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가족들이 함께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종종 사랑하던 이들이 서로에게 모진 말을 하며, 상처를 주는 모습을 보기도 해요. 따로 앉아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보면, 사실 같은 마음을 다른 말로 표현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잠시, 마음에 찾아온 병이 얼른 나아서 예전처럼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다시 떳떳하게 좋은 모습으로 함께 걸어가고픈 마음. 그런 마음들이 길어진 시간 동안 쌓인 상처에 깊어진 감정의 골을 지나면 모진 말로 변해 서로를 아프게 하곤 하죠. 우리는 분명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다시 멀어진 손을 잡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