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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별 Nov 10. 2023

뜻밖의 상

꼭 선의와 착한 마음이 있어야 남을 도울 수 있는 걸까요?

종훈이는 참 이기적인 아이예요

자기밖에 몰라요


간식을 먹을 때도 몇 개씩 챙겨서 주머니에 넣어두는 바람에 못 먹는 친구들도 생기고요

발이 다친 친구가 힘들게 걸어가도 부축해 주는 법이 없어요

어제는요 떠돌이 개가 배가 고픈지 구슬프게 울며 쫓아오는데 발길질을 한 거 있죠?


정말 종훈이가 짝이 된 건 불행 중에 불행이에요

아니 글쎄 짝이 된 것도 짜증 나 죽겠는데

오늘 아침에 의자에 앉자마자 김종훈이 그러는 거 있죠

"김유나 너 머리 스타일이 왜 그러냐? 촌스러워"

참내, 지는... 할튼 김종훈이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어요

저 말고 다른 애들도 김종훈 다 싫어한다니까요

다른 짝 만날 때까지 저는 김종훈이랑 한마디도 안 할 거예요


근데 아까부터 김종훈 쟤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얼굴은 빨개져서는 몸을 배배 꼬고

어디가 아픈가?

가만 보니까 머리에 땀이 흐르는 거 같고 이상한 거 같아요

"김종훈"

아니 얘는 왜 불러도 대답이 없어

"김종훈 야~너 왜 그래? 고개 좀 들어봐"

종훈이는 부를수록 얼굴을 숙였어요 그래서 제가 확 밀쳤더니

아니 글쎄 의자에서 툭 떨어지는 거예요

놀란 저는 마음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김종훈 너 어디 아파? 말 좀 해봐"

종훈이가 뭐라 말하는 거 같아서 가까이 가서 귀를 쫑긋 세웠어요

"배... 배..."


아 배가 아파 저랬구나

아이참 내가 밀어버려서 저렇게 교실 바닥에 누워 일어나지도 않고...

체육시간이라 다들 강당에 가서 없는데 어쩌지

왜 하필 이럴 때 당번이람...

하여간 김종훈 옆에 있으면 불행만 온다니까

저는 내키지는 않았지만 양호실 선생님께 뛰어가  종훈이가 아파 교실 바닥에 쓰러졌다고 알려줬어요


종훈이는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에 갔죠

아휴 이제야 종훈이가 사라졌어요

편히 수업 듣겠어요


오후 조회시간이 돼서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는데

글쎄 종훈이가 맹장이었대요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제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한 거라고 칭찬해 주셨어요

아...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얼굴이 화끈화끈했어요


근데 큰일은요

글쎄 담임 선생님이 이 일로 저에게

"이달의 봉사상"을 주시겠대요

이달의 봉사상은  자신을 희생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준 아이들이나 받는 건데...


이 일을 어쩌면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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