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내가 둥이를 포기해도 될까?"
걱정 없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던 남편은 나의 질문에 해맑게 답한다.
"안되지. 엄마잖아."
내가 왜 그런 질문을 던졌는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간단히 대답한 남편이 괜스레 미워 다시 질문한다.
"잠시만 포기하는 것도 안될까?"
남편은 그제야 스마트폰을 무릎에 두고 나를 쳐다본다.
"안돼! 어떤 일이 있어도. 세상 모든 사람이 둥이를 포기해도 너는 안돼. 너는 엄마잖아. 잠시도 안 돼."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포기'라는 단어가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때가.
머릿속을 맴돌던 단어는 이제 뇌 속을 파고들어 나의 생각에 안착했다.
포기(抛棄)
1. 하려던 일을 도중에 그만두어 버림.
2. 자기의 권리나 자격, 물건 따위를 내던져 버림.
그러니까 내게 있어 포기란,
둥이를 양육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 둥이를 내던져 버리는 것이라는 의미다.
엄마가 자식을 포기한다는 건 비윤리적이고도 끔찍하다.
'연재'라고는 했지만 불안정한 내 정신 상태를 감안한다면 정기적으로 글을 올릴 자신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고 싶은'생각이 자꾸 드는 이유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찾기 위해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올려보기로 다짐했다.
브런치북의 연재가 끝날 때면,
난 둥이를 포기했을까? 나를 포기했을까? 아니면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게 됐을지 궁금하다.