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엘리베이터에 가장 먼저 올라탔다.
2층. 우르르르.
3층. 꽉꽉.
계속 탄다. 꾸역꾸역
분명히 정원 초과일 것 같은데...
너무 가까이에서 들려 부담스러운
타인의 숨소리를 견디며
다 같이 슝~ 위로 올라간다.
어마어마한 사람들에 밀려
난 이미 엘리베이터 저... 끝에
박혀버렸다.
26층 회사 건물 중
12층부터 조마조마해진다.
이 많은 사람들을 뚫고 내가 내릴 수 있을까?
아무도 개의치 않는데
'잠시 좀 내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혼자 부끄럽다 ㅠㅠ
17층... 부터는 포기한다.
'그래. 꼭대기까지 또 올라가자.'
21층에 도착했지만
나는 저 구석에서 21층에 내리는
몇 명 직원을 부러운 듯 바라만 본다!
'휴... 이 바보. '
아직 에어컨을 틀지 않아 오히려 더 무더운 초여름.
다들 출근 전 샤워를 했을 텐데도 스멀스멀 나는 땀냄새와
남녀 직원 간 다닥다닥 붙을 수밖에 없는 민망함을 버티며 꼭대기 층까지 또 올라간다.
드디어 26층! 마지막에 내리는 직원은 끝까지 내리지 않고 엘리베이터 맨 뒤에 여전히 서 있는 나를 흘끗 보며 내린다. 그래... 1층부터 탔는데 끝내 내리지 않는 아줌마가 이상하기도 하겠지. 나도 내가 이상한데 ㅠㅠ
그런데... 이제는 제때 못 내리는 내 성격 탓에 높은 건물이 부담스러워졌다. 내일부터 행복한 3일 연휴가 시작된다. 일단 쉬고, 다음 주부터 용기를 내 봐야겠다.
"죄송합니다, 잠시 내리겠습니다."라고 아무것도 아닌 말을 잘해보고 싶다.
아고... 이런 나를 어디다가 쓸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