꿈, 죽음을 앞두고 경험한 환상 등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그것을 분석하고 의식화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양장본]


나의 생애는 무의식의 자기실현의 역사다. p9


정여울 작가님의 추천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융은 교양수업 '심리학의 이해'라는 과정의 일부였지 내 인생과는 전혀 무관했다. 데미안이라는 소설 속의 어떤 인물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과 분석이 아니었다. 그냥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심리적인 상태를 이해하고 싶었고 나는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고 나니 나도 사십 년 후에 나의 인생에 대해 이렇게 책으로 쓰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학문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연구를 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카를 융의 자서전처럼 학문적인 깊이와 인간적인 고뇌를 객관적으로 기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 운명의 두루마리에 기입된 정보에 따르면 나는 어떠한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정말 내 인생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내 인생의 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것이 인간이 가지는 내적 특성들이 개별적이고 무수한 확률을 가지고 있겠지만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찰이 궁극적으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증명이 된다면 인간의 정신적인 오류들을 치료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인간의 유전정보가 인간의 육체적인 어떤 특성들을 좌지 우지 한다면 인간의 정신적인 특성들을 유전자 가위 같은 특성을 가진 도구로 인간의 잘못된 정신 상태를 도려내고 새로운 정신을 붙여 넣는 것은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 같다. 인간의 뇌가 어떤 상태에서 어떤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데이터화한다면 인간의 정신적인 지도를 데이터화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그 지도가 인간의 정신적인 오류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잘못된 인간들을 치료하는 것보다 악용의 소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이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기억으로 세상을 기억한다. 그것이 누구와 함께 어떤 일을 겪었느냐에 따라 그 정신적인 상태가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심리학은 그런 인간 내면의 변화를 인지하기를 원한다. 인간의 정신 안에 또 다른 정신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기도 하다. 행동하는 인간이 있다면 생각하는 인간이 있고 그 생각을 인지하는 인간이 또 있다는 것이다. 인간 내면의 자아가 여전히 나를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전혀 나와 다른 내가 아니라 그것이 나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내가 있어서 나의 모든 행동과 사고에 원형이 되는 특성을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 자신의 그런 특성을 깨닫기 전까지는 나는 내 무의식보다는 의식이 나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실들이 본편적인 인간의 특성들이 가지는 기질이 어떤 본능처럼 자신을 지배할 때가 더 많다. 특히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중독성 행동들에 대한 반복이 인간의 이성적인 판단을 억누르는 요소로 작용할 때 인간은 대부분 그 본능에 충실한다. 인간의 악한 성향들도 어떤 심리적인 욕구와 정신적인 불완전함이 인간의 이성적인 판단을 저해하는 경우가 우리 일상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신의 심리적인 상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해서 어른들이 개입할 수 없도록 숨기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어떤 쾌락이나 폭력처럼 인간 본능에 있어서 가장 추악하고 드러내기 어려운 부분일수록 본인 스스로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자신의 상태를 밖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움츠러드는 경향이 강하다.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간접적인 심리치료 도구로 학생들을 주기적으로 검사하고 체크해서 심리적인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는 옳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체크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각 기관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어떤 심리적인 상태는 엄마 배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한다. 유전적인 요소도 없지 않겠지만 엄마 배속에서 엄마가 느끼는 모든 것을 아이는 함께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태어나면 엄마와의 관계에서도 인간의 심리적인 상태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프로이트를 통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리고 자라나면서 친구들이나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여러 가지 심리적인 충격과 방황 속에서 어떤 심리적인 방어 기제를 무의식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인간이 인간에게 가지는 정상적인 심리 상태를 가끔씩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범죄나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사전에 그런 정신적인 상태를 인지하고 병원에 갈 수 있는 분위기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p628 모든 사람이 명석한데 나만이 흐리멍덩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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