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난 엄마가 좋아
엄마가 나 밥 해줘서 좋아
해맑게 고백해 줬는데
그냥 갑자기
빈정이 상했다
나는 너에게 밥 해주는 사람인가
엄만 요리하는 거 싫어해
하기 싫은데 안 하면 너 굶으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야
첫째 아이는 당황해 눈을 굴리며
그럼 밖에서 사 먹으면 돼
하며 수습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술 더 떠서
엄마가 밥 안 해주면
너 엄마 싫어할 거 아냐
하며 애 속을 기어이 시끄럽게 만들었다
첫째 아이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아니야 안 싫어해
힘들면 밥 안 해도 돼
하며 내게 안겼다
난 왜 이렇게 꼬여있을까
결국 우는 아이에게
엄마가 엄마라서 좋은 거지? 하며
나의 마음속 정답을 받아내고 말았다
나는
밥 해줘서가 아니고
너를 도와주고 사랑해 줘서가 아니라
그냥 엄마인 것만으로도
사랑받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거라며
자존감 한껏 낮은 엄마의 발악을
애한테까지 해댔다
이유가 뭐가 됐든 그게 모두 다
나를 사랑한다는 얘기라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가끔 피곤해서 짜증이 나고 만사가 귀찮을 때는
아이에게 하는 말도 곱지 않고
삐딱해진 마음을 들키고 만다.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이런 나를 엄마라고
사랑해 주는 너에게.... 참 부끄럽다
알고 있어 너의 마음을. 그런데 오늘은 미안해
오늘의 수다거리
어떨 때 아이에게 미안하세요?
미안하다고 바로 사과하시나요?
잘못하고 자책하고...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