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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소

by 별하


기척도 없이
그대는 등을 돌렸지요

울음 한 줄 새지 않게
숨소리마저 다듬으며


정갈한 밤처럼
끝내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소

이따금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손 닿지 않는 이별이 남아 있더이다

그믐이 오면 나는
불을 끄고 기다립니다


달도 잠든 창가에
그대의 발소리 하나쯤은 놓아두려고

다녀오소
다시 오지 않아도 좋으니


이번만은
제대로 작별하게 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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