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땅 위에 멈춘 발자국
얼어붙은 마음의 경계 속에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
차가운 틈새로 바람이 스며드네
무너진 탑 아래 고인 어둠 속
끝없이 내려가는 깊은 틈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거리
그 안엔 사라진 나의 조각들
깊은 틈 끝에서 나를 마주해
잊으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내 안의 텅 빈 어둠과 소리
그 틈이 나를 삼켜 가네
빛이라 믿었던 모든 순간
금이 가듯 부서진 시간
뒤돌아봐도 채워지지 않아
틈은 나의 그림자였으니
깊고 차가운 틈 끝에서
나는 사라지고 다시 태어나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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