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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숨

by 별하


그믐이 지나고
아무도 보지 않는 틈에서
작은 숨 하나가 피었소

울음도 없고
빛도 들지 않는 곳이었지만
그 조용한 떨림은
세상의 문을 두드리기에 충분했지요

무너진 것들 틈에서
무언가 자라고 있다는 건
참 오래 걸려도
참 단단한 일이더이다

나는 이제 알겠소
모든 끝엔
누군가의 시작이 숨어 있다는 걸

그래서 오늘
작은 숨 하나가
내 안에서 울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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