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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Sep 29. 2024

어른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아직 어른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P.S 완벽한 어른은 없어요, 어른도 울어도 됩니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울음을 참는 당신에게,

울지 못하는 당신에게 이 글을 남깁니다.




반복되는 상황과 지쳐버린 마음에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악물고 참다가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눈물에 괜히 더 서글퍼진다.

울고 싶을 땐 센척하는 게 쿨한 게 아니고 울고 싶을 땐 그냥 우는 게 쿨한 거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나 자신조차 스스로 컨트롤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가?

모든 건 잠시뿐이고, 모두 흘러간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


세상의 때가 하나도 묻지 않았던 코흘리개 시절,

나는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쉬운 질문을 세상 밝은 얼굴로 던진 적이 있다.

"어른이 되어도 울어도 돼요?" 

새내기 어른은 이 질문을 받고 무척이나 당황해했지만, 어린 나에게 이렇게 답했다.


"어른도 어른이 처음이니까 세상이 무섭고 낯설지 않을까? 아직 어린 너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아직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어른도 사람이니까 슬프면 언제든 울 수 있어. 우는 건 창피한 게 아니야. 슬프면 당연히 울어야지. 울음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없지만, 어른이라고 이유로 못 우는 것은 너무 가혹하니까. 꼬맹아, 시간 지나면 네가 얼마나 철학적이고 무서운 질문을 한 건지 깨닫는 순간이 올 거야. 그러니 눈치 보지 않고 울 수 있는 지금 많이 울어둬라"


아이에서 어느새 어른이 된 나는, 아직까지 저 답변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때는 이해를 못 해서 머리에만 새겼고, 지금은 이해해서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를 마음에 새긴다.


아는 게 많아지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나이는 단순이 시간이 흘러간 증거가 아니라, 시간의 무게를 감당해 나가야 하는 것을 의미하니까.

시간의 무게를 감당하며, 지나간 시간을 증명하기 위해 자꾸 비교를 해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는 잊으면 안 되는 사실이 있다.

'나'라는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

쉽게 사는 게 나쁜 게 아니고, 힘들게 산다고 제대로 사는 것은 아니니까.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데 굳이 없는 것에 틀을 만들고 그 안에 몸을 작게 구겨 넣어 살다 보면 본래의 모양을 잃게 되는 건 아닐까?


아기가 우는 것은 나를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라고 한다.

아팠냐고 물어봐 주고, 괜찮다고 달래 주고, 울지 말라고 말해줄 자기편의 사람이 있을 때 그렇다.

하지만 누군가가 곁에 없어도 가장 소중한 나 자신에게 '오늘의 너의 마음의 날씨는 어땠니?' 정도의 말 한마디 걸어봐 주는 건 어떨까?


새내기 어른인 나는 아직도 많이 운다.

슬프면 슬퍼서, 기쁘면 기뻐서, 벅차면 벅차서.

울음이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필요한 감정이기에 너무 참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른도 사람이고, 어른도 슬프고 울 수 있다.

아니, 당연히 울어도 된다.

어른도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나는...

나는 아직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더디고 부족하기만 어른일지라도

새내기 어른으로써의 첫발을 내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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