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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별 Nov 17. 2023

오만 원짜리 응가

돈 때문에 어떤 일까지 할 수 있을까?

민우는 이번 설날에 아주 큰돈을 세뱃돈으로 받았어요.

오랜만에 집에 들른 삼촌이 오만 원을 주셨거든요.

민우는 지금까지 만원 받은 게 가장 큰돈이었는데 오만 원을 받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엄마 그러니까 이게 만 원이 5장 있는 거 맞지?"

"응 삼촌이 민우 초등학교 들어간다고 특별히 주신 거니까 값지게 써야 해~"

"응 알았어"

민우는 난생처음 받아본 오만 원권이 너무 신기해 틈만 나면 주머니에서 꺼내 보고 또 봤어요.

"와~색깔도 금색이야 우히히"

갖고만 있어도 부자가 된 느낌이었어요.

"이걸로 뭘 하면 좋을까 해피야~"

민우는 오만 원짜리를 뚫어지게 보며 애완견 해피에게 물었죠.

그러자 해피가 "멍멍" 하더니 순식간에 오만 원짜리를 물어 낚아채더니 우걱우걱 먹어버렸어요.

"아앙~~~~ 해피!!! 너 그걸 먹으면 어떻게 앙~~~"

민우는 너무 황당해 눈물밖에 안 나왔어요.

"내 오만 원~~~ 내놔~~ 내놓으란 말이야"

하지만 해피는 눈만 껌뻑껌뻑 할 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죠.

"아 어떻게 하지..."

민우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 맞다 해피가 응가하면 거기에 오만 원짜리가 있지 않을까?'

하고 떠올랐어요.

그래서 민우는 하루 종일 해피 뒤꽁무니만 쫓아다녔죠.

드디어 해피가 마당에 응아를 하는 순간 민우는

"와~똥 쌌어 똥이 드디어 나왔어~"

하고 기뻐했어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해피 응가를 손으로 만져 오만 원을 찾으려니 망설여졌어요.

"아 이 더럽고 냄새나는 걸 어떻게 만진담"

응가 앞에서 코를 잡고 한참을 망설이는 민우를 보고 누나가 말했어요.

"민우 너 해피 응가 앞에서 뭐 해?"

"누나 해피가 내 오만 원을 먹어버렸어. 

그래서 이 응가 안에 내 오만 원이 있을 텐데 도저히 못 만지겠어."

"이긍 어쩌다가.. 돈이 아깝긴 해도 해피 응가를 주물럭주물럭 만져 돈을 찾는 건 글쎄~~

생각만 해도 싫다 얘~~

근데 너 그 응가 만지면 앞으로 다시는 내 손 잡을 생각 마라~ 으윽 냄새~~"

누나는 코를 잡고 가버렸어요.

민우는 해가 다 지도록 응가 앞을 떠날 수 없었어요.

한참을 고민한 민우는 손을 탁탁 치며 일어나 결심한 듯 얘기했어요.

"돈 때문에 더러운 짓은 하기 싫어~ 아깝지만 원래 없었던 돈인 셈 치겠어"

그러고는 집에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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