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는 제법 대중적인 장애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정식 진단명이 다소 생소하더라도, ‘자폐 장애’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대략적인 증상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일부 독특한 증상들이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던 것이 이 장애의 대중화에 한 몫 했을 것이다.
얼마 전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드라마『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대중에게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 박은빈씨가 연기한 우영우처럼 훌륭한 자원을 지닌 자폐스펙트럼장애가 흔치는 않지만, 그럼에도 대중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여러 증상과 그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인 편견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제 자폐, 하면 이런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떠올린다. 덕분에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대략적인 인상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단편적으로만 이해하게 하는 면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발달장애이다. 그 중에서도 사회성 발달 지연이 두드러지는 장애로, 핵심적인 증상은 동일 연령에 기대되는 만큼의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여러 감정을 공유하고, 나아가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은 아주 어린 시기부터 발견되는데, 보호자가 아이의 증상을 뒤늦게 알아차린 경우에도 지난날을 거슬러 올라가 검토하다 보면 영유아기부터 이미 여러 장애의 신호들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에 대한 이해는 정상 발달에 대한 이해와 맥을 같이 한다. 특정 연령에 보여야 하는 행동이 관찰되지 않거나, 반대로 정상 발달에서는 보이지 않는 행동이 관찰될 경우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연령별 검토해 보아야 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증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발달장애가 의심되는 아이의 부모뿐만 아니라, 정상발달을 확인하고 싶은 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아울러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증상이 다양하고 모호하여 따로 관심을 갖지 않을 경우 전문가들조차 진단에 어려움을 느끼는 대표적인 장애이기에,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구체적인 증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전문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