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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방

by 별하


빈방



누가 먼저였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소

그저 불 꺼진 방 하나
창문을 닫아두고 나온 밤이 있었을 뿐

시간은 늘
제일 마지막에 남는 사람의 몫이오


그래서 나는
기억보다 묵은 침묵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믐이면
그대는 잠시 다녀오소


말 한마디 없이
바닥에 먼지나 한번 털고 가시게

여전히
당신 이름 석 자를 부르지 않은 채


나는 매일
불 꺼진 방을 들여다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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